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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금융 명가 신협]한 명의 부자보다 100명이 잘사는 금융 만든다(7)광주문화신협, 전국 최상위 조합 도약…'상생·협력'하며 27년 연속 흑자

광주=고설봉 기자공개 2022-06-10 08:02:38

[편집자주]

신용협동조합은 올해 창립 62돌을 맞았다. 1500만명에 달하는 조합원 및 고객들과의 상생·협력을 바탕으로 자산 125조원 규모 대한민국 대표 금융협동조합으로 성장했다. 한국을 넘어 세계신협협의회 이사국, 아시아신협연합회 회장국으로 발돋움했다. 더벨은 신협을 이끌어가는 리더들을 만나 신협이 추구하고 있는 나눔경영과 포용금융 사례들을 조명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5월 31일 15: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 명의 부자보다 100명이 잘사는 부자동네를 키우는 금융.'

광주 문화신협(이하 문화신협)이 추구하는 가치다. 문화신협은 일반 금융기관으로부터 금융혜택을 받지 못하고 소외된 서민과 소상공인 등 사회·경제적 약자들의 지위향상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서민과 중산층의 따뜻한 이웃으로 서민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을 비전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지역사회에 대한 상생과 협력은 문화신협을 전국 최고의 조합으로 만든 원동력이다. 2021년 기준 문화신협은 전국 신협 가운데 자산총액 2위에 올랐다. 순이익 기준으로도 2위를 달성했다. 그만큼 지역사회와 조합원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고 있다는 증거다.

광주문화신협 첨단본점.

◇더불어 함께 잘사는 공동체를 그리다

문화신협은 1993년 11월 27일 설립됐다. 광주광역시 북구 문화동을 중심으로 소외된 지역주민들에게 금융혜택을 제공한다는 비전을 중심에 놓고 조합원들을 모집했다. 설립이 논의될 당시부터 ‘조합원의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웠다.

이에 따라 설립 초창기 문화동 일대에서 지역사회에 충실한 금융기관으로 서민들과 호흡했다.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으로부터 소외된 지역사회 소비자들을 위한 상생금융에 매진했다. 더불어 함께 사는 공동체를 만드는데 기여하기 위해서다.

문화신협의 설립과 성장 스토리는 신협중앙회 차원에서도 벤치마킹하는 우수사례다. 신협중앙회는 문화신협의 성장스토리와 고객관리 노하우 등을 메뉴얼화 해 전국 조합 실무자 대상 교육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광주 문화신협은 지난해 기준 전국 신협 가운데 두번째로 자산총액이 많은 조합으로 꼽혔다. 순이익도 두번째로 많고, 건전성은 가장 우수한 조합으로 꼽혔다. 지금의 문화신협은 과거 여러 번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만들어졌다.

문화신협이 지역 내 작은 금융기관에서 현재 전국 신협을 대표하는 우수조합으로 발돋움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지역사회와의 상생이었다. 시중은행 등 대형 금융기관들이 신용이 약하고 담보가 없는 서민과 소상공인, 기업들을 배척할 때 그들의 손을 잡아준 것은 문화신협이었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당시 문화신협은 서민과 소상공인, 기업들과 상생의 길을 택했다. IMF 충격으로 대다수 금융기관들은 쓰러져 가는 기업과 가계에 자금지원을 자제하는 대출억제정책을 펼쳤었다.

IMF 외환위기는 창립 후 얼마되지 않았던 문화신협에게도 큰 부담인 것은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문화신협은 일반 금융기관들과 다른 길을 걸었다. 저축 증대 캠페인을 진행하며 수신고를 늘렸다. 동시에 개인이나 기업에 폭 넓게 대출을 지원했다. 어려운 때 손을 내미는 신협으로 정체성을 지켰다.

문화신협 관계자는 “IMF 당시 문화신협 구성원들은 ‘국가가 망하고 지역주민들이 삶을 영위할 수 없게 된다면 신협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각오로 벼랑 끝에 몰린 기업과 가계에 자금을 공급했다”고 회상했다.

광주문화신협의 성장 발판이 됐던 문흥지점(옛 본점) 모습.

IMF 외환위기가 지나고 문화신협은 그야말로 ‘폭풍성장’했다. 신협이 내민 손을 잡은 서민과 소상공인, 기업들은 IMF 외환위기를 잘 견뎌냈다. 이후 자금력이 탄탄해지고 사업 여건이 개선되는 등 빠르게 정상화됐다. 우량해진 고객들은 문화신협을 떠나지 않고 오히려 문화신협에 더 적극적이고 충성적인 조합원으로 유입됐다

이러한 충성고객 및 조합원들을 등에 업은 문화신협은 본점을 1999년 9월 옛 문흥본점(현재는 문흥지점)으로 이전한다. 옛 문흥본점이 입점한 상가는 그 이전까지 제일은행이 입점해 있었다. IMF 외환위기 당시 구조조정 대상 점포로 선정돼 문을 닫았다.

