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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R&D 인사이더스]"파이프라인 30여개 확보, 해외 파트너링 필수"①서귀현 한미약품 연구센터장 "신약개발에만 연 300억 소진, 창업주 기조 이어간다"

최은진 기자/ 홍숙 기자공개 2022-05-04 08:48:38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3일 11: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미약품은 제네릭 중심의 국내 제약업계에 신약개발이라는 비전을 불어넣은 주역이다.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강력한 리더십 하에 국내 최초 개량신약 및 기술수출의 길을 열었다. 창업주 타계 후 2년, 한미약품은 롤론티스와 포지오티닙의 상업화를 목전에 두며 또 한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업계는 창업주가 중심이 됐던 신약개발 의지가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을 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더벨은 20여년 한미약품 신약개발에 매진한 서귀현 연구센터장(부사장)으로부터 '포스트 임성기 시대'의 전략을 들어봤다.

- 경쟁 제약사·일반기업 연구소·바이오텍 등 두루 경험했다. 신약개발에 있어 한미약품의 강점이 있다면

▲ 기업입장에선 감당하기 어려운 투자를 R&D에 집중했다. 디스커버리 및 전임상 시험 등과 같은 기초 연구는 물론 임상개발·인허가·학술·생산·마케팅·특허 및 사업 등 전문화 된 여러 부문별 조직을 갖췄다. 기업규모 대비 과도한 투자라는 비판을 글로벌 신약 개발에 대한 의지와 신념으로 이겨냈다.

10년 이상 인내의 시간을 통해 경쟁력이 있는 혁신신약 파이프라인 30여개를 확보했다. 외부 역량을 끌어오기 위해 15명가량의 외부(External) R&D 조직도 꾸준히 가동하고 있다.

- 창업주 시대와 지금의 신약개발 전략엔 차이가 있나

▲ 선대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인류 건강증진에 노력하는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 그대로다. 창업주가 해 놓은 것들을 훼손할 수 없다. 임성기 회장이 분명한 철학 속에 엄격한 스타일이었다면 송영숙 회장은 자상하고 부드럽다. 지원은 충분히 해줄테니 임원들이 알아서 잘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또 이관순 부회장이 계속 관여하고 있고 권세창·우종수 대표이사 사장 모두 R&D 출신이다. R&D와 관련해선 그 누구도 흠집을 낼 수 없는 구조가 안착했다고 본다.

- 지난해 연구개발비가 1615억원, 매출액 대비 13.4%로 전년대비 총량 및 비중 모두 줄었는데

▲ 연구개발비의 절반 이사은 임상비용이다. 기술수출을 하면 매수자가 임상을 하기 때문에 그 비용이 확 줄어든다. 모든 인력이나 재원을 다 연구개발에 쏟아부을 수 없으니까 적절하게 키워 때가 되면 내보내고 새로운 연구를 하고, 이런식의 선순환 구조로 갈 수 밖에 없다.

동탄 연구센터가 신약개발을 담당하는데, 디스커버리부터 전임상까지 수행한다. 여기서 인건비, 간접비 등 고정비용 제외하고 신약개발에만 연 300억원을 쓰는데, 매년 늘고 있다. 나머지가 임상비용이다. 기술수출에 따른 임상비용이 줄어들면서 일시적으로 연구개발비 총액이 줄어든 것으로 보면 된다.

- 기술수출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한계는 어떻게 생각하나. 자체임상까지 진행하는 R&D는 가능할까

▲ 글로벌 약을 만들려면 임상은 결국 해외에서 해야하는데, 임상비용으로 다 날린다. 기술수출을 하면 임상비용을 파트너사가 부담한다. 신약개발 자신있다고 하는데, 우리들이 보는 눈과 파트너사가 보는 눈은 많이 다르다. 한국에 글로벌 전문가가 있는지부터 따져봐야 한다. 예를들어 한국에서 개발해서 미국·유럽 중심의 글로벌 임상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역량있는 국내사가 있을까. 설령 그걸 성공한다고 해서 마케팅을 직접 할 수 있나.

결국 해외 파트너사가 필요하다. 과거 한미약품이 개발한 에소메졸의 경우 미국에서 승인 받았지만 마케팅을 할 수가 없었다. 현지 병원 네트워크를 우리가 자체적으로 하기 힘들다. 우리는 이런 것들을 경험과 실패를 반복하며 체득했다. 임상 등 완전한 절차를 자체개발하겠다는 건 시기상조라고 본다. 경험해보지 않고선 쉽게 훈수 둘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그건 경기장에서 뛰어본 적 없는 관중의 야유와도 같다.

- 오픈이노베이션이나 기술제휴보다 자체개발에 집중했다. 그 배경과 앞으로의 전략은

▲ 오픈이노베이션을 논하기에는 서로간의 니즈가 잘 맞아야 하는데 쉽지 않다. 국내 바이오텍의 경우 전임상 정도 했으면 빅파마에 팔고 싶어한다. 그래야 IPO도 할 수 있고 네임밸류도 올릴 수 있다. 해외 바이오텍의 기술을 가지고 올 경우에는 돈 되는 미국이나 유럽 판권은 자기들이 취하고 한국이나 동남아 판권 정도만 준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글로벌 신약을 취했다고는 볼 수 없다.

오픈이노베이션의 한 형태로 공동연구도 많이 하는데 양사 니즈가 달라 성공하는 경우가 드물다. 결국 오픈이노베이션의 실질적인 거래의 퀄리티를 따져봐야 한다. 우리가 진짜 욕심나는 건 우리한테 주지 않는다. 그런 입장차가 존재한다.

하지만 내부적으로 모든 걸 다 할 수는 없으니 외부역량을 끌어와야 하기 때문에 별도 R&D 조직 등을 활용해 리서치를 한다. 관심있는 분야로는 항암제 측면에서는 퍼스트인클라스(first-in-class) 개념의 면역조절 기능을 발휘할 수 있는 기술이나 파이프라인을 가진 업체들을 보고 있다. 독창적인 플랫폼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업체도 관심사다. mRNA 관련 기술들도 주된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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