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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배터리 포트폴리오 점검]해외 의존도 높은 2차전지 원자재, SK가 기술에 집중하는 이유①원자재 확보보단 기술 투자…그룹 내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경쟁

김동현 기자공개 2022-09-07 10:55:34

[편집자주]

한국은 중국과 함께 2차전지 산업을 양분하는 국가다. 막대한 광물을 보유한 중국이 자국 점유율을 앞세우고 있지만, 글로벌 시장에서는 국내 2차전지 업체들의 경쟁력 역시 만만치 않다. 원자재 확보에서 밀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국내 기업들이 기술개발에 몰두하는 이유다. 소재부터 완제품까지 2차전지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SK그룹 역시 기술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하려 하고 있다. 더벨이 SK의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1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의회를 통과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 시행으로 배터리 업계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해당 법안에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광물인 리튬, 흑연 등을 미국이나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를 체결한 국가에서 수출·가공돼야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중국 배터리 업체와 경쟁 중인 국내 기업 입장에서는 미국 현지에 제조 공장을 지어 대응하면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반대로 광물 소재를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 탓에 공급망 다변화에도 나서야 하는 입장이다.

배터리 밸류체인을 구축한 SK그룹은 '선택과 집중' 전략을 그 대응책으로 제시한다. 자원 확보는 이미 기반을 마련한 사업자와 협력하고 대신 이미 구축한 배터리 포트폴리오를 보다 공고히 다지는 방식이다.

◇소재 직접 확보보단 기술 발전에 투자

SK그룹은 배터리 원자재 핵심광물을 직접 확보하기보단 소재 업체와 협력하는 방식을 택했다. 소재 업체가 이미 다양한 방식으로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하는 상황에서 SK는 강점인 기술 개발에 그룹의 역량을 쏟는다는 방침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2차전지 핵심 광물인 수산화리튬 수입액 17억4829만달러 가운데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14억7637만달러로 84.4%를 차지했다. 천연흑연 수입액 역시 수입액 7195만달러 중 89.6%(6445만달러)가 중국산이었다.

리튬과 흑연은 2차전지 소재의 기본 원료가 되는 광물이다. 2차전지는 그 소재인 양극재와 음극재 사이의 전해질을 통해 리튬 이온이 이동하며 발생하는 전기적 흐름으로 전기를 발생한다. 흑연은 음극재에 활용되는 광물로 리튬을 저장하는 역할을 한다.



국내에 들어오는 배터리 핵심 광물이 중국에 치우친 상황에서 SK그룹은 당장 자원 확보에 나서기보다 그룹이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할 계획이다. 그룹 내에서 배터리 완제품을 생산하는 SK온의 경우 포스코, 에코프로비엠 등과 제휴를 맺어 소재를 공급받고 있고, 해당 업체들이 공급망 다변화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수길 SK이노베이션 밸류크레이션센터장 부사장은 지난달 말 열린 심포지엄에서 "현재 역량을 자원확보에 투자하기보다 다른 쪽에 투입하는 게 맞다"며 "배터리는 기술 발전 속도가 굉장히 빨라 기술에 투입할 역량을 다른 데에 투자하는 것은 무리"라고 밝혔다.

◇40년 배터리 도전사, 밸류체인 완성 기반은 기술

SK그룹 배터리 밸류체인의 시작은 4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0년 공기업인 대한석유공사가 선경(SK 전신)에 인수된 후 1982년 최종현 선대회장은 "빨리 방향을 바꿔 10년 후에는 정유사업이 배터리·태양광 등 다른 에너지 사업에 비해 비율이 낮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며 종합에너지 기업이라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후 SK그룹은 1985년 연구개발(R&D)을 담당하는 울산연구소를 설립해 정유를 비롯한 에너지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이러한 비전 선포와 연구소 설립은 이후 1990년대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연구의 기반이 된다.

현재 SK그룹의 배터리 포트폴리오는 소재 개발·생산, 2차전지 완제품 생산, 재사용·재활용 등으로 구분된다. 소재 개발·생산 SK㈜ 머티리얼즈, SK아이이테크놀로지, SKC 등에서 담당하고 있다. 완제품 생산 및 재활용은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온이 맡고 있다.

지난해 말 SK㈜에 합병돼 사내독립기업(CIC) 형태로 있는 SK㈜ 머티리얼즈는 산하에 있는 SK스페셜티 등의 가스소재를 기반으로 실리콘음극재와 양극재 등을 상용화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2004년 세계에서 3번째로 리튬이온 전지 분리막(LiBs) 개발에 성공했고, SKC는 2020년 SK넥실리스 인수를 계기로 동박 제조 기술을 확보해 이를 바탕으로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에 착수한 상황이다.

이들 4개 사업자(머티리얼즈CIC는 SK스페셜티 기준, SKC는 SK넥실리스 기준)의 상반기 R&D 비용은 1295억원이었다. 4개 사업자가 지난해 1년 동안 투입한 R&D 비용 1206억원을 이미 웃도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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