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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클로징 빨라진다...내년 금리 '상고하저'" [크레딧 애널 릴레이 인터뷰]김은기 삼성증권 크레딧애널 "회사채 기관수요 급감, 리테일이 빈자리 메워"

이지혜 기자공개 2022-10-17 13:33:55

[편집자주]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을 만큼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이른바 '3고' 현상이 몰고 온 '퍼펙트 스톰'으로 경기 침체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자본시장이 전방위적으로 위축되자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 경색된 데 이어 크레딧 리스크로까지 이어질 조짐이다. 지금의 위기 상황을 진단하기 위해 크레딧 애널리스트들의 얘기를 더벨이 들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3일 13: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은행이 3개월 만에 ‘빅스텝’을 또 밟았다. 기준금리를 단번에 0.5%포인트(p) 올렸다. 여기에 멈추지 않고 11월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도 기준금리를 다시 한 번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 연말 기준금리가 최대 3.5%까지 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회사채 시장 분위기도 얼어붙었다. ‘올 것이 왔다’는 반응과 함께 기관투자자들이 회사채에 더 이상 투자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이어지면서 회사채 시장 분위기가 당분간 좋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며 “적어도 연말까지는 리테일 투자자가 기관 투자자의 빈 자리를 어느 정도 채워줄 것이고, 내년 하반기에는 회사채 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리테일, 연말까지 회사채 시장 수요 견인

“리테일의 투자규모가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커졌다”며 “물론 기관투자자에 비하면 투자규모가 작고 회사채를 만기까지 보유하는 사례가 많아 유통시장에 도움이 되지는 않지만 적어도 연말까지는 회사채 시장을 지탱해줄 거다.” 김 연구원의 말이다.

리테일 투자자는 최근 회사채 시장의 화두다. 저금리 시대에서 회사채는 리테일 투자자의 관심을 받지 못했다. 주식 등과 비교해 금리가 너무 낮았기 때문이다.


변화가 생긴 것은 올해부터다. AA급 3년물 회사채 금리가 4%를 넘어서면서 리테일 투자자들이 회사채 시장으로 몰려왔다. 지난해 리테일의 투자규모는 3000억원이었지만 올 들어 3조원 수준으로 불어났다.

같은 기간 기관투자자들은 주춤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기준금리가 더 오래, 더 많이 오르면서 올해 내내 채권평가손실을 본 탓이다. 김 연구원은 “리테일 투자자는 기관투자자와 달리 금리 상승에 채권평가손실을 보지 않아 투자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발행사도 리테일 투자자의 선호에 맞춰 조달전략을 짜는 분위기다. 일반적으로 AA급 우량채는 3년물로 발행되는 것이 기본이었지만 올 들어서는 2년물을 발행하는 사례가 부쩍 늘었다.

김 연구원은 “내년에 기관투자자들이 돌아와 회사채 금리가 떨어지고 기업들이 다시 장기물을 발행하면 리테일 투자자의 입지가 좁아질 것”이라며 “어쩌면 지금이 리테일 투자자에게는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일 것”이라고 말했다.

◇채권평가손실 누적, ‘북클로징’ 빨라지나

리테일 투자자가 강세를 보이는 것과 달리 기관투자자들은 한층 더 보수적으로 변했다. 회사채에 좀처럼 투자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나마 연기금이나 보험사는 회사채를 만기까지 보유할 수 있어 상황이 낫지만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는 채권평가손실을 워낙 많이 봐 투자여력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 연구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금리가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빨리, 계속 오르면서 기관투자자들이 채권평가손실에 계속 타격을 입었다”며 “‘돌다리도 두드려보고 건너야 한다’는 투자심리가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회사채를 보수적으로 바라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올해 북클로징을 앞당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북클로징은 기관투자자들이 한 해 투자를 마무리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금리 인상기에 채권에 투자했다가 평가손실이 더 늘어날 수 있기에 차라리 북클로징을 앞당겨 진행할 수 있다”며 “연말 환매에 대응하기 위해 채권 투자자금을 빼면서 기관투자자의 수요가 더욱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내년 회사채 금리 ‘상고하저’, 연초효과 기대감도 ↓

기관투자자의 보수적 투자기조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렇게 되면 연초효과가 약해질 수 있다. 연초효과란 1월과 2월 기관투자자들이 투자를 재개하면서 회사채 시장이 활황을 보이는 현상을 말한다.

김 연구원은 “기관투자자는 기준금리가 어디까지 오를지보다 '언제까지 오를지'에 관심을 두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기조가 내년 2분기까지 지속된다면 연초효과가 약해지는 것은 물론 회사채 시장이 상반기 내내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회사채 금리가 내년 상반기까지 오르다 하반기부터 하향 안정화하는 기조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채 금리가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내년 하반기에는 경기 둔화가 최대 이슈로 부상할 것"이라며 "올랐던 시장금리가 점차 떨어지면서 안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맞춰 내년 하반기에는 기관투자자가 돌아오면서 회사채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됐다. 김 연구원은 "회사채의 투자매력이 부각되면서 2023년 하반기부터 기관투자자가 문전성시를 이룰 것"이라며 "발행사들도 은행대출보다 회사채의 조달비용이 낮다고 판단해 몰리면서 수요와 공급이 원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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