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앱실론 인수에 13배 웃돈…구현모의 데이터사업 의지 인수총액 1700억 중 KT 1600억·대신PE 100억…영업권 1475억 인식
원충희 기자공개 2021-11-25 08:28:28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4일 15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첫 해외 M&A 대상인 앱실론(Epsilon) 인수에 순자산 대비 13배 웃돈을 얹어줬다. 글로벌 데이터 사업 진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구현모 사장이 주창하는 디지코(디지털플랫폼기업) 전환을 위해선 데이터사업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KT는 지난 9월 대신프라이빗에쿼티(PE)와 함께 말레이시아 쿠옥(Kuok)그룹으로부터 앱실론의 지분 100%를 1억3500만불(약 1600억원)에 인수했다.
애초 측정한 기업가치는 1억4500만달러(약 1700억원)였으나 에쿼티밸류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1000만달러(약 100억원) 줄어든 액수로 기재됐다. 앱실론 지분은 KT가 57.6%를, 대신PE가 42.4%를 나눠 가졌으며 KT의 지배력이 인정돼 연결자회사로 편입됐다.
KT는 재무적투자자(FI)로 들어온 대신PE와 주주약정을 맺고 동반매도권(Tag-Along)과 동반매각청구권(Drag-Along) 등을 부여했다. 해당약정은 향후 일정조건이 충족되지 못할 경우 행사 가능하다고 명시된 점을 고려하면 주주사들은 앱실론의 상장(IPO) 등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가 앱실론 인수 후 공정가치로 평가한 결과 자산은 927억원, 부채는 805억원으로 측정됐다. 순자산은 122억원 가량이다. KT가 지불한 인수금액과 비교해보면 영업권은 1475억원으로 나온다. 순자산 대비 13배 넘는 웃돈을 얹어줬다.

회계상으로는 상당히 비싸게 주고 인수한 셈이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매출성장 속도 등의 지표를 봐야겠지만 KT의 첫 해외 M&A라서 그런지 상당히 공격적으로 진행한 모양"이라며 "달리 보면 글로벌 데이터사업에 대한 의지가 그만큼 강했다는 것"이라고 평했다.
실제로 글로벌 데이터 산업은 오는 2025년 시장 규모가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는 분야다. 기업이 해외거점 운영에 필요한 각종 네트워크 인프라 자원을 국내에서처럼 간편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서비스를 칭한다.
KT는 올 들어 기업의 디지털전환(DX)을 지원하는 구축형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데이터 산업은 KT가 쌓아온 노하우가 십분 활용될 수 있는 영역이자 관련 사업 확대의 발판 마련이 가능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엡실론은 세계 20개 국가 41개 도시에 260개 이상의 해외 분기국사(PoP)를 보유한 사업자이며 런던, 뉴욕, 싱가포르에 3개의 인터넷 데이터센터(IDC)를 운영 중이다. 주요 사업 거점은 사업장 소재지인 싱가포르를 비롯해 영국, 미국, 불가리아, 홍콩이다. KT의 약점으로 지목된 국내 대비 허약한 해외사업 거점을 보완할 수 있는 매물이다.
KT 관계자는 지난 9일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글로벌 데이터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싱가포르 소재 앱실론을 인수했다"면서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아시아 위주의 글로벌 데이터 사업을 북미와 유럽으로 확장, 새로운 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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