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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미청구공사 점검]삼성ENG, '착한 부채' 초과청구공사 역대 최고치③부채 늘었지만 리스크 관리 '안정적', 국내외 공사 전반 무리 없어

신준혁 기자공개 2022-03-29 10:45:39

[편집자주]

한동안 잠잠했던 미청구공사 이슈가 다시 조금씩 고개를 들고 있다. 건설사 재무 여건이 어느 때보다 우호적이긴 하지만 과거 일부 사업장 한두 곳의 부실로 크게 망가졌던 경험을 감안하면 안심할 상황은 아니다. 건자재값 상승에 시달린지 오래된 데다가 올해부터는 중대재해처벌법까지 더해져 변수도 커졌다. 이 탓에 악재가 현실화된 곳도 더러 감지된다. 더벨은 건설사 미청구공사 현황과 과제를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3월 24일 14: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초과청구공사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2015년 '빅배스(Big Bath)' 이후 자금 회수와 리스크 관리에 힘을 쏟은 결과다. 선수금 개념의 초과청구공사가 늘어나면서 재무구조도 자연스럽게 안정화된 모양새다.

◇미청구 6910억, 초과청구 1조9908억…부채 부담 낮아져

삼성엔지니어링의 지난해 연결 기준 미청구공사 장부가는 6912억원으로 전년 대비 6% 늘어났다.

미청구공사는 해외 화공 공사에서 대부분 발생했다. 태국 PTTGC사 플랜트 사업과 아람코 HUGRS 프로젝트, UAE 아드녹 리파이닝 WHRP 등이 대표적이다. 국내 비화공 공사 중 미청구공사 금액이 가장 큰 사업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 4공장으로 미청구공사 금액은 73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말 기준 공정률은 29.72%다.

미청구공사는 돈을 들여 공사를 하고도 발주처에 청구하지 못한 부분이다. 발주처의 지급여력 부족이나 원가투입량이 실제 공정률보다 높아 청구할 수 없는 경우 발생한다. 매출채권보다는 회수가능성이 떨어져 위험자산으로 분류된다. 재무제표상 자산(미수금)으로 인식된다.


반대 축으로 볼 수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의 초과청구공사는 전년 대비 53% 상승한 1조9908억원으로 나타났다. 2013년 이후 매년 상승하는 추세다. 실제 공정률보다 자금이 빨리 들어왔다는 의미다.

초과청구공사는 발주처로부터 이미 받은 대가에 상응해 재화나 용역을 이전해야 하는 기업의 의무다. 쉽게 말해 선수금 명목으로 미리 받은 공사비다. 흔히 부채로 인식되지만 자금 회수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 '착한 부채'로 불린다.

이 기간 부채는 4조982억원, 부채비율은 209%를 기록했다. 초과청구공사가 부채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부채가 재무구조에 미치는 영향이 그리 크지 않다고 해석할 수 있는 셈이다.

업계에선 이를 삼성엔지니어링이 2015년 빅배스 이후 자금 회수와 리스크 관리에 공을 들인 영향으로 보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0년대 초 중동지역에서 저가수주를 늘리면서 자본잠식에 빠졌다. 이후 잠재손실을 한꺼번에 적자로 반영해 대규모 손실을 털어냈고 미청구공사 관리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삼성엔지니어링은 미청구공사 대손충당금을 낮게 설정해 정상범위에 안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매출채권 중 미청구공사 대손충당금은 '0원'이다. 2020년에는 대손충당금 환입이 발생해 마이너스(-) 1조442억원을 기록했다. 1년 이하 미청구공사 대손충당금은 전체 94%인 6555억원으로 단기 회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 비중은 13%로 나타났다. 빅배스 당시 25%에 육박했던 점과 비교하면 상당히 개선된 수치다. 다만 2019년 5%에서 2020년 10%로 악화된 점은 개선해야 할 과제로 남았다. 건설업계는 매출액 대비 미청구공사금액이 30%를 넘길 경우 위험 범위에 들었다고 판단한다.


◇국내 그룹사 수주공사 안정적, 해외 물량도 큰 부실 없어

삼성엔지니어링의 국내와 해외 도급공사 비율은 36대 64 수준이다. 국내 도급공사는 대부분 삼성전자와 삼성SDI, 삼성SDS 등 그룹사 물량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 기흥·화성 옥상배기 및 폐수 2단계 레트로피트 공사를 비롯해 삼성SDI 울산사업장, 삼성디스플레이 천안 SDC 등 7건은 계약상 완성기한을 넘겨 10억원 미만의 수주잔고로 남아 있다.

해외 공사의 경우 사우디 아람코 루브레프 정유시설과 아제르바이잔 소카 등 2건의 공사가 계약상 완성기한을 넘겨 3억원 미만의 수주잔고로 나타났다.

해당 공사는 이미 공사를 마쳐 미청구공사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발주처의 추가 증설이나 보수 요청을 대비해 수주잔고에 포함하고 있다는 게 삼성엔지니이링 측 설명이다.

삼성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수주가 증가하면 미청구공사가 비례해서 쌓이거나 인식 시점과 계약방식 등에 따라 일시적으로 액수가 늘어나는 경우가 있다"며 "삼성전자 등 발주처가 추가 증설을 요청하거나 일부 보수를 맡기는 경우를 대비해 수주잔고에 포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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