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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 송무현 회장 "미래지향적 변화로 '100년 송현' 꿈꾼다"43세 늦깎이 사업가 변신, 8000억 규모 송현그룹 키워…'과감한 투자' 예고

김소라 기자공개 2022-12-28 09:00:12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3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후세에 대물림할 수 있는 기업이 되기 위해선 멈추면 안 된다. 이 모습이 10년, 15년 뒤에도 똑같이 유지되면 안 된다는 거다. 발전된 기술이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지금, 영속 가능한 기업을 만들기 위해 자나깨나 고심하고 있다. 미래지향적인 아이템을 발굴하고 기존 체제를 재조직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송무현 송현그룹 회장(사진)은 21일 경기도 성남 본사에서 더벨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지난 1991년 '서진공업'(현 티엠씨)을 설립하며 사업가로 첫 발을 내딛은 송 회장은 올해로 31년째 그룹을 이끌어오고 있다. 서진공업은 사명을 티엠씨로 변경하고 인적분할을 통해 사업부(티엠씨)랑 지주사(송현홀딩스)로 분리했다.

송현그룹은 철강과 금속을 주 원재료로 다룬다. 최종 생산품은 산업재로, B2B(기업 대 기업)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룹은 지주사 역할을 하는 송현홀딩스를 비롯해 총 20개 계열사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연결 매출액은 7800억원대다.

◇조선업 호황 타고 성장, 올해 계열법인 노력 '과실'

송 회장은 올해를 '뜻깊은 해'라고 반추했다. 그룹 주요 계열사들의 성과가 두드러진 한 해였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로봇 감속기 제조사 '에스비비테크'의 코스닥 상장이 대표적이다. 송현홀딩스는 2018년 종속회사 '케이피에프'를 통해 에스비비테크를 인수했다. 그로부터 4년 만에 IPO(기업공개) 과실을 거둔 것이다. 케이피에프 역시 올 3분기 기준 전년대비 매출액이 75% 증가하는 등 호실적을 기록했다.

송무현 송현그룹 회장

송 회장은 "사업 시작 첫 해 적자를 내고 이후부터 꾸준히 흑자를 유지했는데 지난해 처음으로 그룹사 전체 적자가 났다"며 "이때와 비교하면 올해 분위기가 크게 반전된 만큼 매우 뿌듯하고 뜻깊다"고 소회를 밝혔다.

올해 74세인 송 회장은 43세에 처음 자기 사업체를 꾸렸다. 이전에 그는 대우중공업과 진로산업에서 10여년간 근무하며 제조업 전반 경험을 쌓았다. 진로산업에서 산업용 전선 제조 및 연구개발(R&D) 업무를 맡았던 것을 토대로 서진공업을 설립, 선박용 케이블 사업에 뛰어들었다. 2005년 '대한전선'으로부터 100억원을 투자받았고 사명도 '티엠씨'로 변경했다. 그로부터 4년 후 송 회장은 대한전선이 보유한 티엠씨 지분(39.22%) 전량을 460억원에 사들이며 지배력을 온전히 확보했다.

송 회장은 "대우중공업 때 오랜기간 함께 근무했던 상사가 진로 그룹으로 이동했는데, 당시 진로에서 전선회사(진로산업)를 새롭게 인수해 사업을 막 만들어가는 단계였다"며 "옛 상사와의 인연을 계기로 진로산업으로 적을 옮겼고 전선, 케이블 시장에 발을 들였던 것이 창업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티엠씨는 규모를 빠르게 키우며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특히 조선업이 호황이던 2010년 전후로 매년 300억원대 이익을 올리며 전세계 선박해양 케이블 점유율 1위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이 케이블은 300미터가 넘는 초대형 컨테이너선에 탑재되는데 선박 내부 부품들을 연결해 신호와 동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티엠씨는 선박용 전선의 피복인 합성고무를 고온에서도 원상태로 견디게 하는 원천기술도 확보, 이를 처음으로 국산화시켰다.

송 회장은 "국내 플레이어 가운데 중국산 전장품을 가장 먼저 도입했는데, 상대적으로 품질이 낮다 보니 이를 보완하기 위한 목적으로 열처리, 소재 관련 R&D에 집중했다"며 "아울러 당시 60일 정도의 통상적인 케이블 납기일을 45일까지 단축하는 등 철저한 공정 관리를 통해 가성비 좋은 제품을 공급한 것이 성장 비결"이라 회상했다.

◇장기 성장 위한 M&A 적극 검토, '감속기 모듈화' 투자 예고

송현그룹은 지속 성장을 위해 다양한 투자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M&A(인수합병)를 활용한 강력한 제품 유통망 확보, 첨단 기술 적용 등 여러 방면의 발전 가능성을 타진 중이다. 특히 장기적 관점에서 '에스비비테크'의 기하급수적 성장이 기대되는 만큼, 해당 사업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설비투자를 확대하는 등 생산공정 고도화 작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경기도 성남 송현그룹 본사
송 회장은 "에스비비테크의 경우 하모닉 감속기 기술을 완성하는게 어렵다 보니 처음 인수 결정 당시에도 내부에서 반대 의견이 많았다"며 "인수 후 약 2년 동안 직접 매주 모든 결재를 검토하고, 경쟁력 있는 엔지니어를 더 충원하면서 모든 구성원의 생각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작업에 몰두했다"고 말했다.

송 회장은 에스비비테크의 다음 과제로 하모닉 감속기 모듈화를 꼽았다. 모터부터 컨트롤까지 제품 수직 계열화 작업을 통해 고객사를 묶어두는 락인(Lock-in) 전략을 구상 중이다. 로봇의 주요 부품들을 한데 모아 제공하면 고객사 입장에선 업체를 쉽게 변경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아울러 제조사 입장에선 공급 단가를 높이는 효과도 함께 누릴 수 있다. 향후 모듈화 비즈니스에 대비해 제어기술 등 소프트웨어 투자도 염두에 두고 있다.

송 회장은 "특히 요즘은 시장 전반에 워낙 변수가 많다 보니 단순히 정보를 수집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토대로 각각의 상황에 맞게 판단하고 대응하는 직감의 중요성을 느낀다"며 "앞으로 계열 법인들이 시대적 변화에 잘 적응해 나갈 수 있도록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 체제 수립, 노사 간의 신뢰 강화 등 다방면으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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