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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디지코 전환 실험]'주가부양' 겨냥한 조직 세팅, '전문성' 앞세운 인재 기용⑤AI·DX 및 그룹 전략 담당 조직 강화, 미디어·금융 등 핵심 계열사 '탈통신' 전문가 배치

이장준 기자공개 2022-02-24 13:36:20

[편집자주]

구현모 KT 대표이사 사장이 취임하고 2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그는 기업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다며 디지털 플랫폼 회사(디지코, DIGICO)로서 새로운 '몸값'을 인정받겠다고 나섰다. 디지코 전환을 주도한 구 대표의 임기가 내년 초 끝나는 만큼 올해에는 뚜렷한 성과와 주가로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디지코 KT가 그동안 시도한 변화와 시장 반응을 살펴보고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2일 10: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이 신사업에 뛰어들고 정체성을 바꾸기 위해선 조직 개편이 불가피하다. KT는 디지털 플랫폼 회사(디지코, DIGICO)를 표방하면서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부문에 힘을 실었다. 저평가된 그룹의 미래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조직도 구축했다.

변화를 주도할 '키맨'도 여기 발맞춰 새로 선임했다. 그룹사 CEO의 경우 전문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출신을 가리지 않고 그룹 안팎의 인사를 기용했다. 미디어, 금융 등 외부 전문가를 과감히 영입하고 클라우드 등 기존 경쟁력이 강한 그룹사는 관련 커리어를 쌓아온 내부 인사를 배치했다.

◇윤경림 사장 '그룹가치 제고', 송재호 부사장 '디지코 신사업' 중심축

KT 주요 임원들은 지난 17일 기관투자자와 애널리스트를 대상으로 '2022 KT 코퍼레이트 데이(Corporate Day)'에 참여했다. 구현모 대표는 이 자리에서 "KT가 통신 중심에서 운동장을 넓혀 미디어/콘텐츠, 금융, AI/DX 부문 등 디지코 사업에서 미래를 찾겠다"고 밝혔다. 이를 기반으로 주주가치 및 기업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디지코 KT'는 이처럼 신사업을 키우고 저평가된 KT그룹의 기업가치를 띄우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KT 내에서는 'AI/DX융합사업부문'과 '그룹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부문'이 이에 해당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우선 AI/DX융합사업부문은 2020년 1월 신설된 조직으로 디지털혁신 관련 신사업을 진두지휘한다. 구 대표 취임 이후 조직에 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빅테크 역량을 모으며 힘을 실었다.

*왼쪽=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장(사장), 오른쪽=송재호 AI/DX융합사업부문장(부사장)

현재 송재호 부사장이 AI/DX융합사업부문장 겸 최고디지털혁신책임자(CDXO)를 맡고 있다. 미래융합사업추진실 출신으로 클라우드 원팀 TF장도 역임하며 KT의 DX를 주도하는 핵심 인물이다. 과거 콘텐츠사업담당 상무보, 커스터머(Customer)부문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장 시절 인터넷TV(IPTV) 1위 지위도 공고히 해 미디어·콘텐츠 관련 역량도 충분히 인정받았다.

구현모 체제의 KT는 자체 역량을 끌어올리는 것만큼이나 그룹사의 성장을 중시한다. 그 일환으로 지난해 9월 CEO 직속의 그룹트랜스포메이션부문을 신설했다. 그룹의 경영 및 사업전략, 국내외 전략투자, 외부 제휴·협력을 아우르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때 KT를 잠시 떠나있던 윤경림 현대자동차 부사장을 불러들여 조직을 이끌게 했다. 직위도 '사장'으로 부여하면서 무게감도 실렸다. 다음 달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돼 내부 입지가 더욱 탄탄해질 예정이다.

그는 그동안 KT 안팎을 자주 오갔던 인물이다. SK브로드밴드의 전신인 하나로통신, 하나로텔레콤을 거쳐 KT 신사업추진실장을 지낸 인물이다. 2010년에는 CJ그룹으로 잠시 이직했으나 2014년 KT 미래융합전략실장 전무로 컴백했다.

