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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위기의 HMM 주가, 불안한 투자심리 근원은①신종자본증권 전환시 주식가치 최대 52% 희석… 해운업 시황도 '흐릿'

강용규 기자공개 2022-09-19 07:42:23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14일 11:32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고의 주주친화정책은 주가부양이라는 말이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HMM은 주주친화적이라고 평가하기에는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HMM 주가는 연일 신저가를 경신하고 있다. 고점 대비 반토막을 넘어 3분의 1토막이 가깝다.

HMM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실적 신기록이 전망되고 있다.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투자계획도 준비했다. 그럼에도 펀더멘털과 주가가 비례하지 않는 현상(디커플링)을 놓고 주주가치 희석 가능성과 해운업의 불안한 시황 전망이 투자심리를 악화시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주주가치 희석 가능성, 주가 짓누르는 최대 리스크

HMM 주가는 2021년 상반기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그해 1월4일 1만6550원으로 시작해 5월28일 5만1100원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후 주가는 추세적 하락세로 돌아섰다. 올해 9월8일에는 1만9650원으로 장을 마쳐 2021년 3월2일 이후 처음으로 2만원을 밑돌았다.

이러한 주가 흐름에서 실적과의 관계성은 나타나지 않는다. HMM은 2022년 2분기에 매출 5조340억원을 거뒀는데 주가가 최고치를 보였던 2021년 1분기 이후로 꾸준한 분기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영업이익 기준으로는 올해 1분기의 3조1486억원이 최대치이며 올해 전망치는 10조7648억원으로 지난해 거둔 이익 신기록을 45.9% 웃도는 수치다.

해운업계나 증권업계에서는 HMM 주가 하락세를 놓고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보유한 신종자본증권의 주식 전환 여부에 따른 주식가치 희석 우려가 투자심리 악화의 최대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두 공적기관은 상반기 말 기준으로 HMM의 전환사채(CB) 2조800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 6000억원어치를 들고 있다. 전량 주식으로 전환한다면 5억3600만주로 현재 HMM의 총 발행주식수 4억8903만9496주를 웃도는 규모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HMM의 주당순이익은 1만2335원이었다. 그러나 모든 신종자본증권의 주식 전환을 고려한 희석주당순이익은 5915원이다.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신종자본증권은 주주들에게 주식가치를 최대 52% 희석시킬 수 있는 ‘폭탄’이라고 볼 수 있다.

최근 1년 사이 주주가치 희석 우려가 현실화하는 선례도 있었다. 2021년 6월 산은이 3000억원, 같은 해 10월 해진공이 6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했다. 특히 해진공의 경우는 HMM 측에서 전환사채의 조기 상환을 청구했음에도 주식 전환을 강행한 사례였다.

HMM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신종자본증권의 금리 스텝업 시기에 맞춰 이자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기상환을 추진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말했다. HMM 측이 주주가치 보전을 위해 꺼낼 수 있는 최선의 수다.

다만 HMM이 두 공적기관을 상대로 발행한 신종자본증권들은 조기상환청구권보다 증권 인수자들의 전환청구권이 우선한다. 이 때문에 주주가치 희석의 리스크가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시선이 많다.

(자료=네이버금융)

◇ 피크 지난 해운업황, 5개년 투자계획에도 우려

앞서 7월 HMM은 2026년까지 1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컨테이너선 선복량을 기존 82만TEU(20피트 컨테이너 적재량단위)에서 120만TEU로, 벌크선 선대를 29척에서 55척으로 늘려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골자다.

당시 김경배 HMM 대표이사 사장은 전략발표회에서 “펀더멘털이 좋아지면 주주가치도 제고될 수 있다고 본다”며 “최선을 다해 튼튼하고 건강한 회사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근의 주가 하락세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해운업의 하강 사이클이 시작되는 상황에서 HMM의 선대 확충 전략이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표적 컨테이너선 운임지수인 SCFI(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는 9일 기준 2562.12포인트로 집계됐다. 앞서 1월7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 5109.6포인트의 절반 수준이다. 벌크선 운임지수의 대표격인 BDI는(발틱드라이벌크운임지수) 8월31일 965포인트를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10월7일의 5650포인트 대비 83% 하락한 수치다.

애초 2020년 말~2021년에 걸친 해운업 호황은 선복량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코로나19로 글로벌 주요 항만들의 운영이 제한돼 왔기 때문이다. 2021년 말 항만들의 운영이 점차 정상화하면서 해운업황의 고점이 다가오고 있다는 시선이 업계 안팎에서 퍼지고 있었다.

여기에 올들어서는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물동량 감소가 더해져 해운업황의 하향세를 부채질하는 형국이다.

운임지수의 하락과 함께 HMM의 이익 창출능력도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HMM은 올해 2분기 영업이익 2조9371억원을 내 직전 분기 대비 6.7% 감소했다. 2020년 4분기를 시작으로 6분기동안 이어진 영업이익 신기록 갱신세가 멈췄다.

증권사 연구원들의 HMM 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2022년 3분기 2조5871억원, 4분기 2조834억원으로 지속 감소가 전망된다.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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