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경영 리뷰]SK이노, 투자 심의에 '넷제로' 기준 반영투자심의 과정에 '내부 탄소 가격' 도입…CEO KPI, 넷제로 달성 20% 반영
김동현 기자공개 2022-09-06 07:41:42
[편집자주]
국내 주요 기업들은 주기적으로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해 자신들이 중요시하는 경제·사회적 가치를 제시하고 어떤 성과를 달성했는지를 공개한다. 한 꺼풀 벗겨보면 여기에는 그들이 처한 경영적 혹은 경영외적 상황과 고민이 담겨있다. 기업이 경제적 성장과 더불어 윤리·사회·환경문제에 기여하는 가치를 창출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는 요즘, 이들의 지속가능경영 현황이 어떤지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2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올해 4분기부터 투자 심의 과정에 '넷제로(탄소순배출량 제로)' 기준을 반영한다. 투자에 따른 탄소 배출량 증감 여부와 '내부 탄소 가격(ICP·Internal Carbon Price)' 등을 심의한다.SK이노베이션은 2050년 이전까지 넷제로에 도달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지난해 7월 넷제로 로드맵을 수립했다. 공정 효율화, 친환경 연료·재생에너지 전환 등의 목표를 담아 제품 생산 단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설비 운영을 개선하고 있다.
그 결과 에너지·화학 사업의 경우 올해 상반기까지 2019년 스콥1·2(직·간접 온실가스) 배출량 1243만톤 대비 9% 감축한 1131만톤을 배출했다. 감축량을 점차 확대해 2019년 대비 2025년에는 25% 감축, 2030년에는 51%를 각각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넷제로 달성 목표를 관리하기 위한 기후변화 대응 거버넌스 체계를 구축했다. 이사회 산하 ESG위원회를 비롯해 계열사의 넷제로 조직이 참여하는 그린 매니지먼트(Green Management) 협의체, 계열사 C레벨이 참여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추진 협의체 등이 있다.
이러한 거버넌스 체계를 기반으로 SK이노베이션은 올해 4분기부터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내부 탄소 가격이라는 개념을 도입할 계획이다. 내부 탄소 가격이란 자율 준수 규정의 하나로, 기업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관리하기 위해 탄소 배출에 자체적으로 부여하는 경제적 비용이다.
SK이노베이션이 올해 4분기부터 투자 심의 의사결정에 내부 탄소 가격을 적용하면 해당 기준에 따라 투자 경제성 검토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SK이노베이션 산하 사업회사가 투자안건을 발굴하면 기업가치(EV)를 중심으로 순현재가치(NPV)와 내부수익률(IRR) 등을 평가한다. 내부 탄소 가격을 도입하면 탄소 배출량 증감 등 기준에 따라 NPV와 IRR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으로 바뀐다.
SK이노베이션은 구체적인 내부 탄소 가격을 공개하고 있진 않지만 미래 예상 탄소 가격 변화나 국내·외 탄소 가격 운용 수준 등을 고려해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올해 4분기 중에 내부 탄소 가격을 설정하면 외부에도 공개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외에도 지난해부터 최고경영자 핵심성과지표(CEO KPI)에 반영한 ESG 평가를 보다 구체화했다. 넷제로 로드맵을 수립한 지난해의 경우 전체 CEO KPI 지표 가운데 80%를 재무·전략으로, 20%를 ESG 항목으로 각각 구성했다. ESG 항목은 넷제로 로드맵 수립과 ESG 핵심지표 관리에 각각 배점 10점을 매겼다.
올해부터는 ESG 항목을 △넷제로 로드맵 시행 △그로쓰(GROWH) 핵심과제 달성 △윤리경영 강화 △행복경영 실천 등 4가지 지표로 나눠 이 안에서 최대 20점의 배점을 매긴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부터는 ESG 항목 성과에 따라 감점도 가능하다.
CEO KPI 평가는 이사회 산하 미래전략위원회에서 담당한다. 미래전략위원회는 사내이사인 김준 SK이노베이션 대표이사(부회장), 기타비상무이사인 장동현 SK㈜ 대표이사(부회장), 김정관 법무법인 태평양 고문·박진회 전 한국씨티은행장(사외이사) 등 4인으로 구성됐다. KPI 평가의 대상자인 김준 대표는 CEO PKI 평가 시에는 참석하지 않는 것으로 원칙이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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