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관인사 잇따라 영입…미국라인 강화 이유는 산업부·미국변호사 출신 채용, 美 반도체법 지연 등 정치적 리스크↑
원충희 기자공개 2022-07-11 10:03:26
이 기사는 2022년 07월 08일 07: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산업통상자원부 4급 출신 공직자를 글로벌협력(Global Public Affairs, GPA)팀 상무로 영입했다. 영입된 이는 미국변호사 출신의 미주지역 업무를 주로 했던 인사라 결국 대미 대관라인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읽혀진다.2017년 트럼프 정권 시절부터 바이든 정권까지 글로벌 정치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삼성전자도 미국 대관활동을 강화하는 중이다. 더구나 70억달러(약 22조원) 규모의 대대적 투자를 결정했지만 미 의회의 관련법 처리 지연으로 차질이 생기면서 대미라인을 보강할 필요가 커진 상황이다.
◇권혁우·마크 리퍼트 등 미주전문가 영입, 글로벌 대관부서 합류
삼성전자는 지난 1일 권혁우 전 산업부 미주통상과장(4급)을 지난 1일부터 디바이스솔로션(DS) 부문 GPA팀 상무로 영입했다. 행정고시 45기로 미국 조지타운대 법학전문대학원 출신으로 미국 변호사 자격증도 갖고 있다.
공직생활 중에 통상교섭본부 북미EU통상과, 산업부 통상정책총괄과,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해외대응팀장, 산업부 통상교섭실 자유무역협정(FTA)협상총괄과장, 주제네바 한국대표부 참사관, 세계무역기구(WTO) 세이프가드위원회 의장, 산업부 미주통상과장 등을 거쳤다.
권 상무가 미주통상과장을 지냈고 DS부문에 배치된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관련 대미 대관업무를 맡을 것으로 전해진다. 20여개 국가에 걸쳐 사업을 하는 삼성전자는 경영지원실 산하에 GPA팀이란 해외 대관부서를 두고 있다.
특히 미국은 북미총괄 소속 대외협력팀장이 대관업무를 주관한다. 삼성전자의 외국인 임원 1호인 데이빗 스틸 부사장이 북미총괄 대외협력팀장에서 떠난 뒤 마크 리퍼트 전 주한미국대사가 부사장으로 영입돼 그의 자리를 이었다. 그 산하로 미국의 주요 대관창구인 워싱턴사무소가 있다. 미국 정·관계 주요 오피니언 리더들과 커뮤니케이션을 목적으로 하는 곳이다.
◇반도체법 지연에 22조 파운드리 투자 적신호
삼성전자는 2017년 트럼프 정권 이후 보호무역주의 대두와 미중갈등 심화를 계기로 미국 대관활동이 활발해졌다. 미국 정치자금 조사단체 '오픈시크릿츠(Open Secrets)'에 따르면 트럼프 집권 4년(2017~2020년) 동안 쓴 로비자금은 1421만달러(185억원)로 오바마 집권 8년(2009~2016년)간 사용된 764만달러(99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된다.
바이든 정권이 들어선 작년에는 372만달러(48억원)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올 1분기는 160만달러로 전년 동기(107만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공개된 로비자금은 주로 로비스트업체 고용과 사무실 임대료 및 각종 경비와 인건비"라고 말했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 등으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공장부지를 선정하고 22조원 규모의 투자를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공장 건설을 위한 착공식은 미뤄지고 있다. 미국 의회에서 반도체 지원법(Chips Act)이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다.
520억달러(약 68조원)에 이르는 미 정부의 파격적 세제혜택과 인센티브 등을 믿고 투자한 것인 만큼 법안이 제대로 시행되지 않을 경우 삼성전자로선 계획에 차질이 생긴다. 이런 정치적 이해관계가 사업에 영향을 주는 만큼 삼성전자는 미국 대관라인을 강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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