문화신협은 해당 상가를 인수해 옛 문흥본점을 개설했다. 그 일대 사거리는 시중은행 점포가 모여있을 만큼 광주 북동부 지역 내 핵심 요지였다. 현재도 문흥지점 주변에는 시중은행과 상호금융 등 다양한 금융기관 지점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는 문화신협이 한단계 더 성숙할 수 있게 만들어준 계기였다. IMF 외환위기 때처럼 소상공인과 기업, 가계의 자금줄이 말라가던 상황이었다. 문화신협은 이들에게 자금을 공급하고 위기를 함께 극복할 수 있도록 신용과 관심으로 대출을 적극 실행했다.

IMF 때와 마찬가지로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대다수 금융기관들은 최대한 안전자산 위주로 대출을 취급했다. 이에 아랑곳 하지 않고 문화신협은 광주 북구 운암동에 두 개의 지점을 동시에 신규개점하며 금융 사각지대에 놓인 소비자들과 접점을 더 늘렸다.

어려운 시기였던 만큼 대출수요는 폭발적이었다. 문화신협은 지역주민들과의 신뢰와 유대를 바탕으로 대출확대 정책을 펼쳤다. IMF 때의 노하우가 상생금융을 더 확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그 때를 기점으로 매년 자산총액이 1000억원 이상씩 증대됐다. 문화신협의 고속성장이 시작됐다.

문화신협 관계자는 “문화동에서 시작한 문화신협은 서민들과 함께 두 번의 큰 경제위기를 잘 이겨내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서민금융기관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며 “기본에 충실하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통해 지역사회를 대표하는 금융협동조합으로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고영철 광주문화신협 이사장이 첨단본점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전국 최상위 조합…자체 역량 높여 경쟁력 확보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문화신협은 창립 이후 꾸준히 성장했다. 27년 연속 흑자경영을 달성한 우량한 조합으로 거듭났다. 2021년 말 기준 순이익 85억원을 거두며 전국 2위 조합으로 우뚝섰다. 이를 바탕으로 조합원들에게 출자금배당 22억원과 이용고배당 6억원 등 총 28억원을 환원했다.

수익 규모에 걸맞게 외형도 우량하다. 2022년 3월말 기준 자산총액 1조2829억원, 대출총액 1조1068억원으로 전국 2위 조합으로 성장했다. 같은 기간 예금총액은 1조1503억원으로 예대율 91.7%를 달성 중이다.

건전경영을 실현하기 위한 건전성 관리에서는 전국 최상위권 조합으로 평가 받는다. 2022년 3월말 현재 연체율은 0.3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고정이하여신비율 0.87%, 부실대출비율 0.02%로 철저한 여신관리를 통해 건전성 지표 1등급의 우수한 경영실적을 달성했다.


문화신협은 2022년 3월말 현재 7만4629명의 조합원을 두고 있다. 광주시 북구 일대에 본점 1곳(본부, 여신사업본부)과 지점 8곳(문흥, 양산, 운암, 동림, 매곡, 첨단, 동광주, 각화)을 두고있다. 직원 57명, 상임임원 2명, 비상임임원 7명 등 총 66명 임직원으로 구성된 조직으로 발돋움했다.

단위 조합으로선 드물게 자체 인재육성을 통한 지속가능 성장기반도 구축했다. 2020년 신협 최초로 금융연수원 ‘예비 심사전문인력양성’ 프로그램을 도입해 42명의 직원들이 주말 8주 동안 ‘신용분석, 여신심사, 여신법률’ 과정을 이수하며 여신 전문가로서 역량을 키웠다.

더불어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디지털금융 전환(DT)을 강화하기 위해 AI전문가, 인상학, 소통, 금리에 대한 이해 등 다양한 주제별 강사를 초빙해 지속적인 인재육성을 해오고 있다.

문화신협의 성장은 현재 진행형이다. 지난 4월 문화신협은 광주시 북구를 넘어 광산구로 공동유대가 확대되며 영업구역을 넓혔다. 북구 지역 8개 영업점포에서 자산총액 1조5000억원, 대출총액 1조3000억원을 목표로 지점장 중심 점포영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조합원 및 지역사회들과의 상생경영도 더 확대할 방침이다. 순이익의 7% 이상인 6억원 이상을 장학재단 및 사회공헌사업 예산으로 활용할 방침이다. 조합원 출자배당율은 순이익의 5% 이상 높이는 것이 목표다. 또 이용고배당금은 2021년 지급한 7억원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문화신협 관계자는 “지속 인재육성을 통한 기반 구축과 건전성 관리를 동반한 꾸준한 성장을 통해 한층 전문성 높은 서민금융기관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금융협동조합으로서 조합원들에게 편리한 접근성과 수준높은 서비스를 제공해 지역을 대표하는 상생금융 명가로 발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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