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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정밀화학 지분 매집하는 롯데케미칼, 주주 손익은①지분율 43%, 연결 편입 가능성 높아…기업가치 제고 따른 주가상승 기대감

유수진 기자공개 2022-09-06 07:38:49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1일 10: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케미칼이 롯데정밀화학 지분율을 43%까지 끌어올리는 등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작년 11월 중순부터 9개월 넘게 지분 매입을 이어온 결과다. 이 기간 수십차례에 걸쳐 306만주 이상을 사들이며 정밀화학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했다. 추가 취득에 나설 가능성도 남아있다.

의도가 무엇인지는 아직 정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다양한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기본적으로 기업가치 제고 목적일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움직임이 롯데케미칼 주주에 직간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작년 초부터 일년 반 넘게 우하향하고 있는 주가를 붙잡을 수 있을 지도 관심이다.

롯데케미칼은 현재 롯데정밀화학 주식 1109만3000주(4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원래부터 이 정도 지분을 갖고 있었던 건 아니다. 작년 11월 갑자기 주식을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전까진 2016년 2월 삼성그룹으로부터 정밀화학(당시 삼성정밀화학)을 인수할 당시 보유량(803만1190주·31.13%) 그대로였다. 5년8개월 동안 전혀 변화가 없다가 돌연 지분 매입을 결정한 셈이다.

속도를 붙이기 시작한 건 올해 들어서다. 3월 초 지분율을 35.5%로 끌어올리더니 6월엔 37.8%를 넘겼다.

8월엔 하루가 멀다하고 지분을 샀다. 총 열 여덟차례에 걸쳐 모두 134만7483주를 매집했다. 거의 매일 적게는 1만7313주에서 많게는 16만4000주까지도 사들였다. 이를 위해 총 210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 결과 1년도 채 되지 않아 지분율이 31.13%에서 43%로 12%포인트(p) 가까이 늘었다.

롯데케미칼 측은 '책임경영 강화'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최대주주(롯데케미칼)가 탄탄한 지분율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경영에 나서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다만 이를 그대로 믿기엔 다소 설득력이 부족하다. 경영권 리스크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수천억원을 들여 지배력을 확대하는 모양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롯데케미칼이 정밀화학을 종속회사로 편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실적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따른 기업가치 제고를 기대할 수 있어서다.

롯데케미칼은 정밀화학이 그룹에 편입된 2016년 3월부터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분 보유 목적 역시 '경영참여'다. 하지만 양사는 회계상 관계사로 지배-종속기업이 아니다. 한국채택국제회계기준(K-IFRS)은 모회사의 자회사 보유 지분이 50% 이하여도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하면 지배-종속기업으로 인정한다. 하지만 아직 연결 편입을 하지 않았다.

최근 롯데케미칼 상황을 고려하면 그럴듯한 시나리오다. 저조한 실적으로 연초 발표한 중간배당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등 고민이 깊은 상태다. 고부가 스페셜티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좋은 정밀화학을 품으면 덩달아 연결 실적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외형 확대는 물론 정밀화학·무기화학사업 등 포트폴리오 다각화에도 보탬이 된다.

비슷한 이유로 흡수합병 시나리오도 슬쩍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5월 처음 가능성이 제기됐을 당시 사측이 "현재까지 검토된 바 없다"며 진화에 나섰던 이슈다. 이후 매집이 중단되기는커녕 더욱 빠르게 진행되자 잠시 사라졌던 옵션이 다시 등장했다. 통상 자회사 흡수합병은 경영효율화와 사업경쟁력 강화 등으로 기업가치 극대화 효과를 낸다고 평가된다.

이같은 점을 고려할 때 롯데케미칼의 지분 매집 움직임은 주주 프렌드십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주주환원과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롯데케미칼이 '연결' 아닌 '별도' 기준 배당성향 30%를 배당정책으로 채택하고 있어서다. 자회사를 배제한, 롯데케미칼 자체가 벌어들이고 남은 돈으로 배당을 한다는 의미다.

롯데케미칼 최근 3년 주가 흐름. <출처:네이버 금융>

대신 주가상승에 따른 주주가치 제고는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케미칼 주가는 작년 3월5일 장중 주당 33만8000원까지 올랐으나 현재(8월31일 종가) 17만5000원으로 떨어진 상태다. 주가 하락은 '주식회사'로서 상당히 뼈아픈 일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역시 최근 그룹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에 적잖이 신경을 쓰고 있다. 하반기 사장단 회의(VCM)에서 기업가치를 측정하는 가장 객관적 지표로 시총을 꼽고 경영진들에게 특별 관리를 주문한 것으로 알려진다. 롯데케미칼로서도 주가부양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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