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7월 26일 07시4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달 ‘사상 첫 검사 출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내정 당시 사실상 기대보다는 우려가 더 컸다. 금융시장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는 추측과 금융범죄 수사에 치우칠 수 있다는 얘기가 주를 이뤘다.해외서도 검찰 출신 금융당국 수장은 전대미문일까. 당국 관계자와 식사 자리에서 벤자민 로스키 뉴욕금융감독국장(NYDFS)의 존재를 처음 들었다.
추가 인물 탐구 중 로스키 국장에게서 이 원장과의 미묘한 유사성을 발견했다. 윤석열 검찰 사단, 1972년생 최연소 금융당국 수장, 과거 굵직한 금융 수사 경험들, 출신으로 인한 업계 선입견 등 이 원장을 둘러싼 많은 부분들이 로스키 국장과 비슷했다.
로스키 국장 소개엔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가 빠질 수 없다. 쿠오모 주지사가 뉴욕주 검찰총장이었을 당시 검찰총장실 검사로 총장의 오른팔 역할을 했다. 쿠오모는 주지사로 당선된 뒤 총 4400개 금융사를 감독·규제하는 금융감독국을 만들었는데 초대 수장으로 로스키 검사를 임명했다. 로스키 국장은 1971년생으로 당시 나이는 41세였다.
처음엔 월가의 저승사자가 될 것이란 우려가 많았다. 성격이 불같은 쌈닭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실제 대이란 불법자금 세탁혐의로 영국 SC은행과 프랑스 BNP파리바은행에 조 단위 벌금을 부과했을 땐 거침없는 처사로 이슈몰이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로스키 국장 퇴임 후 임기 4년에 대한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다. 소비자 권익 향상에 노력했으며 효율성으로 정부기관장의 모범이 됐다는 호평이 잇따랐다. 뉴욕 감독국이 글로벌 대형 금융사들이 집결한 세계 최대 금융 중심지 뉴욕의 위상을 지켰다는 공도 인정받았다.
뿌리가 검사였던 그가 현재 금융전문가로 이름을 알리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로스키 국장은 금융 규제, 금융 기술, 소비자 보호에 대한 전략을 제공하는 금융컨설팅펌의 대표로 있다. 국장 재임 시 비트코인 규제안 마련이라는 커다란 공적을 세운 만큼 가상화폐 자문도 담당한다.
로스키 국장 사례를 봤을 때 이 원장을 향한 일부 회의적 시선은 섣불러 보인다. 이 원장은 취임 이후 50여일, 막 허니문 기간을 끝냈다. 한 달 간 은행, 보험사, 여전사 수장들과 릴레이 간담회를 가졌고 활발한 스킨십 행보를 통해 빠른 속도로 업무 파악을 마쳤다.
‘이복현 색채’는 슬슬 나타나기 시작했다. 5년 동안 변함없었던 정례회의 일정을 바꾸는가하면 25일엔 부원장 4명 중 3명을 교체했다. 이후 부원장보를 포함한 추가 인사 폭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존재감과 조직 장악력도 상당하다.
이 원장이 임기를 마칠 때 검찰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진정한 금융당국 수장으로 인정 받을지 관심있게 지켜볼 일이다. 어떤 발자취를 남길지는 이 원장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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