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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은행' 시스템 만든 정규돈 CTO, 서비스혁신 리드 예고 [카카오뱅크를 움직이는 사람들]④뱅킹앱·인증·운영체계 등 차별화된 개발역량 입증…플랫폼가속화 새 미션

한희연 기자공개 2022-05-19 07:14:27

[편집자주]

국내에 인터넷은행이 탄생한지 6년이 지났다. 정체된 은행업계에 메기역할을 주문받은 카카오뱅크는 지난 6년간 은행보다는 'Tech'회사의 DNA를 갖고 여러 혁신을 시도해 왔다. 차근차근 영토를 넓혀 가며 기존 시장에 적당한 긴장감을 불어넣은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성공적으로 상장하며 한 단계 더 성숙한 '시즌2'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카카오뱅크를 이끌어 온, 그리고 이끌어갈 주요 인물들을 짚어보며 비전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13일 09: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는 기술 은행입니다. 저희는 기술을 기반으로 은행을 리엔지니어링한다고 말합니다. 기술과 혁신은 금융과 고객의 만남을 더 이롭게 하는 핵심 자산입니다"

올해 첫 기자간담회에서 윤호영 대표는 카카오뱅크의 정체성을 기술은행으로 소개했다. 그만큼 기술을 어느 금융회사보다 강조하는 조직임을 알 수 있다. 정규돈(GD) CTO(최고기술책임자)(사진)는 출범후 지금까지 기술은행의 중요 축을 담당하며 안전하고 편리한 뱅킹시스템을 책임져 왔다. 회사의 주요 경영방향과 전략 결정에 '개발자'의 의견을 적극 반영, 카카오뱅크가 강력한 금융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일조했다.

◇ 닷컴붐 초기부터 차곡차곡 쌓은 인프라 ·플랫폼 서비스 전문성

그는 라이코스코리아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가 입사했던 2000년은 국내서 닷컴붐이 한창일 때로 라이코스는 이런 분위기를 주도하는 인터넷 포털 강자 중 하나였다. 그는 JMS(Java Message Service) 미들웨어를 만들며 개발자의 삶을 시작했다. 2002년에는 SK커뮤니케이션으로 자리를 옮겨 메시징 미들웨어와 사용자인증을 개발했다.

다음커뮤니케이션(Daum)에는 2003년부터 10여년간 몸담았다. 여기서 프론트엔드(Frontend)와 모바일 개발본부장을 거쳐 CTO까지 역임했다. △다음모바일앱 프로젝트 총괄 △다음TV 프로젝트 개발 △한메일 익스프레스 △로드뷰 뷰어 △티스토리 개편 프로젝트 총괄 △한메일 개편 프로젝트 등을 담당하며 인프라와 플랫폼 서비스의 전문가로 거듭났다.

다음과 카카오와의 합병 이후에는 카카오에서 플랫폼기술팀장으로 일했다. 그리고 2016년 카카오뱅크 준비법인에 CTO로 영입된다. 카카오뱅크 출범을 한창 준비하던 2016년, 기존 금융회사 중 CTO를 따로 둔 곳은 없었다. 은행에서 기술 부분은 주로 외주개발에 의존했으며 IT는 자산이라기보다 비용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카카오뱅크는 준비법인에서부터 CTO 직위를 마련한 유일한 금융사다. 이는 '은행 운영의 핵심 부분을 기술에 두고 있다'는 기본원칙을 잘 드러낸 사례다. 기술 기반의 서비스와 최선의 기술을 통해 고객에게 더 편하고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가 담긴 결정이었다.

정규돈 CTO는 “기술을 중심에 두고 업무 환경을 혁신한 것이 카카오뱅크의 성공 요인”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카카오뱅크 임직원 중 기술 인력은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 이들 인력들은 코어뱅킹은 물론 모바일앱, 인증 서비스, 상품 개발, 인프라 및 시스템 구조 혁신 그리고 빅데이터 분석과 AI 응용까지 은행의 전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

◇ 모바일온리·자체인증·차별화된 운영체제 등 카뱅만의 기술혁신 총 지휘

카카오뱅크 출범을 준비하던 2016년은 모바일이라는 시장이 새로 생기고 팽창속도가 급격히 빨라지던 때였다. 하지만 기존 PC버전의 인터넷뱅킹이 여전히 주를 이루며 플랫폼이 혼재돼 있던 시기였다. 카카오뱅크는 PC와 모바일 투트랙을 과감히 포기하고 모바일온리(Mobile-Only) 원칙을 가져가기로 했다. 당시로서는 상당한 혁신이었다.

모바일온리를 고수하며 카카오뱅크는 단순히 PC화면의 재구성을 넘어 비즈니스 자체를 모바일에 맞게 새롭게 접근했다. 최대한 쉽고 간편하게 연결된 서비스를 만들자는 생각이었다. 이를 통해 계좌 개설과 이체 프로세스를 획기적으로 바꾸고 모바일 서비스에 가장 최적화된 모습을 탄생시켰다. 최근 들어 금융권에서는 모바일 플랫폼 위주로 디지털 전환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같은 흐름을 예고하는 신호탄을 쏘아올린 셈이다.

고객의 편의를 가장 중심에 두는 기술개발 마인드는 인증프로세스에서도 잘 나타난다. 카카오뱅크는 기존 금융권에서 가장 많이 사용했던 공인인증서가 아닌 '자체인증'을 도입하고 있다.

