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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다방과 버디' 오해와 진실, 그룹 감사로 풀릴까 [스타벅스는 지금]①흥행 지표 '굿즈 이벤트' 논란 후폭풍, 수술대 오른 커피전문점

김선호 기자공개 2022-08-24 07:49:47

[편집자주]

국내 커피시장 고객들을 열광시켰던 스타벅스 '굿즈'가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다. 발암물질 검출 의혹으로 고객과 공고했던 관계에 균열이 생기자 20년 넘게 쌓아온 브랜드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그 상흔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을 전망이다. 오늘 스타벅스가 직면한 위기의 배경과 의미를 짚어보고 현주소를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19일 0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 점유율 1위를 점하고 있는 SCK컴퍼니(옛 스타벅스커피코리아)가 최대 위기를 맞았다. 지난해까지 꾸준한 실적 개선을 이뤄오다 올해 증정품 '서머 캐리백'에서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논란에 휩싸이면서 신세계그룹 감사까지 받게 됐다.

국내에서 고객들에게 스타벅스 커피전문점은 '별다방'으로 불린다. 브랜드에 보내는 소비자들의 애착이자 관심의 표현이다. 이에 화답하듯 SCK컴퍼니에서는 스타벅스를 이용하는 고객을 '버디'라고 칭한다. 별다방과 버디는 스타벅스와 소비자간 신뢰관계를 의미하는 별칭인 셈이다.

그러나 최근 발생한 발암물질 검출 논란은 별다방과 버디의 관계를 흔들어놓았다. 이전에도 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처럼 사회적 공분을 산 적은 없었다는 평가다. 브랜드 가치 훼손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신세계그룹까지 나서 소비자와 관계 봉합에 나서게 됐다.

◇자본금 200억에서 기업가치 2.7조까지

1997년 설립된 SCK컴퍼니는 1999년 서울 이화여대 앞에 1호점을 개점하면서 스타벅스를 국내에 상륙시켰다. 당시 SCK컴퍼니의 지분은 이마트와 미국 본사(Starbucks Coffee International)가 각각 50%씩을 소유했다. 총 납입자본금은 200억원이다.

1999년 7월 27일 이화여자대학교 앞 스타벅스 1호점 개점 현장.

스타벅스 브랜드는 2000년대 초반 '된장녀(과시형 소비를 일삼는 사람)'의 사치품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SCK컴퍼니는 올해 2분기 전국에 1714개점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성장했고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그만큼 스타벅스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충성도는 높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이러한 브랜드 가치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는 이마트와 미국 본사의 맞손 전략이 주요하게 작동했다. 미국 본사의 글로벌 운영 지침과 이마트의 로컬화 작업이 있었기 때문이다.

SCK컴퍼니에 따르면 스타벅스 점포가 운영되고 있는 전세계 84개국은 글로벌 운영지침에 따르게 돼 있다. 이에 따라 SCK컴퍼니도 상품 개발과 출시·인테리어·서비스 방침 등 스타벅스 운영 매뉴얼을 토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랜드 가치를 유지시키기 위한 미국 본사의 지침이다.

여기에 한글간판, 좌식 매장, 지역특산물 활용 음료 및 식품, 사이렌오더 등이 국내에서 전 세계 최초로 진행됐다. 특히 원격 주문 서비스인 ‘사이렌오더’는 대표적인 O2O(Online to Offline) 성공 모델로 꼽히며 미국·영국·캐나다 등으로 퍼져나갔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SCK컴퍼니는 2조3856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영업이익은 2393억원 규모다. 최초 공시된 2000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당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86억원, 4억원 수준이었다. 21년 동안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뤄낸 셈이다.

이러한 실적을 기반으로 이마트는 SCK컴퍼니의 기업가치를 2조7100억원으로 책정했다. 지난해 이마트는 미국 본사가 보유한 지분 17.5%(70만주)를 4743억원에 인수했다는 점을 비춰보면 SCK컴퍼니는 3조원에 가까운 몸값을 지닌 기업으로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흔들린 성장 기반 '신뢰관계', 소통이 문제였나

스타벅스라는 브랜드 가치를 활용한 SCK컴퍼니의 '스타벅스 굿즈'는 매년 오픈런 대란과 품절 사태, 고가 리셀 현상 등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서머데이쿨러(아이스박스)와 서머나이트 싱잉랜턴 등의 여름 증정품은 판매 사이트 접속 장애까지 발생시키기도 했다.

이는 소비자의 스타벅스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를 드러내는 일로 회자된다. 그러나 올해 종이빨대에서 휘발성 화학물질 냄새가 난다는 문제 제기부터 커피 맛이 변했다거나 샌드위치 내용물이 부실하다는 지적까지 일면서 소비자와 관계에 미세한 균열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종이빨대의 경우 제조업체에서 코팅액 배합 비율을 조정하면서 발생한 문제로 바로 해당 제품을 전량 회수하기는 했지만 인체에는 무해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이마트가 최대주주로 올라선 후 경영전략이 바뀐 것이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서도 무관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SCK컴퍼니로서는 매년 진행해온 ‘스타벅스 굿즈’가 최대 위기로 다가올 것이라는 예상을 할 수 없었다. 이전까지의 잡음은 스타벅스가 국내 커피전문점 시장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는 만큼 당연히 짊어져야 하는 왕관의 무게라고 여긴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올해 스타벅스 굿즈로 내세운 '서머 캐리백'에서 오징어 냄새와 비슷한 악취가 난다는 게시물이 온라인 상에 게재되면서 논란이 커지기 시작했다. 이는 발암물질 검출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사회적 공분을 사게 됐고 SCK컴퍼니는 설립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하게 됐다.

SCK컴퍼니는 제작 과정에서 인쇄 염료가 충분히 마르지 않아 발생한 것으로 인체에 무해하다며 초기 대응에 나섰다. 그러다 포름알데히드하이드 검출 논란까지 사건이 커지자 고객 사과문을 내놓으면서 진화에 본격적으로 착수했다.

올해 7월 게재된 고객 사과문을 통해 SCK컴퍼니는 "무엇보다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본질을 적확히 이해하지 못했고 초기 커뮤니케이션의 미숙함으로 불신과 오해를 증폭시킨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를 보면 SCK컴퍼니는 소비자와 소통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품질 관련 검증 프로세스를 강화하고 엄격한 자체 안전 기준을 정립해나가겠다는 방침을 발표하기도 했지만 초기 대응의 미숙함이 이번 사건이 커지게 된 주요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신세계그룹 차원에서도 이례적인 감사에 착수하면서 SCK컴퍼니와 소비자 간 신뢰관계를 회복시키는데 주력하는 양상이다. 소비자가 지닌 오해를 풀고 진실을 드러내기 위한 그룹 차원의 조치이자 SCK컴퍼니의 기업가치를 유지시키기 위한 수술 작업으로도 관측된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고객과 임직원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고 있고 이번 스타벅스 논란을 매우 엄중하게 인식하고 있다"며 "인사와 업무 방식 등 전반에 걸친 철저한 내부 조사를 진행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SCK컴퍼니 관계자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이화여대 1호점 개점 당시 초점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지난 23년 동안 성장이라는 화려함 속에 놓치고 있는 것은 없는지 절박한 위기의식으로 뒤돌아보고자 한다"며 "품질 확보를 위해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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