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B 택한 왓챠, '막차'탄 투자자 괜찮나 500원 액면가 증자 추진, 지난달 말 38억 780억 밸류 투자자 손실 불가피 전망
이명관 기자공개 2022-11-04 07:18:37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3일 07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왓챠가 액면가 증자를 핵심으로 하는 자금 조달 플랜B에 나서기로 하면서 기존 투자자들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고 있다.자금 조달을 위해 사실상 최후의 카드를 꺼내든 셈인데 지난달 말께 왓챠에 긴급자금을 투입한 투자자들 입장에선 투자하자 마자 대규모 손실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리픽싱이 가능하겠지만, 밸류를 고려할 때 대세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분위기다.
3일 VC업계에 따르면 왓챠가 액면가 증자에 나서기로 했다. 플랜A였던 투자유치와 M&A가 현실적으로 더이상 진행하는게 무의미하다는 판단에서다. 여기에 지난달 말께 수십억원 가량의 외부자금이 유입됐지만, 현실적으로 현재 왓챠를 수렁에서 꺼내기엔 역부족인 규모였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액면가 증자는 주주배정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기존 주주들의 동참 여부에 따라 지배구조에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이 가운데 최근 마지막으로 왓챠에 투자한 투자자들 입장이 난처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께 왓챠는 38억원을 조달했다. 규모는 작았지만, 우선 운영자금 명목으로 활용한 버팀목이 생긴 것이다. 투자는 왓챠 창업주인 박태훈 대표의 네트워크를 통해 개인투자조합 형태로 이뤄졌다. 투자 밸류는 780억원 수준이다. 지분율로 보면 4.8% 정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그런데 액면가 증자가 이뤄지게 되면 투자하자마자 손실을 내게 된다. 액면가 증자는 말 그대로 액면가 500원으로 증자를 하는 것이다. 500원을 기준으로 액면가 증자를 하면 왓챠의 프리 밸류는 70억원이 채 안된다. 왓챠의 현재 발행주식 총수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고려해 작년말 기준 1340만주다.
개인투자조합 입장에서 보면 투자 직후 기업가치가 10분의 1수준으로 곤두박질 치는 것이나 다름없어지는 것이다. 물론 리픽싱 등을 통해 조정이 이뤄지겠지만, 손실을 보존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VC업계 관계자는 "왓챠가 플랜B를 택하면서 최후의 카드를 꺼내들었다"며 "막판 새롭게 합류한 투자자 입장에선 날벼락이나 다름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만약 마지막 투자자들이 액면가 증자에 참여하면 그나마 단가를 낮추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손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증자에 참여할 여력이 없다면 고스란히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액면가 증자가 완료된 이후 왓챠의 지배구조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우선 박 대표의 지분율은 희석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적으로 증자에 참여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그만큼 재무적투자자(FI)의 지분율은 상승할 것으로 점쳐진다.
다만 주주들이 액면가 증자에 참여하기를 꺼려한다는 점이 변수로 지목된다. 자칫 몇몇 투자자에게 지분이 몰릴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현재 주주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곳은 한국산업은행을 비롯해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컴퍼니케이파트너스, 카카오벤처스, 엘에스프라이빗에쿼티, 삼호인베스트먼트 등이다. 기관들 중에선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가 8.8%로 가장 많은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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