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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아베오 인수]선대회장 유지 '신약개발', 엔솔 분리 이후 재가동기업가치 제고 대안 급부상…당뇨신약 제미글로 경험도 한몫

최은진 기자공개 2022-10-20 08:18:44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9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화학이 배터리 사업을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으로 분리한 후 성장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LG화학의 신약개발 의지가 주목된다. 첨단소재 사업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할 거란 업계의 관측을 비켜가는 행보다.

국내 최초의 신약인 제미글로를 개발한 경험이 바이오 사업에 대한 자신감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선대회장 시절부터 꾸준하게 이어진 신약개발 의지와 철학이 이번 빅딜을 이끌었다는 평가도 있다.

◇국내 최초 FDA 승인 경험 '원동력'…타 대그룹과 달리 '신약' 외길

LG화학은 올 초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친환경·배터리 소재·신약개발'을 3대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다고 밝혔다. 향후 5년간 10조원 이상의 투자를 하겠다는 목표도 공개했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인 LG에너지솔루션을 분리한 후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기 위한 결정이다.

LG화학은 '석유화학·첨단소재·생명과학' 3개 사업본부로 운영된다. 석유화학본부가 가장 많은 21조원의 매출을 벌어들이고 첨단소재가 5조원으로 그 뒤를 잇는다. 생명과학본부는 8000억원 매출에 그친다.


시장에서는 배터리 사업 분리 후 첨단소재사업본부에 힘이 쏠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첨단소재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사업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됐다.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업계 선두주자로 키운 뒤 다음 성장동력으로 배터리 소재를 타깃하는 수순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LG화학은 바이오 사업을 키우는 데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베팅을 하며 적자 회사를 끌어 안는 결단을 내렸다. 특히 삼성이나 롯데그룹이 CMO(위탁개발생산) 등 소위 돈 되는 바이오 사업을 전개하는 것과 다르게 언제 성과가 나올 지 알 수 없는 신약개발에 공을 들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국내 최초로 FDA 승인 신약을 출시한 경험이 원동력이 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 생명과학본부의 전신인 LG생명과학은 2003년 국내 신약으로는 최초로 항생제 신약 팩티브를 FDA에서 승인받고 미국시장에 출시했다. 이후 2011년 국내 최초 HA필러 이브아르를 출시했고 2012년에는 당뇨 신약 제미글로 패밀리를 개발했다.

현재 LG화학 생명과학의 매출은 제미글로(당뇨)가 17% 비중으로 가장 많고, 유트로핀(성장호르몬) 13%, 백신사업 13%, 유셉트(엔브렐 바이오시밀러) 8%, 이브아르(HA필러) 6% 순이다.

◇손지웅 사장 부임 후 파이프라인 및 공동연구 '강화

LG화학이 전체 매출의 단 4% 비중에 불과한 생명과학본부를 핵심사업으로 키우는 건 선대회장의 경영 철학을 유지하는 차원으로도 해석된다. 고(故) 구본무 LG그룹 전 회장은 20여년 간 신약개발을 독려했다. 직접 신약개발센터에 방문해 연구진들을 독려하는 건 물론 사세가 어려워진 상황에서도 R&D 인력을 꾸준하게 채용했다.

현재 LG화학의 생명과학본부를 이끌고 있는 손지웅 사장도 구 전 회장 체제 하에서 채용된 인력이다. 그는 2017년 초 LG화학이 LG생명과학을 흡수합병하며 신설한 생명과학사업본부의 수장(부사장)으로 영입됐다.

손 사장이 부임한 후 R&D 투자가 늘어나고 파이프라인도 강화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2018년 1000억원에 불과했던 생명과학본부의 R&D 비용은 올해 3000억원대로 늘었다. 이 가운데 70%가 신약개발에 배정됐다.

오는 2027년에는 R&D 비용을 42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신약개발에 3500억원, 기존 약물 개발에 700억원을 집해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대형제약사의 R&D 비용이 2000억원 안팎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꽤 규모가 크다.

특히 손 사장은 오프이노베이션과 항암신약의 공동연구에 대해 관심이 많았다. 자체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으로 해외 유수의 바이오텍을 발굴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부임하자마자 영국 케임브리지 소재 ‘아박타(AVACTA)'와 손잡고 단백질 치료제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항암 및 면역질환 치료 신약을 공동개발을 시작했다. 미국 보스턴 소재 '큐 바이오파마(CUE Biopharma)'와 전임상 및 후보물질발굴 단계의 면역항암제 신약 과제 3개의 공동개발에 나서기도 했다.

이번 아베오 인수건 역시 그의 의지에서 비롯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항암신약에 대한 전문성과 공동개발의 니즈 등이 아베오 인수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배터리 사업이 분리된 후 손 사장에게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직급으로 따져도 손 사장은 신학철 대표이사 부회장 다음이다. 사장 직급은 LG화학 내 손 사장이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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