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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섬라이프앤, 신세계인터 '비디비치 신화' 재현할까 100억 투자 신사업 '화장품', 계열사 시너지·품목 다각화로 돌파 모색

김선호 기자공개 2022-03-02 07:14:46

이 기사는 2022년 02월 28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백화점그룹은 패션 계열사인 한섬을 앞세워 한섬라이프앤을 인수하고 화장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경쟁사인 신세계인터내셔날이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로 실적 고공행진을 이뤄낸 것과 같은 구조다. 한섬라이프앤이 이러한 신화를 재현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20년 5월 한섬은 화장품 사업 진출을 통한 다각화를 위해 한섬라이프앤(옛 클린젠코스메슈티칼) 지분 51%를 인수한다고 공시했다. 이를 위한 예상투자금액은 약 100억원에 달했다.


한섬이 패션 이외의 이종사업에 뛰어든 게 1987년 창사 이래 처음인 만큼 기대도 컸다. 한섬라이프앤의 화장품 제조 특허기술과 한섬의 패션 브랜드 운영 노하우를 접목해 2021년 초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를 론칭하기로 계획한 배경이다.

2년이 지난 현재 한섬라이프앤의 실적은 지난해 3분기 사업보고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매출이 2019년 1682만원에서 지난해 3분기 3억원으로 늘었다. 대신 초기 투자비용 등으로 인해 순손실이 전년 동기대비 1345% 증가했다.

한섬은 지난해 8월 럭셔리 스킨케어 브랜드 ‘오에라’를 출시했다. 현재 해당 브랜드 제품이 판매되는 오프라인 점포는 현대백화점 본점·무역센터점·판교점, 더한섬하우스 광주점·부산점, 오에라 청담 애비뉴점 6개점에 이른다.

온라인채널은 더한섬닷컴·Hmall·더현대닷컴 등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가 운영하는 플랫폼에 입점했다. 브랜드 출시 일정이 계획보다 다소 늦어졌지만 한섬라이프앤의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가 힘을 실어주고 있는 양상이다.

이는 이전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출시한 화장품 브랜드 ‘비디비치’와 유사한 사업 구조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12년 비디비치 인수 후 2017년 클렌징폼이 흥행을 하면서 눈에 띄는 실적 개선을 이뤄냈다.

주요 판매채널은 면세점이다. 신세계의 면세업 자회사 신세계디에프가 매출 고공행진을 이어나가는 가운데 비디비치도 면세점의 주요 타깃인 중국시장에서 인기를 끌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관세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비디비치의 국내 면세점 거래액만 898억원으로 국산품 매출 순위 15위를 기록했다. 당시 아모레퍼시픽 ‘에뛰드’, LG생활건강의 ‘오휘’보다 거래액 규모가 컸다. 2020년 신세계인터내셔날 영업이익 중 코스메틱부문이 90% 이상을 차지하기도 했다.

이를 지켜본 한섬도 화장품 사업 기대가 커지면서 도전장을 내민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악재에도 불구 소비가 회복되면 현대백화점·현대백화점면세점·한섬과 시너지를 창출해 빠른 실적 제고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코로나19 위기 장기화 속에 매출을 끌어올리기가 쉽지 않았고 프랑스에서 생산된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구조로 납품가를 줄이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이로 인해 지난해 3분기 순손실이 매출 3억원 대비 14배에 달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달리 신세계인터내셔날은 2020년 합작사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의 보유지분을 인터코스에 매각하면서 화장품 제조업에서 손을 뗐지만 이전까지 화장품 비디비치 일부와 연작 등의 제품을 관계기업인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에 맡겨 생산했다.

한섬라이프앤은 이를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품목 다각화를 시도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 향수 유통업체 ‘디퍼런트 래티튜드’와 국내 독점 유통계약을 체결하고 향수 편집숍 ‘리퀴드 퍼퓸 바’를 운영하게 된 배경이다.

한섬라이프앤은 한섬에 인수된지 약 2년이 됐지만 화장품 사업 초기 진출 단계로 실적 보다 기반을 다지는 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유태영 한섬 해외패션본부장 전무가 한섬라이프앤 대표를 겸직하며 브랜드 다각화에 힘을 쏟고 있는 중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 진출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이 예상되면서 한섬의 영업이익률 증가가 다소 더디게 진행될 수 있다"며 "쇼핑 성수기와 보복소비로 패션사업이 견조한 실적을 실현했지만 화장품 사업 비용이 다소 부담이 된다"고 분석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럭셔리 스킨케어 화장품 오에라를 출시 후 소비자의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중”이라며 “채널 확장과 신규 출점을 이어나가는 동시에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 기반을 다지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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