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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출범]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 거취는…3월 말 물러날까역대 정부 사례 따라 수장 교체에 무게…대우조선 합병 무산 책임론도

김규희 기자공개 2022-03-11 07:45:40

이 기사는 2022년 03월 10일 1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20대 대통령에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되자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산업은행이 우리나라의 산업 구조조정을 이끄는 핵심 역할을 하는 정책금융기관인 만큼 차기 정부 정책과 결이 맡는 인사가 새로 선임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회장은 오는 2023년 9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아직까지 상당 기간 임기가 남았지만 금융권 안팎은 임기와 관계없이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업은행 수장 자리는 부침이 많은 자리였다. 새 정부 출범과 함께 회장이 바뀌기가 일쑤였다. 산업은행이 수행하는 업무가 정부 정책 기조와 크게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산업은행법에 규정된 업무는 △산업의 개발 및 육성 △중소기업 육성 △사회기반시설의 확충 및 지역개발 △에너지 및 자원 개발 △기업·산업의 해외진출 △기업구조조정 등이다.

기업에 대해 대출·투자·보증 등을 통해 산업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다. 산업과 기업 지원 및 구조조정을 맡는 막강한 자리이기도 하다. 산업은행 결정에 따라 대한민국 산업계와 재계가 휘청거리는 만큼 정부와의 의견 조율이 필수적이다.

대통령 측근 경제책사가 산업은행 회장으로 기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이명박 정권 시절 산은금융지주 체제 첫 회장에 오른 민유성 전 리만브라더스 인터내셔널 증권 서울지점 대표와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에 해당한다.

박근혜 정부 시절 부임한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중앙대 교수 시절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다. 홍 회장이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로 떠난 뒤에 온 인사도 ‘금융인 1365명 박근혜 대통령 후보 지지선언’을 이끈 이동걸 영남대 특임석좌교수였다.

전임 회장과 동명이인인 현직 이동걸 회장도 정치권과 연이 깊다. 이 회장은 문재인 대선 캠프 비상경제대책단 출신이다. 김대중 정부 대통령비서실 행정관과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 등을 지냈고 노무현 정부에서 금감위 부위원장, 금융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산업은행 회장 교체설은 단순히 정무적 판단으로만 나오는 게 아니다. 이 회장은 금호아시아나 그룹, 대우조선해양, 대한항공 등 굵직한 구조조정 현안을 해결한 공로를 인정받아 2020년 3월 연임에 성공했지만 최종적으로 딜이 불발된 경우가 많아 책임을 져야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특히 지난 1월 있었던 대우조선해양 합병 무산에 대한 비판이 거세다. 2019년 산업은행은 우리나라 조선산업을 재편한다는 명목 아래 국내 ‘빅3’ 중 1, 2위인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의 합병을 추진했다.

당시 대형 선주들이 있는 유럽연합(EU)에서 독과점을 이유로 기업결합을 허가하지 않을 것이란 부정론이 제기됐지만 ‘과점 우려가 높지 않다’며 강행했다. 이 회장은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회장직을 내놓을 생각을 하고 그럴 수도 있다는 각오로 임했다”고 말했다.

결국 EU 집행위원회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시장의 독과점 우려를 이유로 기업결합심사를 불허했고, 지난 3년 동안 대우조선의 재무 여력만 약화시킨 게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했다.

일각에서는 이 회장이 이달 말을 끝으로 용퇴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이 회장은 앞서 지난 1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3월까지 마무리되는 경영컨설팅 결과를 보고 향후 대우조선 처리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새 정부 출범을 앞둔 시점과 대우조선에 대한 후속 대책을 정리하는 시점이 맞물리면서 이 회장이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책은행은 정치권 입김이 크게 작용하기 마련인데 산업은행은 더 심한 편”이라며 “이 회장 임기가 1년 넘게 남아있지만 자리를 지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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