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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L시장, 파이는 줄어드는데 높아지는 투자경쟁 코로나 지원책 등으로 NPL 공급물량 억제 지속…수요는 여전, 높아지는 매각가

한희연 기자공개 2022-01-28 08:17:18

이 기사는 2022년 01월 27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담보부 부실채권(NPL) 시장이 확 쪼그라들었다. 담보부 NPL시장 규모는 최근 몇년간 축소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특히 더 규모가 줄며 3조원 밑까지 내려왔다. 시장의 논리에 의한 움직임이라기보다는 정책 방향에 따른 규모변화를 보이고 있다.

기업은행과 산업은행 등 NPL 공급을 주로 하던 특수은행들을 비롯 시중은행 대부분이 매각 물량을 줄였다. 공급이 줄었으나 투자수요는 여전해 가격은 점점 올라가는 추세다. 올해에도 상반기까지는 시장 규모 축소가 이어질 전망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지원책 전환 향방 등에 따라 그간 대기물량이 폭발적으로 나오며 시장 분위기가 반전될 여지가 있어 투자사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21년 NPL 2조9900억원으로 전년대비 7000억원 이상 줄었다. NPL 시장규모는 최근 몇년간 꾸준이 줄고 있다. 2017년 4조8000억원대를 보이던 시장은 점차 규모가 줄며 2020년에는 3조7000억원대를 나타냈으나 2021년에는 특히 더 감소폭이 컸다. NPL을 매각하는 11곳의 은행 중 7곳이 매각 물량을 전년보다 줄였다.

기업은행은 NPL 매각물량을 가장 많이 공급하는 곳이다. 매년 전체시장의 1/3 정도 규모의 물량을 공급해 왔다. 기업은행은 2021년 1조1000억원 규모의 NPL를 매각했다. 2020년 매각물량인 1조4000억원 대비 3000억원 가량 줄어든 수치다. 2017년~2020년 기업은행의 매각물량은 1조3000억원 이상을 유지해 왔는데 2021년엔 더 큰폭으로 줄어들었다.

산업은행 역시 2020년 4500억원의 물량을 공급했지만 2021년엔 3000억원만 NPL을 매각했다. 산업은행은 2017년엔 8800억원의 NPL을 매각할 정도로 공급 물량이 많았으나 매년 1000억원 이상씩 규모를 줄이고 있다.

시중은행 대부분도 2021년 중 NPL 공급물량을 축소했다. 신한은행은 2020년 3500억원의 NPL을 매각했으나 2021년엔 절반수준인 1700억원만 시장에 내놨다. 반면 농협은행과 우리은행, 부산은행, 수협은행 등은 소폭이지만 2020년 대비 20201년 NPL 매각 물량이 늘어나 눈길을 끈다.

전반적인 NPL 공급감소는 2년여간 지속된 정책 효과에 기인한다. 코로나19가 발발한 이후 경기둔화를 우려한 정부는 부실화 자산의 집중 출회를 예방하기 위해 여러 채무자 신용지원책을 펼쳤다. 만기를 유예해 주고 이자를 조정하는 등 지원책을 펼치면서 부실채권 출회는 상당부분 유예됐고 전체 매각 물량 자체가 빠르게 감소했다.

최근 정부는 그간의 지원책을 서서히 종료해 나갈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지원책 종료가 현실화되면 그간 대기물량으로 쌓여왔던 NPL매각이 일시적으로 폭증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따라서 올해 하반기 이후에는 NPL 시장 분위기도 반전될 것이란 전망이 많다.


투자자측면에서는 전업 투자자의 약진이 돋보였다. 공급물량이 줄어들고 있으나 투자수요는 여전한 상황에서 투자시장의 경쟁강도는 날로 거세지고 있다.

NPL시장 큰손인 연합자산관리(유암코)는 투자규모를 몇년간 조금씩 줄이고 있으나 여전히 투자를 가장 많이한 투자사로 기록됐다. 2021년 유암코는 1조1800억원을 사들였다. 2020년보다 2000억원 정도 투자 규모가 줄어든 셈이다. 유암코는 2018년과 2019년엔 2조원 넘는 투자규모를 나타냈으나 최근들어 정체성을 기업 구조조정 투자 쪽으로 옮겨가면서 NPL 투자 포지션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분위기다.

유암코의 빈자리는 하나F&I나 대신F&I 등 전업투자사가 채워 나가고 있다.

하나F&I는 2021년 9400억원을 투자했다. 2020년 투자규모 대비 4000억원이 줄었으나 NPL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매김 하는 모습이다. 하나F&I는 모회사의 신용 지원 등으로 2020년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됐다. 이에 힘입어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데다 지난해 유상증자를 통해 1000억원도 확보하면서 탄탄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투자활동을 벌이고 있다.

대신F&I는 2021년 3000억원을 투자했다. 2020년 투자규모인 5600억원보다는 적어졌다. 가격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다른 투자사 대비 투자규모를 확 늘리진 못한 분위기다. 본업이 NPL 채권매입인만큼 올해에는 좀더 공격적으로 자산 확대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키움F&I도 영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곳 중 하나다. 2021년에는 3900억원의 NPL에 투자했다. 2020년말 키움증권에서 설립한 NPL 전문투자사로 지난해 5월 500억원을 증자하며 실탄을 확보, 투자시장에서 공격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 우리금융이 지난해 말 출범한 우리금융F&I도 주목받고 있다. 초기 자본금을 2000억원으로 시작하며 공격적인 투자확대를 예고하고 있다. 기존 플레이어들의 경쟁이 상당한 상황에서 신규 플레이어까지 가세하며 2022년에는 투자시장의 경쟁구도는 더욱 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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