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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를 움직이는 사람들]배터리 '게임체인저' 준비하는 최윤호 대표①미전실 출신 CFO 거친 재무통, 증설경쟁보다 초격차 기술 확보 매진

원충희 기자공개 2022-09-14 15:18:29

[편집자주]

삼성SDI는 TV 브라운관에서 시작해 2000년 2차전지 사업 진출 후 디스플레이 사업을 분리했다. 조직을 떼었다 붙이기를 반복한 끝에 현재 배터리와 전자재료 업체로 탈바꿈했다. 이제는 글로벌 시장에서 손꼽히는 셀 메이커로 조명 받으며 K-배터리의 일부를 담당한다. 배터리 패권경쟁 한 가운데서 삼성 특유의 DNA로 마이웨이를 걷고 있는 삼성SDI의 핵심 경영진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을 초일류 기업으로 키운 1등주의는 단순히 시장점유율만을 뜻하지 않는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스마트폰과 가전 등을 세계 정상에 끌어올린 원동력은 물량 확대를 넘어 기술력에 있다. 고 이건희 회장은 물론 이재용 부회장도 초격차 기술을 주문하는 이유다.

삼성SDI도 마찬가지다. 최윤호 대표(사진) 체체가 들어선 이후 전 세계적으로 배터리 캐파(CAPA, 생산능력) 경쟁이 벌어지는 와중에도 흔들리지 않고 '질적 성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장 환경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만큼 증설경쟁보다 초격차 배터리를 위한 고성능 2차전지 기술력 확보에 매진 중이다. 그 핵심에는 '게임체인저'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선점이 있다.

◇취임 이후 한결같은 경영메시지 '수익성 우위 질적 성장'

지난해 말 삼성SDI 대표이사로 선임된 최윤호 사장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경영메시지는 '수익성 우위 질적 성장'이다. 경쟁사들이 출혈에 가까운 양적경쟁을 벌이고 있는 와중에도 여전히 마이웨이다. 그가 선임될 당시 옛 미래전략실, 사업지원태스크포스(TF),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CFO) 등 재무라인 요직을 맡아온 경력을 들어 그간 보수적인 삼성SDI의 경영노선이 수정될 것이란 전망도 나왔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그렇다고 시설투자에 손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올 상반기 설비투자에 투입된 금액은 1조1593억원, 그 중 1조1397억원을 2차전지 사업부인 에너지솔루션 부문에서 진행했다. 이런 추세가 지속되면 지난해 설비투자(2조1802억원) 규모를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이는 모두 자체 영업현금흐름 내에서 이뤄지고 있다.

지난 7월 기공식이 열린 말레이시아 배터리 2공장은 오는 2025년까지 총 1조7000억원을 투자해 2024년부터 프라이맥스(PriMX) 21700(지름 21㎜×높이 70㎜) 원형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현재 삼성SDI 실적을 끌어올리는 배터리 제품은 BMW i4 등에 공급하는 '젠5(5세대)'다. 니켈 함량이 88%인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 리튬이온 배터리로 이전 모델 대비 주행가능거리가 20% 가량 증가한 600km 수준이다.

신공장은 2024년부터 차세대 젠6를 선보일 예정이다. 양극재 니켈 함량을 91%까지 확대하고 배터리 충·방전시간과 수명을 늘릴 수 있는 흑연에 실리콘을 배합한 실리콘 음극재가 적용된다. 젠6 에너지 밀도는 젠5에 비해 약 11% 증가한 720와트시리터(Wh/L)를 구현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완성차 업체 스텔란티스와 배터리 합작공장 건립을 추진 중이다. 두 회사가 3조3000억원을 들여 2025년경부터 배터리 양산을 시작하기로 했다. 이는 삼성SDI의 첫 미국 배터리 생산거점이 될 전망이다.

◇7·8세대 배터리 로드맵 전개, 글로벌 R&D 네트워크 확대

삼성SDI가 준비하는 배터리 로드맵은 젠6 이후를 바라보고 있다. 니켈 함량을 94%까지 끌어올려 에너지 밀도를 750Wh/L로 개선한 젠7 배터리를 오는 2026년 출시 목표로 개발 중이다. 2027년경에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젠7 이후 8세대 배터리는 리튬이온이 아닌 전고체 배터리를 내놓는 게 목표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대신 고체 전해질을 적용한 배터리로 외부충격 및 온도변화로 양·음극이 섞여 화재위험이 있는 리튬이온보다 안전한 제품이다. 또 에너지 밀도 역시 젠7 대비 20% 가량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한 번 충전할 경우 주행가능거리가 약 900km에 이른다는 의미다.

기술 전환기에 있는 배터리 시장에서 현재 주류인 리튬이온 배터리는 주행거리가 길고 사고위험을 낮은 전고체 배터리에 결국 주도권을 넘겨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같은 기술 변화는 생산방식과 경쟁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는 터닝포인트다. 세계 최초로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SSD) 상업화에 성공해 하드디스크(HDD)를 대체하는 등 삼성은 이런 경험이 다수 있다.

경기도 수원 SDI연구소에서 전고체 배터리 파일럿 라인 'S라인'을 구축하는 등 발 빠른 움직임이 보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초격차 기술경쟁력 확보는 국내에 머물지 않고 글로벌 차원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지역별 해외 R&D 연구소 건립이 그 일환이다. 미국 보스턴에 첫 번째 연구거점인 SDI R&D 아메리카(SDIRA)를 설립한 뒤 독일 뮌헨에 SDI R&D 유럽(SDIRE)을 구축, 내년에는 중국 R&D 연구소를 설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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