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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퀀텀점프 2023]중소·중견기업, '경기 둔화'에도 성장 기회 엿본다빠른 변화 타고 '신시장' 개화, 기술·유연성 무기로 위기 대응

윤필호 기자공개 2023-01-12 08:33:25

[편집자주]

새해는 중소·중견기업에 생존의 시험대다. 한정된 자원을 활용해 시장 경쟁을 이겨내고 새로운 먹거리도 발굴해야 한다. 사업 계획이 성과의 절반이라는 말도 나온다. 연초 사업 계획 구상에 전사적 역량을 쏟는 이유다. 새로운 도약대를 찾아 퀀텀점프를 꿈꾸는 기업들의 치열한 고민과 열정의 목소리를 현장에서 직접 듣고 미래 청사진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10일 08: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2년 경제는 위기의 연속이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국제 정세의 냉각과 전쟁 여파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고금리로 각종 혼돈이 커졌던 시기였다. 어려운 한 해를 견디고 2023년에 들어섰지만 한국 경제의 상황은 그리 좋지 않다. 주력 산업이 위축되면서 경기 둔화와 유동성 리스크 우려가 커진 탓이다.

작금의 경제 위기는 중소·중견기업에게 더욱 큰 시험대로 다가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기 때문에 먼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기업들은 시장을 개척하며 성장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지난 3년 동안 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한 각종 악재로 어려웠던 와중에도 뜻밖의 호재를 잡아 깜짝 성과를 올린 사례도 있었다.

◇‘악순환의 고리’ 부담 커지는 중소·중견기업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지난해 세계 경제는 각종 악재가 겹쳤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전으로 접어든 가운데 2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이 터졌다. 미·중 무역갈등이 현재 진행중인 가운데 터진 전쟁은 에너지와 식량 안보 리스크를 높였고 공급 대란을 불러왔다. 각종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웠다. 코로나19 사태에 중국의 봉쇄 정책은 세계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남겼고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부추겼다.

지난해 3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인플레이션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며 금리 인상을 시작했고, 그동안 풍부했던 유동성 잔치는 막을 내렸다.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p 인상)’으로 대표되는 가파른 조정이 이어지면서 국내외 부동산과 증권시장은 출렁였다. 한국의 중앙은행도 금리차를 좁히기 위해 뒤를 쫓아 기준금리를 3.25%까지 올렸다.

한번 커지기 시작한 불확실성은 잡기 어려웠다. 원화가치가 급락하면서 원달러 환율은 금융위기 이후 13년만에 처음으로 1300원을 넘었다. 이 같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고리는 실물 경기에 충격을 안겼다. 무엇보다 무역적자폭은 최대치를 보이고 있다. 무역적자는 4월부터 12월까지 9개월 연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실물 경제 위기는 다시 자본시장에 악영향을 미쳤다. 유가증권(코스피)과 코스닥 시장은 모두 하락세를 이어갔다.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이슈가 터지면서 채권시장에 한파가 몰아쳤고 ‘돈맥경화’의 혼돈으로 이어졌다.

이 같은 유동성 위기는 상대적으로 안전판이 취약한 중소·중견기업에 큰 타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중소기업 대출 금리가 5% 이상인 비중은 6월 12.3%였지만 7월 20.7%, 8월 28.8%, 9월 40.6%, 10월 69.5%로 급격히 상승했다. 영업이익만으로 매달 이자를 상환하는데 부담이 커지는 상황이다.

올해 경제는 이 같은 악재를 안고 출발하는 만큼, 어려움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1월 경제동향’을 통해 국내 경기가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KDI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경기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으며 대부분 품목의 제조업에서 생산 감소폭이 확대됐고 부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대전환 시기’ 신시장서 생존 모색

1년간 원달러 환율(자료=네이버 원달러 환율 동향)

각종 경기 둔화의 신호가 커지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기회는 생기는 법이다. 코로나19 사태로 혼돈에 휩싸였던 지난 3년동안 뜻밖의 깜짝 성과를 내는 산업과 기업이 적지 않았다. 특히 생활 전반에 비대면 문화가 보편화되는 대전환기에 접어들면서 기존 산업이 쇠퇴하고 새로운 산업이 부상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콘텐츠 산업에서의 성공 사례를 꼽을 수 있다. 비대면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시장이 커졌고 국내 웹기반 콘텐츠 플랫폼과 제작사(CP) 기업이 수혜를 입었다. 특히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계기로 K-콘텐츠 산업에 기대가 커졌고 많은 투자금이 몰렸다.

이밖에 로봇 산업에서 기술을 갖춘 벤처기업이나 중소·중견기업이 산업 성장을 기대한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는 사례도 꼽을 수 있다. 가상현실 시대를 여는 ‘메타버스(Metaverse)’ 관련 기업도 주목을 받으며 증권시장에 입성하기도 했다.

올해 국내외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그럼에도 산업 구조의 빠른 변화를 통해 기존과 다른 신규 시장이 생길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특히 지난해 시스템 반도체를 비롯해 전기차,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산업이 성과를 올리며 두각을 내기 시작했다. 시장의 전환 속도가 빠른 환경에서는 규모가 작은 기업이 오히려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 유리하다.

일부 경기 변수의 긍정적인 변화도 기대를 높이는 요인이다. 지난해 1400원대 중반까지 올랐던 원달러 환율은 점차 안정돼 1200원대까지 내렸다. 아울러 단기자금 시장에서 기업어음(CP) 금리도 2개월여 만에 4%대로 내려섰다. 채권시장안정펀드(채안펀드)·CP 매입 프로그램 등의 정책 뒷받침 기업의 자금 조달에도 조금씩 숨통이 트이는 모습이다.

무역수지도 적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지난해 수출은 역대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주력인 반도체 수출이 부진한 가운데 다른 산업의 증가로 이룬 성과라는 점에서 향후 대외여건 안정화에 따른 무역수지 개선세도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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