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3.0 리뉴얼]하나은행 뉴욕지점, 팬데믹 위기 속에서 찾은 기회⑤외국은행 이탈 한국계 지상사 고객으로 유도,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 전방위 성과
김현정 기자공개 2021-11-25 09:25:30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단순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걷고 있다. 이런 가운데 만난 '코로나19' 사태로 경험하지 못한 환경이 시작됐다. 금융사들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지난해 '언택트' 업무 정착에 주력했다. 올해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키는 '리뉴얼'에 힘을 쏟은 시기다. 글로벌 각지에 진출한 금융사들은 1년 동안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또 어떤 전략을 준비 중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11월 24일 16시0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은행 뉴욕지점은 코로나19가 무색한 성장세를 보이는 곳이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외형 성장과 수익성 제고를 동시에 이루며 하나은행의 대표 해외 지점으로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작년 팬데믹 사태로 몇몇 외국계 은행들이 정보가 많지 않은 한국계 지상사들과의 거래를 중단한 게 하나은행에는 기회가 됐다. 해당 자금수요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여 자산성장의 계기로 삼았다.
코로나19 이후 IB자산 포트폴리오에도 변화가 엿보인다. 오피스, 호텔, 가스복합발전 위주의 전통적인 딜에서 물류창고, 데이터센터 등 비대면 라이프스타일 관련 유망업종에 집중 투자를 진행했다. 향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에 부합하는 신재생에너지 사업도 확대할 예정이다.
◇순이익 대폭 성장…딜 발굴 적극성 발휘
소매금융 라이선스는 없고 기업금융을 위주로 운영 중이다. 영업이익 구조는 기업여신이나 IB자산으로부터 거둬들이는 ‘이자이익’과 IB수수료 등 ‘수수료이익’이 약 9:1 정도의 비중을 차지한다. 현지 기업여신 및 해외 IB자산을 확대한 덕에 현지화 비중은 40% 정도까지 올라왔다.
작년 초 코로나19사태 촉발로 하나은행 뉴욕지점 역시 단기적으로 장기물 차입에 어려움을 겪었다. IB딜이 위축된 일도 있었다.
이런 난항 속에서도 작년 순이익 1570만달러를 올리는 쾌거를 거뒀다. 전년 대비 78%나 증가한 수치다. 올해 역시 좋은 흐름을 이어가 작년보다 순이익이 30%가량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한국계 지상사에 대한 자산 증가가 순이익 증대의 큰 부분을 차지했다. 기존에 외국계 은행에 자금을 의지했던 한국계 기업들이 있었는데 코로나19가 터지자 몇몇 외국계 은행들이 이들과의 거래를 끊었다. 여신 관리 차원에서 아무래도 정보가 많지 않은 해외 기업들을 정리한 것이다.
하나은행은 이를 놓치지 않고 밀착 영업을 통해 고객으로 포섭했다. 대부분 한국에서 꽤 이름이 있는 기업들이라 수익성 및 건전성에 큰 도움을 주는 우량여신이었다.
한국계 기업들이 장기임차하고 있던 오피스 건물도 적극적으로 발굴해 대출자산으로 포함시켰다. 하나은행은 달라스 내 삼성전자가 장기임차를 맺은 오피스 건물에 대해 하나금융투자 등 계열사와 연계해 에쿼티투자 및 대출을 일으켰다. 미국에서 이런 계열사들간 패키지딜이 많이 활성화돼있다는 설명이다.
이병현 하나은행 지점장은 “팬데믹 사태로 정체한 은행도 있고 이전 수준을 유지한 은행도 있는데 적극적인 딜 발굴을 통해 예년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며 “위축될 수도 있는 시기였지만 오히려 자산 성장의 계기로 삼았다”고 말했다.

◇비대면 확산, 물류창고·데이터센터 집중...ESG딜 세심한 준비
하나은행 뉴욕지점은 당초 오피스, 호텔, 가스복합발전 등 미주 시장 내 전통적인 딜을 위주로 취급했다. 코로나19 이후에는 비대면 라이프스타일 확대에 주목, 유망업종인 물류창고와 데이터센터에 집중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주요 마켓 플레이어로서 산업 변화에 능동적으로 참여한 셈이다.
대표적으로 하나은행 뉴욕지점이 보유하던 아마존 물류창고 대출자산 규모는 코로나19 직전엔 3000~4000만달러에 불과했다. 전체 대출자산이 10억달러 정도였으니 3~4% 비중 정도였다. 현재는 1억달러 이상으로 커졌다. 현재 전체 대출자산 1억3000만달러의 8~9%까지 올라왔다.
향후에는 전세계적 ESG 기조에 부합해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외국계 은행에서 발전·에너지 분야 경험이 풍부한 현지직원을 채용하기도 했다. 새로운 분야로의 진입을 위해 인적·물적 자원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이 지점장은 “과거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했던 물류창고나 데이터센터 포커스를 두고 있다”며 “딜 역량이 커지면서 데이터센터, 멀티패밀리 등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추진 중에 있고 신재생에너지도 주요 사업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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