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의 디벨로퍼 전략 변화…호텔 팔고 주거시설 개발 글래드 라이브 강남, 2배 넘는 시세차익…올해 매입 홈플러스 점포 5곳 개발 기대
이정완 기자공개 2021-12-27 07:41:29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4일 14:4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L그룹 지배구조 최상단에 자리한 대림(옛 대림코퍼레이션)이 최근 코로나19로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호텔 글래드 라이브 강남 매각 절차를 마무리했다. 2014년 400억원 초반에 매입한 호텔을 매입가보다 세 배 높은 1300억원에 팔았다.대림은 이렇게 마련한 자금을 향후 주거시설 개발에 사용할 계획이다. 미래 개발을 위해 올해 다수의 홈플러스 점포를 사들이기도 했다. 전략적 변화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2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림은 최근 부동산 시행사에 글래드 라이브 강남 매각 작업을 마쳤다. 대림 측에서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번 투자는 회사에 높은 수익률을 안겨주게 됐다.
대림은 2014년 대림I&S를 통해 글래드 라이브 강남을 매입했다. 영업에 어려움을 겪어 경매로 나왔던 논현동 세울스타즈호텔을 429억원에 낙찰 받았다. 2015년 대림I&S가 현재의 대림과 합병하며 호텔 소유권도 넘어왔다. 이렇게 매입한 호텔을 7년 후 매입가보다 약 200% 높은 1300억원에 되판 셈이다.
대림은 올해 초부터 글래드 라이브 강남 매각을 검토해왔다. 지난해 시작된 코로나19 여파로 호텔 이용객이 줄어든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강남 지역 부동산 가격은 치솟고 있어 매각 의사결정을 내리기 용이했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지기 전인 2019년 평균 90%에 가까웠던 가동률이 지난해 54.3%로 급감했다. 올해 가동률은 60.4%로 정상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이 탓에 DL그룹 호텔 사업 계열사인 글래드앤리조트 실적 역시 좋지 않다. 올해는 운영 효율화에 집중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외형 자체가 크게 줄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 458억원, 영업이익 29억원이었다. 팬데믹 전이던 2019년 매출 1001억원, 영업이익 87억원을 기록했던 것을 고려하면 매출 규모가 크게 감소했다. 글래드 라이브 강남 매각을 결정한 배경으로 풀이된다.
부동산투자업계가 대림의 이번 행보를 특히 주목하는 이유는 호텔은 매각했음에도 홈플러스 점포는 5곳이나 매입했다는 점 때문이다. 대림은 올 1월 세운 '울산의정부프로젝트피에프브이(PFV)'를 주체로 내세워 유경PSG자산운용으로부터 3475억원에 홈플러스 의정부점과 울산남구점을 사들였다. 의결권 없는 우선주를 포함해 울산의정부프로젝트PFV 지분 47.5%를 가지고 있다.
비슷한 방식으로 7월 PFV 세 곳을 설립해 이지스자산운용으로부터 홈플러스 인천인하점·대전문화점·전주완산점을 총 3500억원에 매입했다. 세 PFV에 대한 대림의 지분율은 47.5%다.
대림이 올해 매입한 홈플러스 점포를 당장 개발하기는 어렵다. 중도해지가 불가능한 장기 임대차 계약이 맺어진 점포를 매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대림이 임대차 계약 기간이 끝난 후 주거시설 개발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 대규모 택지 개발로 주거시설을 공급하는 시대가 저물면서 대림이 선제적인 토지 확보 작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DL그룹이 올해 초 그룹 지배구조 개편을 계기로 글로벌 디벨로퍼로 도약하겠다는 전략을 강조한 것도 대림의 개발 전략 강화를 뒷받침한다. 주력 계열사인 건설회사 DL이앤씨와 석유화학회사 DL케미칼 모두 디벨로퍼 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만큼 지주사 최대주주인 대림 역시 디벨로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대림은 최근 부동산 사업 실적 또한 개선세가 뚜렷하다. 부동산 부문은 토지 확보 단계부터 참여하는 시행 사업, 실물자산에 투자하는 운용 사업 등을 펼치고 있다. 부동산 부문 실적을 기타 실적으로 공시하는데 기타 실적에 다른 사업도 포함돼있어 모두 부동산 부문 실적이라 할 수는 없지만 이 부문 수익성이 올 들어 대폭 개선됐다. 3분기 누적 기타 사업 매출은 176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1693억원과 유사한 수치였으나 영업이익은 170억원으로 전년 동기 영업이익 2억원에 비해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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