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하나·비씨카드, 롯카 품는다면 판도변화는? [롯데카드 매물분석]우리·하나, 자산·점유율 순위 중위권으로 ‘점프’…비씨, 하위권 경쟁 격화 예상
이기욱 기자공개 2022-05-09 08:03:49
이 기사는 2022년 05월 09일 07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잠재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우리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KT 등이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카드업계의 경쟁 구도는 크게 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하위권에 머물러 있는 우리카드나 하나카드가 롯데카드를 품게 되면 단숨에 업계 상위권 경쟁에 진입하게 된다. KT가 롯데카드를 인수할 경우 비씨카드의 소매금융 진출이 본격화돼 하위권의 생존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롯데카드의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78조7147억원(구매전용카드 제외)으로 국내 8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비씨카드) 중 5위를 기록했다. 신한카드가 162조6923억원으로 1위를 차지했으며 삼성카드(140조2048억원)와 KB국민카드(127조8696억원), 현대카드(125조825억원)가 그 뒤를 이었다.
오랜 기간 국내 카드업계는 1강(신한카드), 3중(삼성·KB국민·현대카드), 3약(롯데·우리·하나카드) 구도를 유지해왔다. 최근 들어 신한카드와 삼성카드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지만 여전히 점유율로 따지면 신한카드만이 2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신한카드는 21.41%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3개의 중위권 카드사가 각각 16~18%의 비중을 차지했다. 하위권에서는 롯데카드가 10.36%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우리카드(9.17%), 하나카드(7.19%)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일반 카드사들과 사업모델이 다른 비씨카드는 일반적으로 비교 대상에서 제외된다.
자산 규모 역시 마찬가지다. 1강 신한카드가 38조4722억원으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으며 KB국민카드(27조3496억원), 삼성카드(27조30억원), 현대카드(21조6546억원)가 중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하위권 그룹 중에서는 롯데카드가 17조715억원으로 가장 자산규모가 크다. 점유율과 마찬가지로 우리카드(14조1168억원), 하나카드(9조5965억원) 순으로 그 뒤를 잇고 있다.
당기순이익 순위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신한카드가 6763억원으로 가장 많은 순익을 올렸으며 삼성카드가 5511억원으로 그 뒤를 쫒고 있다. KB국민은행과 현대카드는 각각 4212억원, 3141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하나카드(2505억원), 롯데카드(2258억원), 우리카드(2007억원)는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회원수는 이용액 점유율, 자산 순위, 순익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가 각각 2091만명, 2026만명으로 상위권으로 형성하고 있으며 삼성카드(1210만명), 하나카드(1186만명), 현대카드(1094만명) 등이 비슷한 규모를 보이고 있다. 하위권에는 롯데카드(861만명), 우리카드(705만명)가 위치해 있다. 금융지주 계열 카드사들이 체크카드 발급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만약 우리금융과 하나금융이 롯데카드를 인수하게 되면 오랜 기간 고착화됐던 1강, 3중, 3약 구도는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단순 자산의 합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카드가 롯데카드를 품게되면 31조1883억원으로 삼성카드를 따돌리고 업계 2위 자리에 오르게 된다. 하나카드와 롯데카드가 합쳐져도 26조6680억원으로 4위까지 순위를 올릴 수 있다.
점유율도 한 번에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카드 이용액을 대부분 흡수할 수 있다고 가정할 경우 우리카드의 점유율은 19.53%까지, 하나카드의 점유율은 17.55%까지 상승하게 된다. 이는 KB국민카드, 현대카드 등보다 높은 수치다. ‘1강 4중 1약’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카드의 경우 현재 법인고객 이용 비중이 높은 편이기 때문에 하나카드에 비해 상대적으로 롯데카드의 개인고객을 흡수할 여력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우리카드 전체 신용카드 이용액 중 법인고객이 차지하는 비중은 29.44%로 모든 카드사들 중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카드는 그 비중이 14.52%로 낮은 편이다.
만약 우리금융, 하나금융이 아닌 KT가 롯데카드를 가져가게 되면 현재의 경쟁 구도가 비슷하게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카드의 자체 결제망 구축 등으로 새로운 수익원이 필요해진 비씨카드가 롯데카드의 영업망을 기반으로 소매금융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게 되면 하위권 카드사들의 생존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비씨카드는 지난해 7월 블랙핑크 카드를 시작으로 로스트아크 카드, 케이뱅크 SIMPLE 카드, 그린카드, 시발(始發)카드 등 자체 상품들을 출시하며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늘리고 있다. 지난해 비씨카드의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총 8268억원으로 전년(4337억원) 대비 두 배 가량 늘어났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의 경우 한 명의 고객이 여러 카드사의 상품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고 해지 등도 쉽게 가능하기 때문에 보험사만큼 인수나 합병의 효과가 명확하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며 “단순한 계산처럼 업계 판도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현재 경직돼있는 카드업계 시장에서 단숨에 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방법이 M&A밖에 없다는 점 역시 사실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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