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하이텍, '브랜드사업부' 분사 나서는 까닭 "고객사와 경쟁하지 않는다" 시스템 설계 부문 떼어내 파운드리 역량 강화 포석
김혜란 기자공개 2022-07-12 14:49:48
이 기사는 2022년 07월 12일 14시2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8인치(200㎜) 웨이퍼 기반 파운드리(반도체위탁생산) DB하이텍이 시스템 반도체 설계 사업을 담당하는 '브랜드사업부' 분사를 추진한다. 주력 사업인 파운드리 부문과 팹리스 영역을 분리해 각각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12일 DB그룹 측은 "파운드리 사업부와 설계(팹리스)를 담당하는 브랜드사업부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분사를 검토 중"이라며 "구체적인 방법이나 시기 등은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왜 분할하나?
DB하이텍은 국내에서 삼성전자 다음으로 큰 규모의 파운드리다. 파운드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를 자회사로 둔 SK하이닉스가 추진 중인 키파운드리 인수를 마무리 지으면 DB하이텍보다 규모가 커지나 현재로선 DB하이텍의 캐파(CAPA, 생산능력)가 더 크다. 국내 파운드리는 삼성과 SK, DB하이텍 세 곳으로 압축된다.
그러나 DB하이텍은 자체 반도체 칩 설계도 하고 있어 파운드리사업만 하는 '순수 파운드리'는 아니다. DB하이텍은 브랜드사업부를 통해 디스플레이구동칩(DDI) 외주 설계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브랜드사업부의 매출 규모는 전체(작년 DB하이텍 매출액 1조2147억원)의 20% 수준인 2000억원대로 알려졌다.
국내에서 현재까지 순수파운드리는 키파운드리가 유일하나 종합반도체기업(IDM) SK하이닉스가 인수를 앞두고 있어 이 타이틀을 조만간 잃게 된다. 한 반도체 기업이 파운드리와 팹리스 사업을 동시에 하면, 파운드리 사업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파운드리 고객사는 팹리스다. 고객사 입장에선 설계도가 '경쟁사'에 유출될 것을 우려할 수 있어 위탁생산을 맡기기가 부담스럽다. 대만 TSMC가 세계 1위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도 '고객사와 경쟁하지 않는다'는 모토를 내세운 덕분이다.

회사 측은 팹리스를 독립법인으로 떼어내는 것이 팹리스와 파운드리 두 사업 영역 모두에 이득이 된다고 보고 있다. 우선 파운드리 입장에선 고객사를 유치하고 신뢰 관계를 이어가기에 좀 더 유리해진다. 일각에서 삼성전자 파운드리나 팹리스 분사를 주장하는 것도 두 사업부를 분리해야 팹리스 고객사가 파운드리에 믿고 물량을 맡길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브랜드사업부의 현재 주력은 액정표시장치(LCD)용 DDI라 고부가가치는 아니기 때문에 매출규모가 20% 정도를 차지해도 영업이익률은 파운드리 사업 수익성보다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브랜드사업부를 떼어내면 DB하이텍의 수익성 개선도 이뤄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브랜드사업부 입장에선 독립한 후 현재 추진 중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DDI 등 고부가가치 제품 분야로의 포트폴리오 확대에 집중할 수 있다. 최근 황규철 삼성전자 전 전무를 브랜드 사업부장(사장)에 선임한 것도 이런 그림을 염두에 두고 단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황 사장은 1990년 삼성전자 입사 후 30년 넘게 반도체 부문 시스템LSI사업부에서 근무했던 인물이다. 황 사장은 브랜드 사업부 분사 후 초대 대표직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DB하이텍은 실리콘카바이드(SiC) 등 신사업 진출에 집중하고 (독립한) 팹리스는 OLED용 DDI 외에 다른 영역으로도 제품군을 넓힐 수 있는 기반이 생기는 것"이라고 말했다. DB하이텍은 실리콘(Si) 대비 고전압, 고전류, 고온에서 동작이 가능해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꼽히는 SiC 전력 반도체 생산라인 구축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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