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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유아이 '콜옵션 無' CB, 배수진 친 변익성 회장 주식전환 시 최대주주 지위·풋옵션 시 윈저 지분 '흔들'…이유 있는 유증 '동시진행'

구혜린 기자공개 2022-07-14 08:20:42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2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더블유아이가 '윈저' 인수를 위해 발행하는 전환사채(CB)는 전반적으로 회사에 불리한 구조로 짜여 있다. 주식전환 청구 시 변익성 더블유아이 회장이 최대주주 자격을 잃을 정도의 신주가 발행될 수 있으나, 콜옵션(매도청구권) 조건이 없다. 풋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에 제대로 대응을 못하면 막대한 담보를 잃을 위험도 상존한다.

변익성 회장은 나름의 '큰 그림'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블유아이는 CB 발행 직후 유상증자를 단행하는데 여기에 변 회장이 직접 투자자로 나선다. 투자금으로 윈저 사업을 안정화한 뒤 CB 조기상환을 진행, 더블유아이에 대한 지배력과 담보를 모두 지킬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닥 상장사 더블유아이는 오는 8월 4일 800억원 규모의 16회차 CB를 발행할 예정이다. CB 납입 자금은 위스키 브랜드 윈저 사업부문 인수를 위한 '하일랜드 제1호 사모투자합자회사(PEF)' SPC 지분 99.5%를 확보하는 데 쓰일 출자금이다. 당초 지난달 4일 발행 예정이었나, 인수자 요청으로 납입일이 한 달 연기됐다.

더블유아이 투자자들은 이번 CB 납입일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CB 발행 여부에 더블유아이의 신사업 개시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기존 카카오 캐릭터 등으로 IP(지적재산권)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더블유아이는 윈저 브랜드를 인수해 IP 사업을 글로벌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800억원 CB 납입 예정자는 오비트투자파트너스로 코스닥 상장사 오르비텍의 자회사다. 오르비텍 외에도 다양한 기업들이 이번 CB 투자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블유아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CB 납입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더블유아이는 16회차 CB에 콜옵션 조건을 포함하지 않았다. 반면 풋옵션은 포함됐으며, 1년6개월 뒤부터 3개월마다 채권자가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다. 바로 직전에 발행한 14회차(50억원), 15회차(100억원) CB에 콜옵션과 풋옵션을 모두 포함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납입되는 투자금 만큼이나 CB 인수자의 주식전환 청구 시 발행될 수 있는 주식 규모가 상당하다. 이번에 확정된 전환가액은 1주당 1450원으로 총 6400만주의 보통주가 발행될 수 있다. 더블유아이 발행주식총수(보통주 8090만주)의 무려 80%에 달하는 규모다.

최대주주의 지분율 희석 우려가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변익성 회장을 포함한 더블유아아이 오너 일가는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발행주식총수의 27.42%(2218만주) 수준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만약 16회차 CB가 모두 주식으로 전환된다면 오너 일가의 지분율은 15.31%로 하락한다.

투자자의 풋옵션 행사에 응하지 못할 경우 담보를 잃을 위험도 있다. 더블유아이는 이번에 CB를 발행하면서 윈저 인수를 위한 SPC 지분 99.5%를 담보로 걸었다. CB 납입금으로 출자를 완료해 SPC 지분 인수가 무사히 마무리될 것으로 본 셈이다.

이번 CB 투자자는 만기이자(이율 3%)나 주식전환으로 얻을 차익보다 SPC 지분을 눈여겨본 것으로 보인다. 더블유아이는 이번 CB에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상향 및 하향 조건을 일절 포함시키지 않았다. 주가 하락 시 투자 위험이 상존하는 것이다. 반면 투자금액에 대해 일부라도 상환이 어려울 경우, 이에 맞춰 SPC 지분 일부를 제공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변익성 더블유아이 회장은 CB 발행 조건에 콜옵션을 포함시키지 않았지만 지분율 희석에 대비할 방안을 사전에 마련했다. CB 발행과 별도로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는데, 변 회장과 관계사 코럴핑크가 투자자로 나선 것이다. 코럴핑크는 변 회장의 두 아들이 지분을 50%씩 보유하고 있는 가족회사다.

유상증자 후 더블유아이의 발행주식은 1억2720만주로 확대된다. 이에 따라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53.84%(6848만주)로 늘어난다. 16회차 CB가 추후 전액 주식으로 전환되더라도 오너일가의 지분율은 35.82%로 지금보다는 확대된 수준으로 유지된다.

더블유아이는 유상증자 실행은 언제든 가능하단 입장이다. 지난 1일 더블유아이는 CB 납입이 지연됨과 동시에 유상증자 납입도 6개월 연기했다. 하지만 이는 오비트투자파트너스가 조성할 CB 납입금에 유상증자 자금이 일부 투입되는 게 아니냐는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이며, CB 발행 후 유상증자를 곧장 실행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CB 발행과 유상증자 실행을 한 묶음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렇게 마련한 자금으로 추후 CB를 조기상환할 가능성이 크다. 변 회장은 더블유아이 최대주주로 오른 직후 CB를 잇달아 조기상환하고, 취득한 CB를 프리미엄을 붙여 재매각하기를 반복했다. 12회차 CB는 14억원, 13회차는 전액(60억원) 상환했으며 최근에는 15회차 CB 일부인 9억원을 회사 보유자금으로 만기 전 상환했다.

더블유아이와 오비트투자파트너스의 거래는 처음이 아니다. 오비트투자파트너스는 더블유아이가 2018년 발행한 13회차 CB에 10억원가량을 납입하고 조기상환에 따른 이득을 누린 바 있다.

더블유아이 관계자는 "콜옵션과 리픽싱 조건 모두 투자자들과 사전에 협의된 내용"이라며 "3월 이사회 때 확정된 내용 그대로 발행 결정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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