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5월 24일 07:5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친숙한 이름이 다시 돌아왔다. 하영구 전 전국은행연합회 회장이 블랙스톤(Blackstone)의 한국 회장으로 자본시장에 화려하게 복귀했다. 세계 최대 대체투자자산운용사와 한국 금융계 거물의 만남은 심상치 않게 받아들여진다.블랙스톤이 하 회장을 영입한 이유로는 단연 '네트워크'가 꼽힌다. 한미은행장을 역임한 뒤 한국씨티은행을 10년간 이끌어 '직업이 은행장'이라 불린 인물이다. 2017년 11월 은행연합회장에서 물러난 뒤 SK하이닉스 이사회 의장을 맡았다. 그의 네트워크는 재계, 금융계뿐 아니라 법조계까지 다양한 영역에 깊이 침투해 있다. 바다 건너 월가까지 인맥이 자리 잡고 있다.
하 회장의 커리어에서 가장 빛났던 순간은 국가가 경제위기를 맞이했을 때다.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당시에 정부는 주요 경제대국과 통화스와프를 추진했다. 하 회장은 월가는 물론 워싱턴 조야까지 접촉하며 평생에 걸쳐 쌓은 네트워크를 쏟아부었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막후 조력하며 한국경제의 결정적인 순간에 이름을 남겼다.
이번에는 한국시장에서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한 블랙스톤의 구원투수가 되면서 또 다른 의미로 이름을 새겼다. 그간 블랙스톤은 한국에서 존재감이 미약했다. 한국법인은 유지했지만 2014년에는 사무소를 철수하며 쓴맛을 보기도 했다.
그러는 동안 글로벌 경쟁사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칼라일그룹,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모두 국내에서 꾸준한 투자 성과를 거두며 블랙스톤의 가슴을 시리게 했다. 경쟁사들은 하 회장과 같은 금융계 고위 인사를 회장으로 영입하지 않았다. 그를 선임했다는 사실을 공표하는 행위 자체가 이번에는 부진을 만회하겠다는 강한 의지의 '선언'인 셈이다.
하 회장의 앞에는 쉽지 않은 과제가 많다. 광범위한 네트워크로 외부의 일을 해결하는 것은 일차적인 문제다. 내부에서도 역할이 필요하다.
그간 국내 투자를 이끌어 온 국유진 한국 PE부문 대표의 고민과 과제를 보듬어야 한다. IB업계에 따르면 국 대표 역시 큰 목표가 있지만 여러 제약으로 괄목할 성과가 없었다. 김태래 부동산부문 대표에 관해서도 마찬가지다. 하 회장은 두 대표가 투자활동을 하는 데 있어 의사결정에 힘을 실어주는 역할을 자임할 필요가 있다.
하 회장은 지난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지난달 블랙스톤 한국 회장으로 정식 취임한 뒤 사실상 첫 해외 출장이다. IB업계에서는 그가 이번 출장에서 글로벌 본사와 소통하는 동시에 현지에서 보유한 네트워크에도 다시 한번 숨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이달 말 귀국해 본격적으로 업무를 시작한다. 하 회장을 전면에 내세운 블랙스톤이 앞으로 한국 자본시장에서 반전을 이룰지, 그리고 그의 활약에 한국경제는 무엇을 얻게 될지 주목된다. 얽히고 섥힌 내외부의 이해관계 속 '윈윈' 구조를 추구할 그의 노련한 가교 역할을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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