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등 켜진 부동산PF]대출한도 없는 보험업계, 리스크 관리 급하다⑤PF 대출 연체율 0.31%, 대형사 중심으로 대출채권 유지 가닥
전기룡 기자공개 2022-07-22 07:49:57
[편집자주]
다수 사업지가 최근 공매로 나오고 있다. 원자재값 부담에 금리이슈까지 맞물리면서 일부 현장에서 사업 종주를 포기한 영향이다. 반면 개발 일선에 있는 증권사들은 투자여력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늘리거나 유지하고 있다. 이미 건전성 지표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리스크 관리에 무게를 더하지는 않고 있다. 더벨은 부동산 PF의 현 상황은 어떤지, 또 리스크는 과연 어느 정도인지 등을 점검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7월 21일 09: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험사들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가 확대 추세다. 보험사들은 그간 저금리 하에서 부동산 대체투자를 확대해왔다. 다른 제2금융권과 달리 부동산 PF 대출한도가 없다는 점도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했던 이유다.문제는 최근 업황이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는데 있다. 한국은행이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했다. 지방에서는 미분양 주택이 늘고 있다. 안정적이었던 부동산 PF 연체율이 이번 1분기 급격히 상승한 점도 달라진 시장 분위기를 반증한다.
◇부동산 PF 대출채권, 5년만에 20조원 증가
2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들의 부동산 PF 대출채권은 이번 1분기 기준 42조2000억원대로 집계됐다. 보험사들은 부동산 PF를 비롯해 자산유동화 특수목적법인(SPC), 투자펀드·신탁 등 비연결구조화기업에 대한 대출채권과 위험수준을 공시하고 있다.
눈에 띄는 부분은 부동산 PF 대출채권이 매분기 꾸준히 늘어났다는 점이다. 부동산 PF 대출채권은 2017년 이래로 매년 적게는 2조원, 많게는 8조원씩 증가했다. 이로 인해 2017년 처음 20조원을 상회하기 시작한 부동산 PF 대출채권은 4년만에 두 배가량 뛰었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대체투자에 집중했던 보험사가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보험사들은 지난해까지 저금리로 인해 주식이나 채권 같은 전통적인 자산운용 측면에서 수익이 나지 않자 대출을 늘리는 쪽을 택했다.
특히 가계대출과 더불어 PF 대출에 힘을 실어왔다. 증권사와 저축은행, 여신전문금융사 등 제2금융권은 부동산 PF 대출한도가 설정돼 있는 반면 보험사의 경우 별도의 규제가 없다는 점도 공격적인 투자가 가능했던 이유다.
문제는 PF 대출을 늘릴 수 있는 근거가 됐던 저금리 기조가 끝나간다는데 있다. 한국은행은 2020년 말 기준금리를 1%대로 다시 끌어올렸다. 올해에는 1월과 4월, 5월에 걸쳐 기준금리를 25bp씩 올렸다. 이달에는 기준금리 도입 이래 처음으로 빅스텝을 단행했다.
부동산 시장도 PF에 집중했던 보험사들에게 그리 우호적이지 않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전국 미분양 주택은 2만7375가구다. 지난해 9월(1만3842가구) 대비 두 배가량 늘어났다. 준공후 미분양 주택이 6000가구대에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이 유일한 위안거리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말 보험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간담회에서 "PF 대출과 같은 고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달라"면서 "최근 원자재 가격상승에 따른 공사중단 사태 발생 등으로 부동산 파이낸싱 대출이 부실해질 위험이 증가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저금리 기조 끝나자 연체율 상승…대형 보험사 대출채권 유지 가닥
저금리 기조가 끝나면서 부동산 PF 대출채권 연체율도 다시금 상승하는 모양새다. 2019년까지 0.21% 수준이었던 연체율은 2020년 기준금리가 1%대 아래로 떨어지면서 0.11%까지 개선됐다. 지난해에는 연체율이 0.07%까지 떨어져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했다.
반면 이번 1분기 연체율은 전년 말 대비 0.24%포인트 오른 0.31%를 기록했다. 올해 한국은행이 연이어 기준금리를 인상한 시점과 맞물린다. 빅스텝까지 이뤄진 만큼 2분기에는 연체율이 보다 상승할 여지가 남아있다.
국내 보험사들의 건설업 및 부동산·임대업 대출채권 연체현황을 봐도 알 수 있다. 2019년 말 554억원 수준이었던 연체금액은 저금리 기조를 맞아 지난해 말 419억원까지 감소했다. 반면 이번 1분기에는 1513억원까지 급증한 상태다.
세부적으로는 메리츠화재의 대출채권 연체금액이 1106억원으로 전체의 3분의 2를 차지했다. 전년 말(113억원)과 비교해도 993억원 늘었다. 이외에 하나생명보험(100억원), 흥국생명보험(1억원) 등에서 연체금액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형 손보·생보사들은 PF 대출채권을 늘리기보다 유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일례로 삼성생명의 올해 1분기 기준 PF 대출채권 규모는 18조7143억원이다. 전년 말 대비 3155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매년 2~3조원씩 늘리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교보생명(8조3654억원)도 같은 기간 PF 대출채권이 446억원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외에 삼성화재(10조4171억원→10조3751억원, 한화생명(7조2246억원→6조9871억원), 메리츠화재(6조4870억원→6조1099억원) 등은 전년 말과 비교해 PF 대출채권 규모가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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