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사 리포트]현대제철, 자동차 산업에 '울고 웃는다'③현대차·기아 '캡티브' 위주, 판가인상 어려워...미래먹거리 '모빌리티소재' 낙점
김서영 기자공개 2021-12-28 14:58:43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3일 14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철강업계 2위인 현대제철이 1위 포스코와 다른 점은 자동차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현대자동차그룹에 속해 있다는 것이다. 현대차와 기아라는 확실한 수요처를 확보한 덕분에 빠른 속도로 성장했지만, 자동차 업황이 부진할 땐 부메랑이 되기도 한다.최근 자동차 산업은 내연기관차를 넘어 전기차, 도심항공교통(UAM) 등 모빌리티 시대로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이를 기반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 중이다. 모빌리티 소재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나섰다.
◇성장배경, 완성차 '캡티브' 물량...가격인상 제한 '부메랑'
현대제철의 최대주주는 지분 17.27%를 보유하고 있는 기아다. 개인 최대주주(11.81%)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현대차가 지분 6.87%를 쥐고 있다. 두 개의 완성차 업체가 현대제철 주식 24.14%를 들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지분 구조는 현대제철의 탄생 배경을 살펴보면 단번에 이해할 수 있다.
현대제철은 태생부터 현대차그룹의 자동차 산업을 뒷받침하기 위해 존재한다. 차량용 강판은 순도가 높은 철강 제품 중 하나다. 일관제철소를 보유한 철강사만이 차 강판을 생산해 납품할 수 있다.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소를 보유하지 못했던 시절 현대차와 기아는 포스코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제철이 일관제철소를 보유하기 이전까지 현대차그룹은 포스코와 강판 거래를 했는데 수급에 문제를 겪기도 했다"며 "현대제철을 통해 고순도의 차 강판을 직접 생산해 공급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대제철을 통해 포스코 의존도를 효과적으로 낮췄다. 현대제철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매출처를 얻게 됐다. 그러나 이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핵심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이 뛰어도 이들의 눈치를 보느라 제품 가격을 쉽게 인상하지 못하는 실정이었다.

특히 지난해는 철광석 가격이 급등했으나 제품 가격 인상이 이뤄지지 않아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졌다. 업계에 따르면 철광석 가격은 1톤당 80~100달러를 적정선으로 본다. 그러나 지난해 말 160달러까지 치솟아 이를 크게 웃돌았다. 강판 가격은 2017년 상반기 1톤당 6만원을 올린 후 4년간 동결 상태가 지속됐다. 다만 현대제철은 올 상반기 5만원, 하반기 12만원 제품가 인상에 성공한 바 있다.
올들어 현대제철의 수익성이 되살아났다. 지난 2년간 이뤄진 구조조정 영향뿐만 아니라 중국의 철강 감산 정책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현대차와 기아를 중심으로 자동차 판매 실적이 증가한 덕분이다. 현대차는 올 9월 말까지 292만5859대를 판매했다. 현대제철은 올 3분기 말 별도 기준 영업이익 1조5608억원, 영업이익률 10.94%를 기록하며 2000년대 이후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미래 먹거리 '모빌리티소재'...매출 목표 1.2조 달성 가능성은
'철, 그 이상의 가치 창조'
현대제철의 캐치프레이즈다. 최근 자동차 산업과의 유기성을 발판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바로 '모빌리티 소재' 산업 강화다.

주목할 것은 AP사업부문이다. AP사업부문의 핵심 제품은 핫스탬핑이다. 핫스탬핑이란 고온(950°C 이상)으로 가열한 철강 소재를 금형에 넣고 프레스로 성형한 뒤 금형 내에서 급속 냉각하는 공법으로 제작된다. 이를 통해 가볍지만 강도가 높은 초고장력강을 만들 수 있다. 다른 경량화 소재와 비교해도 비용이 저렴하다.
핫스탬핑 기술은 자동차업계의 패러다임이 친환경차로 빠른 속도로 전환되면서 수요가 증가하고, 그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배터리 무게와 전장부품 비율 상승으로 차량 무게는 늘어나는 가운데 주행거리 확보를 위한 차량 경량화가 관건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로 핫스탬핑강은 내연기관차에 15%, 전기차에는 20%까지 적용될 전망이다.
현대제철은 모빌리티소재 사업과 관련해 사업경쟁력 강화 방안과 신제품 개발 계획 등을 공개했다. 금속분리판 원가경쟁력 확보, 모빌리티 신소재 가공사업 확대, 연료전지 신사업 발굴 등이 골자다. 또한 올해 모빌리티소재 사업 매출 목표를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책정했다.
모빌리티소재 사업 매출이 상승세를 보인다. 올해 3분기 매출액은 33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매출액 2495억원보다 36% 증가했다. 고로와 전기로 사업부문의 평균 매출이 각각 2조4000억원과 1조5600억원으로 여전히 압도적이다. 전체 매출액에서 모빌리티소재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 정도다. 올 3분기 누적 매출액은 8911억원으로 매출 목표의 74.3%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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