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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발주자' 대원미디어의 자산 [thebell note]

윤필호 기자공개 2021-11-12 07:00:48

이 기사는 2021년 11월 10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애니메이션과 만화를 즐기는 독자에게 대원미디어는 친숙한 기업이다. 1977년 애니메이션 제작사 '대원동화'를 설립해 애니메이션을 제작했고 일본 인기 만화, 애니메이션의 판권을 수입해 배급하며 성장했다. 애니메이션 전용 방송 채널과 출판사 등 다양한 유통망을 구축하고 2010년대 중후반까지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이같은 사업 방식은 한계에 부딪혔다. 인터넷 통신망의 보급으로 콘텐츠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웹툰과 웹소설로 대표되는 스마트폰 맞춤형 콘텐츠들은 국내를 넘어 세계 무대로 뻗어가고 있는 반면 전통적인 출판 기반의 만화 콘텐츠는 빠르게 저물고 있다.

물론 출판 기반의 콘텐츠 업체들은 여전한 재미와 다양함으로 무장한 양질의 작품으로 매니아 층을 공략하고 있다. 문제는 해외 출판업체들이 원천 자산인 지적재산권(IP)을 틀어쥐고 있다는 점이다. 대원미디어는 해외 유명 작품의 판권을 독점적으로 따냈지만 ‘원소스 멀티유스(OSMU·One source Multi-use)’ 확장에 한계가 있었다. 결국 수익 경쟁력이 뒤쳐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대원미디어는 최근 몇 년간 생존 모색을 위해 체질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전통 출판 만화와 애니메이션 강자로서 쌓았던 명성과 입지는 신경쓰지 않는다. 오히려 웹툰·웹소설 등 신규 콘텐츠 시장의 후발주자라는 인식에서 오는 절박함이 느껴진다.

이 같은 노력은 콘텐츠 시장의 주요 흐름과 맞닿아 있다. 무엇보다 OSMU 극대화로 가치가 오른 IP 확보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이다.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 업체인 '넷플릭스'조차도 막대한 자금과 영향력을 앞세워 콘텐츠 IP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원미디어는 차근차근 추격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웹툰과 웹소설 콘텐츠 제작사(CP) ‘스토리작’을 설립했고 올해 2월에는 카카오재팬과 일본 현지 합작사(JV) '셰르파 스튜디오(Sherpa studio)'도 세웠다. 아울러 애니메이션 자체 기획·제작도 재개했다. 지난 4일부터 SBS에서 시각특수효과(VFX) 애니메이션 '아머드 사우루스' 방영을 시작했다.

신규 콘텐츠 시장의 후발주자로서 경쟁사와 비교해 보유 IP가 부족한 점은 현실이다. 하지만 빠르게 자체 콘텐츠 규모를 늘리며 웹 기반 CP로서 자리를 잡아가면서 수익 강화 전략을 내놓고 있다. 오랜 업력으로 쌓은 사업 노하우와 해외 네트워크야말로 대원미디어만의 원천 자산이자 경쟁력인 셈이다.

대원미디어는 오랫동안 국내 콘텐츠 업계에서 강자로 군림하며 다양한 작품을 통해 독자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안겼다. 지금은 후배 경쟁사의 뒤를 따라가는 입장이지만 독보적인 경쟁력을 앞세워 격차를 좁히고 있다. 이를 통해 국내 만화 업계의 맏형으로서 제자리를 빠르게 찾아갈 것이란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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