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유니타스, 구조조정 본격화…창업주 이사회서 배제 윤성혁 전 대표 이달 초 물러나, 최대주주 베인캐피탈 주도
최윤신 기자공개 2022-06-06 07:18:01
이 기사는 2022년 05월 27일 10: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에 난항을 겪으며 경영 어려움이 심화했던 교육기업 ST유니타스가 강도 높은 체질개선에 나섰다. 이달 초 창업자를 이사회에서 완전히 배제했고, 2017년 1200억원을 들여 야심차게 인수한 미국 교육 기업도 최근 매각했다.2020년 거금을 투자해 최대주주가 된 베인캐피탈이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의 칼을 빼든 것으로 풀이된다. 체질개선의 방향은 강점을 가진 성인 수험시장에 집중하는 방향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영업이익이 흑자 전환하는 등 재무에선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 ‘구조조정 전문가’ 투입, 이사회서 창업자 제외
ST유니타스는 이달 초 창업자인 윤성혁 전 대표이사를 이사회에서 완전히 배제했다. 윤 전 대표는 2011년 창업 이후 줄곧 대표이사를 맡아왔는데, 지난해 9월 김정택 대표이사가 부임한 뒤 ‘이사회 의장 역할에 집중하겠다’는 명목으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고 사내이사직만 유지해왔다. 하지만 윤 전 대표의 이사회 의장 체제는 채 1년이 지속되지 못했다. 회사 측은 윤 전 대표가 사내이사에서 물러난 이유에 대해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된 것”이라고만 설명했다.
교육업계에선 회사의 최대주주인 베인캐피탈 측이 구조조정 작업을 본격화 하는 것으로 본다. 베인캐피탈은 2020년 6월 ST유니타스에 1300억원을 투자하며 최대주주가 됐다. 베인캐피탈이 확보한 주식은 159만1187주로 발행주식 총수(250만7759주)의 63.4%에 달한다. 베인캐피탈이 가진 제4종 종류주식은 전환상환우선주(RCPS)임에도 보통주와 동일한 의결권이 주어졌다.
제4종 종류주식의 약관에는 ‘신주발행 계약에 포함된 윤 전 대표의 특정 진술과 보장이 허위인 것으로 밝혀지거나 거래관련서류상 약정이나 합의사항을 위반하는 경우’ 특별상환청구권이 주어진다는 내용이 달렸다. 베인캐피탈이 윤 전 대표와 특정한 약정을 맺고 투자를 진행했음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베인캐피탈은 투자 후 1년여간은 기타비상무이사만을 파견해 윤 전 대표의 경영권을 보장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지난해 9월 김 대표를 영입하며 기조를 바꿨다.
김 대표는 M&A에 특화된 인물로 평가받는다. 2019~2020년 베인캐피탈이 가지고 있던 휴젤에서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아 매각 사전작업을 주도했다. 이에 앞서선 카버코리아 CFO로 근무하며 유니레버에 피인수 작업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뉴욕시립대학교 회계학을 전공하고 미국 딜로이트와 안진회계법인, SK그룹 등에서 근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윤 전 대표는 김 대표가 영입된 후 사내이사 자리는 유지하고 ‘이사회 의장직을 맡았는데, 불과 8개월여만에 이사회에서 배제됐다. 창업자의 이사회 배제는 외부에 부정적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절차를 밟은 것으로 추정된다.
김 대표 취임 후 자회사 매각과 사업 정리가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 4월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12월 프린스턴리뷰(TUTOR.com)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올해 초 매각이 완료됐다. ST유니타스 측은 “핵심 사업인 성인 수험 시장으로 집중하기 위해 매각을 진행했다”며 “주식매매계약서상 인수자와 비밀보장 조항에 의해 매각조건에 대해서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프린스턴리뷰는 ST유니타스가 사세 확장에 열중하던 2017년 1206억원을 들여 인수한 미국 교육컨설팅 기업으로 미국 유학생 등을 대상으로 컨설팅, 강의 등을 제공한다. 영어강의 브랜드 ‘영단기’와 공무원 시험 브랜드 ‘공단기’를 통해 경험을 쌓은 에듀테크를 프린스턴리뷰의 사업에 접목시켜 글로벌시장을 공략하겠다는 목표였다. 과거 ST유니타스가 IPO를 추진할 때 밸류에이션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히기도 했다.
2017~2018년 연거푸 적자를 기록한 프린스턴리뷰는 2019년 흑자전환했다. 베인캐피탈이 ST유니타스에 투자한 2020년엔 순이익 60억원을 기록했다.
◇ ‘주력사업 집중’ 속도나는 체질개선
ST유니타스가 진행 중인 구조조정은 프린스턴리뷰에 국한된 건 아니다. 지난해 12월 유아동 교육사업 법인인 ST키즈도 지분 전량을 외부에 매각했다. 수능수학전문 법인인 수학일치는 청산했다.
스카이에듀로 잘 알려진 온라인 교육학원 현현교육은 온라인 사업부문 운영을 중단했다. 기존 재수학원 등 오프라인 교육사업은 운영 중이다. 공단기, 영단기 등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사업을 제외하고 남은 사업을 대부분 쳐내는 것으로 풀이된다.
구조조정 성과는 재무에서 이미 반영되고 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은 2215억원으로 전년(2613억원) 대비 줄었지만 영업손익이 흑자로 전환했다. 1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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