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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의 L/O 계약금, '현금대신 주식' 왜? 글로벌 바이오벤처 성장성에 베팅, 협력·투자수익 노려

이아경 기자공개 2021-11-09 08:27:25

이 기사는 2021년 11월 08일 16: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제약사들이 글로벌 바이오벤처들과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을 현금 대신 주식으로 받는 경우가 늘고 있다. 빅파마들과 대규모 현금거래를 해왔던 것과는 달라진 행보다. 바이오벤처들의 미래 성장성에 베팅하면서 협력관계 강화 및 투자 수익까지 얻겠다는 전략이다.

한미약품은 지난 4일 앱토즈(Aptose Biosciences)에 급성골수성 백혈병(AML) 신약 후보 물질 FLT3억제제(HM43239)를 기술수출하면서 앱토즈 지분 3%를 확보했다. 지분 3%에 해당하는 신주 750만달러(89억원)와 현금 500만달러(59억원)을 함께 수령하는 구조다.

미국 나스닥 상장사인 앱토즈는 혈액질환 분야를 전문적으로 연구·개발하는 바이오벤처다. 현재 시가총액은 2억1400만달러 수준이다. 주가는 지난해 2월 8달러 넘게 올라 고점을 찍은 후 현재 2달러대에서 거래되고 있다. 향후 반등에 성공할 경우 지분가치도 덩달아 높아질 전망이다.

대웅제약도 지난 6월 미국 뉴로가스트릭스(Neurogastrx)에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프라잔(Fexuprazan)을 라이선스 아웃하면서 계약 대가로 지분 5%를 받았다. 뉴로가스트릭스는 현재 미국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단계로, 기업공개(IPO)에 성공할 경우 대웅제약은 지분 8.5%를 추가로 지급받는다.

대웅제약은 다케다의 사례를 벤치마킹했다. 앞서 다케다의 P-CAB제제인 보노프라잔(Vonoprazan)을 도입한 미국 팬텀(Phathom Pharmaceuticals)은 곧바로 2019년 나스닥에 상장했다. 팬텀의 시가총액은 현재 7000억원 수준이다.

제약사들은 앞서 투자 수익 창출을 위해 국내 바이오벤처들의 지분도 사들였으나 해외 바이오벤처들과는 기술이전을 통해 계약금을 주식으로 대신 받는다는 차이가 있다. 거래 상대방이 라이선스 인을 통해 기업가치를 높인 후 IPO에 성공하면 밸류업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만큼 이 같은 전략을 활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유한양행은 기술수출 상대방이었던 미국 프로세사(Processa Pharmaceuticals)가 나스닥에 성공하면서 투자 수익을 높이고 있다. 유한양행은 지난해 8월 프로세사에 위장관 질환 치료 후보물질 'YH12852'을 기술수출하면서 계약금으로 반환의무가 없는 프로세사 주식 200만 달러의 보통주를 확보했다.

라이선스아웃 계약 체결 당시 프로세사는 비상장 바이오벤처였으나 두 달 뒤인 10월 나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유한양행은 프로세사의 주식 50만주를 4달러에 확보했으나 현재 프로세사는 나스닥 시장에서 7달러대에 거래되고 있다. YH12852(현 PCS12852)는 지난달 미국 임상 2a상 IND 승인을 받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상장을 앞둔 글로벌 바이오벤처에 기술수출할 경우 투자 효과를 더 높일 수 있고 주식 보유를 통한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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