사실 공인인증서는 보안사고의 책임원인을 고객에게 전가할 수 있어 엄밀히 보면 금융회사에 유리한 인증방식이라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자체인증은 보안 책임을 금융회사가 지게 되는 고객 보호형 인증 체계다. 카카오뱅크는 출범할 때부터 자체 인증을 도입해 안전하면서도 편리한 뱅킹 프로세스를 구현했다. 이는 기존 은행의 인터넷뱅킹에서 경험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이후 다른 금융사들의 인증 정책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기술은행만의 차별점은 운영체제에서도 나타난다. 카카오뱅크는 은행 핵심 시스템인 계정계에 리눅스(Linux)를 도입하고 있다. 이는 은행권 첫 사례다. 기존 은행들은 유닉스(Unix), 오라클(Oracle), 상용Web WAS(Web Application Server) 등을 중심으로 뱅킹 시스템을 만들었다. 일부 금융사에서 비핵심시스템에 리눅스 시스템을 쓰기도 하지만 카카오뱅크처럼 계정계에 리눅스를 도입한 곳은 없다. 카카오뱅크는 리눅스와 오픈소스 등을 활용해 시스템 구축 비용을 타 금융사 대비 33% 절감할 수 있었다. 또 DBMS(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는 60%, Web/WAS는 43% 수준의 구축 비용절감을 이뤘다.

리눅스와 오픈소스 등의 활용은 비용절감 뿐 아니라 유연성과 확장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툴이 됐다. 가변적인 고객 유입에 따른 트래픽에 대응할 때 ICT 적 접근을 통해 리소스의 수평적인 확장이 가능한 시스템이 된 셈이다. 이는 출범 이후 트래픽 급증 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힘이 됐다. 모바일온리 서비스를 내놓으며 카카오뱅크가 앱 운영에 있어 주력한 것은 끊김없는 안정적인 시스템이다. 차별적인 운영체제 도입은 빠르지만 안정적인 금융 서비스 제공을 가능케 했다.

PC뱅킹, ID/PW, 공인인증서 등을 없앤 것은 기술에 대한 카카오뱅크의 남다른 마인드에 따른 변화다. 카카오뱅크는 IT는 비용이라는 관점, 수동적인 전산실, 외주기반 개발, 납기일 우선 등 기존 금융사가 가진 IT에 대한 편견을 깼다. 기술은행의 전폭적 지지 속에 정규돈 CTO는 마음껏 기량을 펼치며 뱅킹시스템의 혁신에 앞장섰다. 그 결과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 때 개발자가 가장 첫번째 고객이라고 여기는 등 개발자의 역할을 확장했다. 이에 개발자들은 상품, 서비스에 대한 의견과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내면서 기획 단계부터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 신설된 플랫폼가속화그룹 총책, '기술' 무기로 서비스혁신 앞장

출범후 지난해까지 카카오뱅크 시즌1에서 정규돈 CTO는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을 주도하며 맡은 역할을 완수했다. 시즌2로 분류되는 올해부터는 플랫폼을 더욱 업그레이드해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 속도를 높이는 과제를 추가로 맡았다.

카카오뱅크는 기술 개발역량 고도화와 상품과 서비스의 혁신 가속화를 위해 조직개편 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기존 기술조직을 세개로 나눠 각각의 그룹을 신설했다. 신설된 조직 중 플랫폼가속화 그룹은 서비스 개발을 담당하는 곳으로 정규돈 CTO가 그룹장을 담당한다. 플랫폼가속화 그룹은 서비스 개발을 위한 Cross-Functional(다기능, 복합기능) 개발 조직이다. 카카오뱅크의 상품과 서비스와 관련해 기술 관점에서 통합 개발을 수행한다.

그는 "플랫폼가속화 그룹은 이름처럼 저희가 해온 혁신을 앞으로도 지속하면서 좀 더 가속화시키자란 목표로 설립됐다"며 "혁신을 지속하기 위해 상품을 생명주기가 긴 서비스로 바라보고 이를 서비스·상품·개발 담당자가 긴밀하게 붙어서 실행해 나가는 방법을 고민할 예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플랫폼가속화 그룹에서는 카카오뱅크의 혁신과 성장 아젠다를 선별하고 각각의 목적에 집중해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목적조직인 스튜디오를 신설한다. 스튜디오는 상품·서비스 기획자, 개발자 등이 단일 목적을 향해 모여 혁신의 방향을 모색하는 조직이다. 예를들어 1분기에 출시한 주택담보대출 상품도 '주담대 스튜디오'를 통해 준비됐다.

이밖에도 하반기 출시 예정인 개인사업자 대출 상품 준비는 '개인사업자 스튜디오'에서 진행하고 이다. 또 미니(mini)스튜디오나 모임통장 스튜디오 등 기존 상품·서비스와 관련해 보다 많은 고객을 확보하고 서비스의 확장을 시도하기 위한 조직도 운영하고 있다.

정규돈 CTO는 카카오뱅크의 기술 총괄이자 플랫폼가속화그룹장으로 시즌1에서 보여줬던 혁신을 시즌2에서도 뚜벅뚜벅 이뤄나갈 예정이다 그는 "시중은행 뿐 아니라 핀테크, 인터넷전문은행까지 비대면 금융 서비스는 점차 복잡해지고 고객의 눈높이 역시 높아지고 있다"며 "격변 속에서 카카오뱅크는 앞으로도 혁신 방정식을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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