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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변기 유아동복시장]아가방앤컴퍼니, '중국보다 내수' 5년만에 적자 탈출'한한령' 사드 후폭풍 타격, 온라인중심 한국 집중 '직영전환' 결실

김규희 기자공개 2022-10-20 07:37:20

[편집자주]

국내 영유아복 업체들이 고단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그동안 안정적인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으나 2010년 이후 좀처럼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매년 역대 최저치 출산율을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영유아복 업체가 직면한 현실을 짚어보고 미래 성장 동력을 가늠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9일 07: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대표 유아동복업체 아가방앤컴퍼니는 2010년대 초 위기를 맞이했다. 2002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한 이후 꾸준히 국내 유아동복시장 입지를 다져왔지만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었다. 매출은 꾸준히 감소했고 2013년에는 실적 부진으로 적자전환을 눈앞에 뒀다.

결국 창업주 김욱 전 회장은 회사를 매각했다. 2014년 경영권을 넘겨받은 중국 랑시그룹은 곧바로 심폐소생에 들어갔다. 중국 정부의 산아 제한 정책 완화 추세와 한국 제품 선호도 증가 등 당시 상황에 맞춰 중국 유아동복시장 진출을 추진했다. 하지만 사드(THAAD) 보복을 시작으로 중국이 ‘한한령’(한류제한령)을 내걸었고 또다시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인해 전략을 즉시 수정했다. 무게중심을 다시 국내로 옮기고 판매채널을 온라인으로 집중했다. 유아용품 제품을 늘려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 수익성 제고에 집중한 결과 5년만에 적자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 2011년 이후 매출 감소세, 중국 랑시그룹에 매각

아가방앤컴퍼니는 2021년 매출액 151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59억원과 131억원에 달했다. 이는 의미가 있는 수치다. 2017년부터 이어져오던 영업적자를 5년만에 벗어났다. 2020년 영업손실 및 순손실액은 39억원과 20억원이었다.

엄밀히 따지면 경영난에 시달린 기간은 더 길다. 매출액은 2011년 2047억원을 기록한 이후 감소세에 접어들었다. 영업이익 감소폭은 더 컸다. 2010년 152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1년 103억원으로 3분의 2토막 났다. 2012년 49억원, 2013년 39억원으로 감소했다.

이어 2014년에는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액은 1600억원 수준을 유지했지만 7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1년 만에 112억원 가량 줄어든 셈이다. 창업주 김욱 전 회장은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매각 카드를 꺼내들었다. 2014년 10월 자신의 지분 17.3% 중 15.3%(427만2000주)를 320억원에 매각했다.

경영권을 넘겨받은 건 중국 랑시그룹 자회사 랑시코리아다. 여성복 전문 기업인 랑시그룹은 아가방앤컴퍼니를 인수해 중국 내 유아동복 및 의류 판매 활성화를 꾀했다. 당시 중국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 완화 분위기와 한국 유아동 의류 선호도 증가등 영향으로 중국 시장에서 승산이 있다고 봤다.

아가방앤컴퍼니 대표에 오른 신동일 랑시그룹 회장은 중국시장 공략을 자신했다. 당시 신 회장은 랑시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2015년을 기점으로 흑자 전환하고 2018년까지 연 매출 2000억원을 올리는 등 시장 안착에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중국시장은 만만치 않았다. 신 회장은 브랜드 재정비, 판관비 축소 등 비용 절감을 통해 2015년 흑자를 기록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매출액은 전년대비 1.8% 감소했다.

2015년 말 신상국 전 아가방앤컴퍼니 감사를 대표이사에 선임하며 전열을 가다듬고 중국시장 공략을 본격화했다. 중국 내 600여개 매장을 보유 중인 랑시그룹 유통망을 활용해 아가방앤컴퍼니 제품을 판매했다. 영유아용 매트, 놀이용품 등 제조·판매사 디자인스킨을 인수해 국내 경쟁력을 제고해 2016년 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힘겹게 흑자 전환했던 실적은 2017년 다시 큰 폭으로 악화됐다. 사드 사태로 한중 관계가 틀어졌고 중국 정부의 ‘한한령’으로 중국 내 영업이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2017년 39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아가방앤컴퍼니는 이후에도 별다른 활로를 찾지 못했고 2018년 적자폭은 144억원까지 늘었다.


◇ 작년 흑자전환 성공…온라인 중심 내수시장 강화 전략

신상국 대표는 중국시장 공략에 실패한 이후 전략을 수정했다. 중국시장 공략 대신 제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온라인 중심으로 내수시장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같은 전략은 특히 코로나19 기간 동안 주효했다.

먼저 온라인 자사몰인 ‘아가방몰’을 오픈하는 등 무게 중심을 온라인으로 옮겼다. 기존 매장 계약 형태도 직영으로 바꿨다. 온라인몰이 확대되면 기존 매장 점주들의 매출은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직영 전환을 통해 불협화음을 사전에 차단했다.

아울러 아울렛형 대형 편집숍 아가방팩토리와 프리미엄 편집숍 아가방플렉스를 신규 론칭하는 등 오프라인 점포에도 변화를 가했다.

이에 국내매출 비중은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중국시장 공략 전략으로 2017년 83%까지 떨어졌던 국내매출 비중은 2018년 89.1%, 2019년 92.0%, 2020년 94.7%까지 올랐다.

경쟁력 제고에 집중한 결과 전체 매출액도 반등했다. 매출액은 2011년 2047억원 이후 2018년 1129억원까지 8년간 계속해서 줄었지만 2019년 1342억원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도 성과로 꼽힌다. 유아의류 뿐 아니라 출산용품, 발육용품, 놀이 매트, 유모차 등 유아용품 카테고리도 확장했다. 그 결과 2018년 35.9%에 머물렀던 유아용품 매출 비중은 2019년 35.6%, 2020년 33.9%, 2021년 37.4%로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유아용품이 국내 매출의 44.4%에 달한다.

유아복업계 관계자는 “아가방앤컴퍼니가 2014년 매각 이후 중국시장 공략까지 실패하면서 장기간 경영난을 겪었다”며 “국내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면서 다시 입지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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