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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4.0 리오프닝]"158개 점포 다 돌았더니 조직이 움직이더라"⑧황규순 우리소다라은행 법인장 "소매금융 키워 대형은행으로 성장하는 게 목표"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기욱 기자공개 2022-10-13 07:30:13

[편집자주]

금융사의 해외사업은 시대에 따라 진화해 왔다. 본점지원 성격의 1.0, 현지화에 집중했던 2.0을 넘어 투자금융(IB)에 주력하는 3.0 시기를 지냈다. 코로나19를 지내며 변화된 금융 환경 속에선 '리오프닝'이란 이름으로 또 다른 진화를 모색하고 있다. 더벨은 주요 금융사들이 새롭게 준비하고 있는 글로벌 전략과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7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소다라은행 법인장으로 와서 가장 자신감 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현지 소통을 많이 했다는 점이다. 약 1년동안 158군데의 점포를 거의 다 다녔다.”

황규순 우리소다라은행 법인장(사진)은 우리은행 베트남 호치민지점장, 우리아메리카은행 부장대우, 우리은행 글로벌부문장 등을 지낸 글로벌 전문가다. 황 법인장은 글로벌 부문에서 오랜 기간 경험을 쌓은 결과 현지화가 해외법인 영업의 가장 중요한 요소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황 법인장은 “글로벌 부문장으로 있을때 현지법인 영업과 관련해서 현지화를 가장 많이 주문했다”며 “신디케이트론, PF대출 등 대규모 계약도 중요하지만 규모보다는 얼마나 현지 영업을 많이 했는가에 대해서 높이 평가하고 격려해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외국계 은행이 현지 대형은행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소매금융 영업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계 기업 위주의 영업은 안정적인 시장 안착에는 도움이 되지만 고객군이 한정돼 있어 성장에 분명한 한계가 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단순 외국계 은행을 넘어선 대형은행 도약이 목표다.

현지화 성패의 답은 내부 직원들과의 소통에서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실제로 일선에서 영업을 담당하는 현지 직원들의 역량에 따라 현지 고객들의 반응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지 직원들이 영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각 지점장, 더 나아가 일선 직원들과 직접 소통이 가능해야 한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총 158개 영업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지점이 29개, 출장소가 129개다. 주요 영업 거점인 29개 지점을 위주로 현장 점검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황 법인장은 거의 모든 지점을 다 방문했다. 약 1500명에 달하는 현지 직원들을 대부분 만났다.

그는 “개별 직원들을 격려하면서 법인장이 새롭게 왔다는 점을 인지시키고 그리고 개개인이 열심히 할수록 그에 맞는 보상을 하겠다는 메시지를 전했다”며 “단순히 직원들의 고충을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최대한 즉시 해결해주며 ‘소통’이 효과가 있다는 점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일례로 입사 1년 내에 결혼을 하면 회사를 그만둬야하는 규제가 불합리하다는 지적이 나왔을 때 황 법인장은 관련 규정 등을 검토한 후 개선할 수 있도록 했다. 인센티브 제도도 보다 실효성 있게 개선해 직원들로부터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


법인장의 방문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자 각 점포장들도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기 시작했다. 각 점포장들은 메신저 ‘왓츠앱’을 통해 황 법인장에게 직접 애로사항, 개선 요구 사항 등을 보고하고 있으며 개선된 실적 등 영업 현황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황 법인장은 “결국 조직을 움직이는 건 소수의 한국 직원들이 아니라 현장의 직원들”이라며 “CEO가 발로 뛰어야 직원들도 움직인다”고 말했다. 이어 “법인장의 현장 방문 등이 의례적으로 하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소통 이후 확실히 피드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우리소다라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장과 CEO간의 직접 소통이 가능해지니 본점의 중간 관리자들의 태도도 바뀌었다”며 “조직의 전체적인 긴장감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직 문화의 변화는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다”며 “주력 상품인 공무원연금대출 실적이 이전보다 4배 가량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우리소다라은행은 영업 경쟁력 향상을 위한 상품·서비스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대형 은행들의 상품을 연구하고 현지 시장에 맞는 상품을 개발하기 위한 TF팀도 운영 중이다.

황 법인장은 “현지에 와서 느꼈던 점 중에 하나가 팔 수 있는 상품이 다양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모바일 플랫폼이든 영업점 영업이든 결국 중요한 것은 콘텐츠”라고 설명했다. 이어 “얼마나 경쟁력 있는 상품을 개발·판매하느냐에 따라 브랜드 이미지 개선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우수한 상품을 효율적으로 판매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역량도 뒷받침돼야 한다. 황 법인장은 각 점포 내 유휴인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도 도입하고 있다.

황 법인장은 “실제로 점포들을 방문해보니 20명의 직원이 있다고 가정하면 메인 업무를 하는 직원은 5~6명에 불과했다”며 “나머지 인력들을 좀 더 실무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수, 시험들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연수도 실제 상품 판매 사례 위주로 많이 실시하고 있다”며 “과거 국내에서 영업본부장 등을 지내며 교육의 중요성을 많이 깨달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본점 직원들만 업무 지식을 갖추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현장에서 팔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우리소다라은행 영업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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