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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부자' SM상선, IPO지연에도 역대급 '투자' 최근 한 달 새 부동산·주식에 1000억원 투입···예년 규모 크게 웃돌아

양도웅 기자공개 2021-12-28 15:00:41

이 기사는 2021년 12월 27일 15: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초 기업공개(IPO)에 재도전하는 SM상선이 활발한 투자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건설 사업을 위한 토지 매입을 결정했고 국내 1등 해운주인 HMM 주식도 추가로 취득했다. 약 한 달의 시차를 두고 결정한 두 투자 건에 투입할 자금만 총 1000억원이 넘는다. 회사 보유 현금의 3분의 1 규모로 적지 않다.

SM상선이 올해처럼 부동산과 주식에 대규모로 투자했던 적은 과거엔 없었다. 해운업 호황에 따른 이익 급증, 향후 IPO 과정에서 유입될 대규모 자금 등이 활발한 투자활동을 가능케 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현재와 미래에 대한 회사의 자신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 안성시 토지 850억원 매입 예정···'아파트 건설' 목적 예상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M상선은 지난 14일 이사회를 열고 경기도 안성시 신소현동 85번지 일원을 매입하기로 했다. 7만8591.7㎡(2만3773.99평) 규모의 토지로 회사는 850억원에 사들일 예정이다. 취득 예정일은 내년 4월30일이다. 거래 상대방은 종합레저스포츠시설을 운영하는 백마리조트주식회사이다.

취득 목적에 대해 회사 측은 '건축 공사'라고 밝힌 가운데 업계에선 구체적으로 아파트 건설을 위해 토지를 매입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SM상선은 해운업을 하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주택과 토목 사업 등도 영위한다. SM상선이 속한 SM그룹의 모태가 삼라건설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신소현동 85번지 일원은 임야 등이 있어 SM상선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토지를 매입한 것으로 안다"며 "평택시와 용인시로 나가는 길과 인접해 있고 병원과 대형 마트, 학교 등도 가까워 위치가 좋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안성시가 유동인구가 많진 않지만 공급에 맞춰 수요가 따라오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안성시는 SM상선과 인연이 있는 곳이다. 안성시 공도읍 승두리 60-133번지 일원에 '안성 공도 우방 아이유쉘' 아파트를 지었다. 총 715세대로 2017년 착공해 지난해 준공됐다. 평택시, 안성 스타필드 등과 가까워 100% 분양됐을 만큼 인기가 높았다. 그룹 전체로 봐도 안성시는 SM그룹이 주택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곳이다.

지난달 밝힌 HMM 투자 건을 포함하면 올해 투자 규모는 이보다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안성시 부동산 투자는 내년 4월 완료된다. (출처=SM상선 현금흐름표)

건설 사업을 위한 안성시 토지 매입 전 SM상선은 또 하나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회사는 지난달 18일 이사회를 열고 HMM 주식 74만5000주를 인수키로 결정했다. 당시 기준으로 약 195억원 어치이다. 이미 보유하고 있던 주식까지 합하면 SM상선이 들고 있는 HMM 주식은 178만여주로 늘어난다. 지분율도 0.37%로 상승한다.

약 한 달간 토지와 주식 취득에 총 1045억원을 쓰기로 결정한 셈이다. 이는 올해 6월 말 기준 회사 현금및현금성자산(3347억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적지 않은 규모이다. 부동산과 선박을 포함한 유형자산과 주식을 비롯한 유가증권에 회사가 매년 수백억원의 현금을 쓴 것과 비교해도 큰 규모이다.

올해 역대 최대 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되는 점, 향후 IPO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는 점 등이 이러한 투자활동을 가능케 만드는 요인들로 분석된다.

◇ '피어그룹' HMM 주식 추가 취득···"컨테이너 운송 수요, 높게 유지될 것"

HMM은 안성시 못지않게 SM상선과 인연 있는 기업이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 야심 차게 IPO를 추진했었다. 해운업이 호황 국면에 접어들면서 기업가치가 올라갔고 컨테이너 매입과 선박 주문 등 사업 확장을 위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경제 회복을 위해 주요 국가가 시장에 유동성을 대거 공급하는 시기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3일 SM상선은 IPO를 철회했다. 최종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회사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테이퍼링 이슈와 기관투자자들의 북클로징이 임박한 점 등이 예상보다 낮은 공모가의 원인으로 꼽혔으나, 피어그룹인 HMM의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영향이 컸다는 게 지배적인 분석이었다.

'흠슬라'로 불릴 정도로 주가가 급등했던 HMM은 SM상선이 IPO를 추진할 무렵인 10월에 2만원대로 떨어졌다. 불과 5개월 전 5만원대를 찍었던 주가가 반토막났다. 해운업 호황에 따른 실적 향상에 대한 의구심은 없지만, HMM 전환사채(CB)를 보유하고 있던 KDB산업은행이 주식으로 바꾸면서 '오버행(잠재 공급과잉 물량) 이슈'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출처=SM상선 손익계산서)

이처럼 SM상선은 IPO 재수를 하게 만든 기업의 주식을 대거 사들인 셈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HMM 주가가 올해 고점 대비 크게 떨어졌지만 컨테이너 운송 수요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전망이고 HMM 주가도 이에 발맞춰 오를 것으로 판단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SM상선도 HMM과 동일한 컨테이너 운송업을 하고 있다.

또한 내년 초 IPO에 재도전하는 SM상선이 시장 변화를 체감하기 위해 다음 번에도 피어그룹이 될 가능성이 큰 HMM 주식을 추가 매입했다는 해석도 있다. HMM은 국내외 기관투자자들과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활발하게 매매하는 해운업 대장주이다. 물동량 증가에 가장 큰 수혜를 받는 동시에 전환사채와 매각 이슈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은 종목이다.

IPO를 위해 올해 9월30일 예비심사(예심)를 승인받은 SM상선은 6개월 이내에 상장을 완료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다시 예심을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긴다. 상장 일정도 미뤄질 수밖에 없다. 연초가 수급 측면에서도 유리하기 때문에 투자를 받기에도 용이하다.

앞선 관계자는 "SM상선뿐 아니라 대한상선도 HMM에 투자했다"며 "해운업 호황에 대한 SM그룹의 확신은 주식 투자에서도 확인된다"고 전했다. 대한상선의 HMM 주식 투자 규모는 SM상선보다 크다. 올해 9월 말 기준 0.53%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27일) 기준으로 약 688억원 어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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