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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을 움직이는 사람들]'전략가' 원유현 사장은 왜 '1등 DNA' 강조했나④농기계 1위 아닌 미래농업 1위 도약 청사진 제시…대동모빌리티, 제주대동 CEO 겸직

박상희 기자공개 2022-06-21 07:40:27

[편집자주]

1947년 설립된 대동은 광복과 전쟁의 참화 속에서 '사업보국'을 기치로 내세우며 70년이 넘는 긴 세월을 거치며 한국의 농업 발전을 이끌어 왔다. 수많은 최초의 역사를 쓰며 국내 농기계 넘버원 회사로 성장했지만 매출 1조 클럽 가입에 성공하며 사세를 확장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3세 경영인 김준식 회장은 ‘100년 기업’으로의 영속을 위해 대동의 변화와 혁신은 불가피하다며 외부 출신 영입에 적극 나서고 있다. 대동그룹의 조직 문화와 주요 경영진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6월 15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동은 1947년 창사 이래 농기계 사업 국내 1위 자리를 고수해 왔다. 2020년 대동의 공동 대표이사로 새롭게 선임된 원유현 사장(사진)은 취임사에서 '1등 DNA'를 강조했다. 농기계 1등 기업 취임 일성으로 1등 DNA를 가져야 한다고 한 셈이다. 이유가 뭘까.

전략가인 원 사장은 대동이 100년 장수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단순 농기계 제조업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봤다. 김준식 회장의 '미래 농업'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해 대동이 단순히 농기계 제조업 분야 1등 위치에 안주해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일깨운 셈이다. △ 스마트 농기계 △스마트 모빌리티 △스마트 팜 등 미래 농업 전체 분야에서 1위로 도약하기 위해 원 사장이 강조한 1등 DNA는 대동에 어떻게 새겨지고 있을까.

◇KT 출신 전략가, 기획 및 전략 업무 커리어 특화

원 사장은 1970년생으로, 1988년 대원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후 1994년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8년 조지워싱턴대학교 경영학 석사를 마쳤다.

사회생활은 삼성그룹에서 시작했다. 1998년 삼성물산에 입사했다. 이후 ICT 기업인 KT로 적을 옮겼다. 2019년 대동에 영입된 원 사장의 이전 커리어를 살펴보면 △2001년 KTF 기획전략팀/신규사업팀 △2010년 KT 경영전략실 △2014년 KT 미래융합사업 추진실 상무 등을 거쳤다. 트랙 레코드가 기획 및 전략 업무에 특화됐다.

원 사장이 대동과 연을 맺은 것은 2019년이다. 당시 대동공업(현 대동)의 전략기획부문장(전무)으로 영입됐다. 본인의 커리어를 살려 전략기획 업무를 맡았다. 동시에 대동의 계열사인 제주대동 대표이사도 맡았다. 이듬해인 2020년 대동그룹의 모태이자 핵심인 대동의 총괄사장으로 선임됐다.

대동과 원 사장 인연의 시작은 우연이었다. 계열사인 제주대동에서 추진 중인 제주도 농업테마파크 등 신사업의 적임자를 찾던 중 원 사장을 김준식 회장의 지인이 소개해 준 것으로 알려졌다. 원 사장이 입사 초기 대동의 전략담당부분을 담당하고 제주대동의 CEO를 맡은 것은 이 때문이다.

원 사장은 입사한 지 1년 만에 대동의 CEO 자리를 꿰찬다. 원 사장의 전략가로서의 면모와 대동그룹을 100년 그룹으로 영속시키기 위한 김 회장의 니즈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대동의 미래 경영전략을 확립하는 게 그에게 주어진 미션이었다.

원 사장은 CEO 취임 이후 기존 '대동공업'에서 '공업'이란 단어를 떼고, 대동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전통 제조업의 이미지에서 탈피하기 위한 조치였다. 대동의 기존 농기계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미래 농업을 대비한 신사업 발굴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했다. 대동은 미래 성장 동력을 △스마트 농기계 △스마트 팜 △스마트 모빌리티 등 세 축으로 삼았다.

◇"창의성 중요시, '톱 다운'보다 '바텀 업' 의사소통 강조"

원 사장은 올해부터 그룹의 모태이자 주축인 대동 이외에도 대동모빌리티의 CEO도 겸직한다. 2019년 첫 수장을 맡았던 제주대동 CEO도 겸직한다. 원 사장이 대동모빌리티 CEO를 겸직하는 것은 대동그룹의 미래 성장 전략 중 하나인 '스마트 모빌리티'를 실행할 계열사로 대동모빌리티를 낙점한 것과 맞물린다.

대동모빌리티는 최근 몇 년 사이 대동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급부상하고 있다. 대동그룹에는 대동(유가증권시장)을 비롯해 대동기어와 대동금속(이상 코스닥 상장사) 등 상장 계열사가 3곳 있다. 대동그룹은 비상장상인 대동모빌리티를 성장시켜 4번째 상장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대동과 대동모빌리티를 중심으로 추진하는 스마트 모빌리티 사업은 크게 △가드닝 모빌리티(승용잔디깎기, 다목적 운반차) △레저 모빌리티(골프카트) △퍼스널 모빌리티(스마트 로봇체어,E-바이크) 등으로 구분된다. 10여년 전 김 회장이 농기계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하고 사업 다각화로 농기계 기술을 활용해 레저 목적의 골프카트, 다목적 운반차 등을 선보인 것이 시초다.

이후 북미에서 대동의 수출 브랜드 카이오티(KIOTI)를 농장 및 주택의 시실 관리 장비인 GCE(Ground Care Equipment) 브랜드로 확장을 추진했다. 2019년 승용잔디깎기를 북미에 론칭하면서 가드닝 모빌리티 시장에도 진출하게 됐다.

현재 모빌리티 사업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대동의 골프카트는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25%에 육박하며 현재 시장 2위를 넘보고 있다. 승용 잔디깎기는 북미 시장 놓고 봤을 때 출시 첫해인 2019년 대비 2021년 판매량이 420%까지 증가했다.

원 사장은 2020년 취임사에서 "대동은 현재 '농기계에서 미래 농업으로' 가는 위대한 변화를 준비하는 출발선에 서 있다"면서 "미래농업 선점을 위해서는 첫 번째로 '1등 DNA'를 가져야한다"고 말했다.

1등 DNA 구현을 위해 원 사장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창의성이다. 원 사장이 취임사에서 "리더가 맨 앞에 앉아 구성원들에게 열심히 노를 저으라고 명령하는 '조정 경기'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면서 "미래농업은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기 때문에 창의성을 극대화시키는 형태의 일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 사장은 임원뿐만 아니라 실무자와도 자주 회의를 하는 등 '톱다운(top down)'보다는 '바텀업(bottom up)' 방식의 의사소통과 의사결정 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동 관계자는 "원 사장은 임원으로부터 보고 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와 격의 없이 아이디어 회의를 한다"면서 "전략통 출신이다 보니 중장기 로드맵을 중요시하는데, 그 과정에서 평직원들의 창의력과 혁신성을 최대한 반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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