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 중간지주사 SK스퀘어, CVC 제한 영향은 차입한도·해외투자 제한 등 메리트 없어, 투자전문지주사 방향성 유지
원충희 기자공개 2022-10-04 14:20:42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9일 14시03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중간지주회사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소유를 제한함에 따라 SK그룹의 ICT 중간지주사 SK스퀘어도 해당규제가 적용된다. CVC를 가질 경우 장기적 투자가 가능하고 유망 스타트업과의 시너지도 수월해지는 장점이 있다.다만 SK스퀘어는 애초부터 CVC를 생각 안하고 투자전문지주사로 방향을 설정한 터라 향후 전략에 변화는 없을 전망이다. CVC의 경우 차입한도, 해외투자 제한 등 운신 폭이 좁은 탓에 SK스퀘어에겐 딱히 메리트가 없었다.
◇중간지주사 CVC 소유제한, SK스퀘어도 적용 대상
공정위는 29일 '지주회사 관련 규정에 관한 해석지침' 개정안 행정예고 통해 중간지주사는 CVC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원래 일반지주사는 금융계열사를 소유하지 못하는 게 원칙이나 대기업의 모험자본 참여를 촉진시키기 위해 CVC는 제한적 보유를 허용했다.
그러나 CVC를 소유할 수 있는 게 최상위 지주사인지, 중간지주사인지에 대한 규정이 분명치 않았다. 이번 행정예고를 통해 이를 명확히 규정하려는 것이다. 중간지주사도 지주사의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 지위를 갖고 있어 금융사 소유를 제한하는 공정법 규정이 적용된다.

이에 따라 SK그룹의 ICT 중간지주사 SK스퀘어 역시 해당규제를 적용받게 됐다. SK스퀘어는 지난해 11월 SK텔레콤의 인적분할을 통해 출범한 중간지주사다. 분할당시 SK하이닉스,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SK쉴더스, 11번가 등 반도체·IT·플랫폼과 관련된 계열사를 모두 가져왔다.
대기업 지주사의 CVC 허용은 작년 12월 30일 시행된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의 내용이다. SK스퀘어가 투자전문지주사로 출범한 타이밍(2021년 11월)과 얼추 비슷한 시점이다. CVC는 대기업이 자체 투자펀드를 조성해 스타트업 지분을 인수 관리하는 형태다.
투자수익 목적으로 하는 창업투자사나 신기술금융사, 전통적인 벤처캐피털과는 달리 시간적, 재무적으로 여유가 있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만큼 장기적인 투자가 가능하고 또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의 협업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ICT 패밀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유망 업체로 투자방향을 설정한 SK스퀘어로선 나름 괜찮은 방안 중 하나일 수 있었다.
◇운신 폭 좁은 CVC 애초부터 고려하지 않아
그러나 SK스퀘어는 애초부터 CVC를 생각지 않았다. 장점 못지않게 단점이 컸다. 100% 완전자회사 형태로 보유해야 하고 차입한도는 자기자본의 200% 내로 제한돼 있다. 창투사(2000%)나 신기사(900%)보다 운신 폭이 좁다.
아울러 투자 외에 융자 등 다른 금융업을 할 수 없고 외부자금 출자도 펀드 전체 조성액의 최대 40%로 제한된다. 해외투자 역시 CVC 총자산의 20%로 제한돼 있다. 대규모 해외투자가 여의치 않고 부채비율 한도가 일반지주사(자본총액의 200%)와 다를 바가 없는 등 여러모로 제약이 많다.
SK스퀘어는 투자전문지주사로 출범한 만큼 SK하이닉스의 배당과 기존 지분투자에서 나오는 수익, 기업어음(CP) 발행을 통한 차입 등 다양한 조달방안을 갖고 있다. 이를 통해 유망 스타트업에 투자함을 물론 계열사 간 시너지도 낼 수 있기 때문에 굳이 CVC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이번 행정예고가 SK스퀘어의 향후 전략에 끼치는 영향은 거의 없는 셈이다.
SK스퀘어 관계자는 "CVC는 통상 대기업 지주사가 투자할 때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다만 당사는 투자를 주된 영업활동으로 하고 있어서 이번 행정예고와 크게 관계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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