2018년 부사장으로 승진해 글로벌사업부문장을 이끌다 현대자동차로 이직했다. KT로는 다시 3년 만에 복귀한 것이다. 이직이 잦았기에 역설적으로 통신뿐 아니라 미디어·콘텐츠, 모빌리티 등 다양한 경험을 쌓으면서 KT의 탈통신 기반을 다질 인물로 부상했다.


◇출신 안 가리는 '능력 우선주의'…그룹 안팎서 최적 인물 CEO 배치

그룹사로 눈을 돌리면 외부 출신 인사들이 이목을 끈다. 미디어·콘텐츠의 구심점인 KT스튜디오지니가 대표적이다. 지난해 3월 출범과 동시에 KT는 김철연 대표를 선임했다. 처음엔 윤용필 대표와 공동 대표 체제를 꾸리려 했으나 윤 대표가 스카이라이프TV와 미디어지니 대표를 맡게 되며 단독 대표 체제가 구성됐다.

김철연 대표는 동아TV 제작 PD를 시작으로 옛 현대방송(NTV)을 거쳐 CJ ENM에서 오랜 기간 근무했다. 옛 채널CGV(OCN Movies) 편성팀장, 영화채널국장 등을 역임하고 CJ ENM 사업전략담당 상무를 지냈다.

이어 글로벌사업부장, 콘텐츠사업부장까지 역임했다. 유통, 제작을 비롯한 미디어·콘텐츠 관련 사업 전반을 두루 경험하면서 내공이 탄탄하다. 2020년 네이버에서 약 1년간 엔터판과 네이버TV를 책임지다 KT 식구로 합류했다.

그와 함께 미디어 성장을 이끌 윤용필 스카이라이프TV·미디어지니 대표는 제일기획 출신으로 삼성영상사업단을 거쳐 스카이라이프의 전신인 옛 한국디지털위성방송으로 이직했다. 2008년 KT 미디어본부에 몸담았다가 스카이라이프에서 콘텐츠 관련 커리어를 쌓았다. 스카이라이프TV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면서 입지를 단단히 구축하고 있다.

금융 계열사 중에서는 BC카드가 최대주주인 케이뱅크가 지난해 외부 출신인 서호성 대표를 선임했다. 1·2대 케이뱅크 은행장은 KT 출신 인사였으나 변화를 꾀했다.

서 대표는 삼성생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한 이후 컨설팅 회사 배인앤컴퍼니(Bain&Company) 이사, 현대카드 전략기획실장 및 마케팅본부장, 옛 HMC투자증권(현대차증권) WM사업본부장, 현대라이프생명보험 경영관리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금융권 경험은 충분하거니와 투자 유치, 글로벌 감각도 빼어난 인사로 평가된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철연(KT스튜디오지니), 윤용필(스카이TV·미디어지니), 박현진(지니뮤직), 윤동식(KT클라우드), 정기호(나스미디어·KT알파), 서호성(케이뱅크) 대표

KT그룹의 커머스 사업을 이끄는 정기호 대표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KT 외부 출신인 정 대표는 KT알파와 나스미디어 대표를 겸하고 있다.

나스미디어의 전신인 더블클릭미디어 창업자로 미디어렙 비즈니스 부문 업계 1위 지위를 공고히 했다. 옛 KTH와 KT엠하우스가 합병해 탄생한 KT알파는 T커머스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최근엔 ICT 역량을 바탕으로 최근 그룹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으로 메타버스·대체불가능토큰(NFT) 등 신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KT 내부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 빛을 발하는 케이스도 있다. 윤동식 KT클라우드 대표 내정자가 여기 해당한다. 2011년 클라우드인프라담당 상무를 맡아 KT의 클라우드 사업 태동을 이끌었고 꾸준히 ICT 관련 경력을 쌓다 현재는 클라우드/IDC사업추진실장 부사장을 맡고 있다.

지니뮤직의 새 수장이 된 박현진 대표는 B2C 비즈니스를 주로 담당한 인물이다. KT에서 유무선사업본부장, 5G사업본부장, 커스터머전략본부장 등 고객과 접점이 많은 사업을 주로 담당해 B2C 플랫폼을 이끌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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