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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대 오른 상폐 제도]에이치앤비디자인, '숨 가쁜' 지배구조 재편 이어진다⑨12월 유증·CB 260억 조달, 1년 새 최대주주 3차례 변경…이례적인 주식 거래도 '눈길'

신상윤 기자공개 2022-11-10 08:32:54

[편집자주]

금융당국이 상장폐지 기준 완화에 나섰다.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였던 '상장폐지 제도 개선'을 위해 실질심사 사유를 확대하고 대체할 수 있는 요건은 삭제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업의 계속성과 펀더멘털을 고려해 상장폐지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투자자 피해도 최소화하는 데 방점이 찍혔다. 더벨이 금융당국의 상장폐지 기준 완화를 앞두고 관련 기업들의 현 상황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7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사업으로 전환을 추진 중인 '에이치앤비디자인(HNB디자인)'의 지배구조 재편이 숨 가쁘다. 장기간 영업손실이 이어지고 있지만 상장기업의 이점을 활용하려는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몰리며 빠르게 손바뀜이 일어나고 있다. 지배구조 재편이 이어지는 가운데 통상적인 시장 거래로 보기 어려운 일도 나타나는 등 향후 지배구조 정상화에 가시밭길을 예고한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으로 260억원에 달하는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다. 우선 내달 20일 30억원 규모의 7회차 CB를 발행할 계획이다. 투자자로는 '무브먼트 제1호 투자조합'이 나섰다.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2%, 4%로 책정됐다. 만기는 3년이다.

CB 발행 다음 날인 내달 21일에는 150억원에 달하는 유상증자와 80억원 규모의 8회차 CB 발행도 예고됐다. 유상증자 투자자로는 '에이제이씨 1호 투자조합'과 '베이스트레이드'가 나섰다. 에이제이씨 1호 투자조합이 75억원100만원을 납입하고, 베이스트레이드가 나머지를 출자한다. 8회차 CB는 '레이라인'이라는 비상장 법인이 인수할 예정이다.

베이스트레이드와 레이라인은 경영컨설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다. 정준유 베이스트레이드 대표가 과거 레이라인 대표를 역임하는 등 두 법인 사이에는 밀접한 관계에 있다. 아울러 베이스트레이드는 과거 코스닥 상장사 '휴센텍' 경영권 분쟁 당시 최대주주에도 올랐던 '테스시스템'이 사명을 바꾼 곳이다. 이후 휴센텍은 경영권 분쟁으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은 유상증자와 CB 발행 등으로 확보할 26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인수 과정에 있는 '대한종건' 잔금 납입에 일부 투입할 계획이다. 지난 8월 200억원 규모의 주식양수도계약을 맺은 뒤 현재 잔금 100억원 납입을 앞두고 있다. 잔금 예정일은 내년 1월 초다. 이와 관련 에이치앤비디자인은 부동산 관련 사업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자금 조달은 지배구조 재편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유상증자 투자자로 나선 에이제이씨 1호 투자조합은 에이치앤비디자인 신주 175만5441주를 인수해 최대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에이제이씨 1호 투자조합의 김형수 대표조합원은 현재 에이치앤비디자인 사내이사 및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한강그룹의 부의장으로 알려졌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이 인수할 대한종건은 한강그룹의 고대웅 의장(29%)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곳이다. 에이제이씨 1호 투자조합의 출자자들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한강그룹이 간접적으로 에이치앤비디자인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되는 상황이다.

에이치앤비디자인의 지배구조 재편은 지난해 6월 본격화했다. 당시 '살루타리스 1호 투자조합'은 경영권 및 최대주주 지분을 확보한 뒤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유치했다. 다만 올해 7월 살루타리스 1호 투자조합이 보유 지분을 매각하면서 지배구조가 격변하기 시작했다. 다음달 유상증자 납입을 마치면 최근 1년 사이 최대주주가 3차례나 바뀌는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통상적인 시장 거래로 보기 어려운 일도 나타났다. 살루타리스 1호 투자조합은 71만7876주를 미디어팝과 유운홀딩스에 매각하기로 했다. 주당 거래가액은 1만6716원이다. 거래 당일인 지난 7월 29일 종가가 6340원임을 고려하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미디어팝이 인수한 주식은 54만3230주다. 유운홀딩스는 계약 당일 5만5000주를 인수했고, 올해 말 11만9646주를 취득할 예정이다. 전체 거래금액만 120억원이다. 경영권을 포함하지 않은 구주 거래일 뿐인데도 시장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됐다.

문제는 미디어팝이 고작 일주일 만에 17만8230주를 장내에서 주당 4932원에 처분했다는 것이다. 90억원 상당을 투입해 사들인 에이치앤비디자인 주식을 8억원 수준에서 처분한 셈이다. 통상적인 거래로 보기엔 석연찮은 점들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살루타리스 1호 투자조합이 보유 지분을 매각한 후 에이치앤비디자인 최대주주에는 이정옥 전 대표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다만 이 전 대표가 단순투자 목적으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한 점과 이후 김형수·문원식 각자 대표 체제에 돌입한 점 등을 고려하면 투자자들 사이에 손바뀜이 숨 가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에이치앤비디자인 관계자는 "미디업팝의 거래에 대해선 아는 부분이 없다"며 "유상증자 납입 절차가 마무리되면 지배구조가 바뀔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내 확보될 자금은 대한종건 인수 잔금으로 활용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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