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2022 WM 10대 뉴스]'은행 전유물' 수탁 비즈니스, NH증권 첫 진출 '파격'10월 원화 수탁 영업 개시…삼성·미래에셋, 후발주자 속도전

양정우 기자공개 2022-12-29 10:05:11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6일 15: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국내 펀드 수탁 시장엔 증권사의 참전이라는 화두가 던져졌다. 그간 시중은행의 텃밭이던 수탁 비즈니스가 증권가의 새 먹거리로 부상하자 대형 증권사마다 진출을 서두르고 있다.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은 곳은 NH투자증권이다. 정영채 사장의 특명 아래 태스크포스팀(TFT)이 구성됐고 올해 10월 업계 최초로 영업을 개시했다.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 등도 빠른 속도로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어 '은행-증권사' 간 경쟁도 가열될 전망이다.

◇NH증권, 내년 초 원화 이어 외화 스타트…영업 성적, 20여개 신규 계약

NH증권의 프라임 브로커리지 서비스(PBS) 파트는 지난 10월 원화 수탁 업무를 업계 최초로 론칭했다. 내년 2월 말을 전후해 외화 수탁 업무를 개시할 채비에도 힘을 쏟고 있다.

서비스 개시 후 영업 성적은 일단 합격점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국형 헤지펀드 시장의 결성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 와중에도 계약고를 착실하게 키워나가고 있다. 직접 수탁을 맡는 계약을 체결한 펀드는 20개 안팎인 것으로 파악된다. 폭발적 증가세는 아니지만 외형 성장 위주의 공격적 영업을 지양하는 만큼 내실을 감안해 실적을 쌓아가고 있다.

새롭게 수임한 펀드의 면면이 다채롭다. 멀티스트래티지 전략을 가진 일반 주식형 펀드부터 가장 빈번하게 조성되는 공모주 펀드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을 담는 부동산 펀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부동산 PF 시장이 침체된 여건이지만 증권사만의 리스크 관리형 수탁을 표방한 터라 자체 시스템으로 위험을 점검한 것으로 관측된다.

운용자산(AUM)이 수천억원 대인 최상위 운용사는 일단 NH증권의 업무 완성도를 지켜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일단 NH증권과 신규 계약을 체결하는 하우스는 중견사와 소형사가 대다수다. 그간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 이후 수탁은행마다 신생사의 펀드를 외면해 왔다. 이런 수탁 대란에 시름하던 중소형사의 경우 증권사의 수탁업 진출로 숨통을 틔우기 시작한 셈이다.

수탁 서비스의 쇼티지(공급 부족) 여건은 새로운 사업 기회로서 매력을 높이고 있다. 헤지펀드 하나만으로도 40조원 대에 달하는 시장이기도 하다. 기존 사업자인 은행이 손사래를 치고 경쟁 증권사가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사이 NH증권이 시장 장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유다.


◇삼성증권, IT 인프라 구축 시작…'증권사-은행' 경쟁도 가열 무게

NH증권이 TFT를 구성해 신사업에 박차를 가하자 경쟁 증권사도 수탁 비즈니스에 전향적으로 다가서기 시작했다. 삼성증권은 보수적 경영 스탠스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대응해 NH증권을 뒤쫓기 시작했다.

미래에셋증권도 펀드 수탁 사업의 정보기술(IT)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전문 시스템 기업과 머리를 맞대고 있다. 업계 선두권인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뛰어든 만큼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등 다른 증권사도 후발주자로 나설 가능성이 작지 않다.

증권업계가 수탁 비즈니스를 직접 소화하는 건 PBS 파트의 경쟁력도 키울 수 있는 카드다. 직접 수탁으로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시너지를 얻으면 PBS의 세일즈 역량이 강화되는 동시에 본연의 서비스를 확대하는 데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향후 시중은행과 수탁 경쟁이 불가피하겠으나 PBS를 가진 덕에 증권사가 탄력을 받을 여지가 크다.

국내 증권사의 PBS 파트는 수익 구조 측면에서 글로벌 투자은행(IB)과 결이 다르다. 세계적 플레이어의 PBS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주식 대여(Securities Lending)다. 하지만 이런 핵심 캐시카우가 국내 증권업계에서는 리스크 관리 탓에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JP모간 등 글로벌 IB엔 PBS가 주축 사업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앞으로 신규 수탁 사업을 포함해 PBS 역량이 고도화될 경우 주식 대여는 물론 레버리지 제공, 시드머니 투자 등 다각도로 파생되는 서비스가 법적 테두리 안에서 확대 일로를 걸을 수 있다. 글로벌 시장처럼 각양각색 전략을 가진 헤지펀드를 상대로 아이디어의 현실화를 보조해주면서 PBS 역시 대규모 수익을 거두는 구조가 구축될 수 있는 셈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