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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니뮤직이 꽂힌 AI 창작…저작권 이슈도 풀어낼까 현행법상 '인간의 창작물' 한정, AI 저작권 시대 개개인 IP 보유 가능

이장준 기자공개 2023-01-25 12:48:00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10: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니뮤직은 인공지능(AI) 창작 시장에 뛰어들기 위해 물밑작업을 몇 년 전부터 이어왔다. KT그룹 안팎에서 협업을 통해 AI 동요, 자장가, 응원가 등을 선보이며 역량을 축적했다.

추후 AI 저작권 시대가 열리면 누구나 AI를 통해 만든 창작물에 대한 지식재산권(IP)을 소유할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관련 법 개정이 필요하다. 현행법상 저작물을 '인간의 창작물'로 한정하고 있어 보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니뮤직, 2020년부터 AI 창작 시장 진입 물밑작업

지니뮤직은 일찍이 AI 창작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2020년 9월 국내 최초로 AI가 창작한 동요 앨범 '신비와 노래해요'를 출시했다. CJ ENM, 업보트엔터테인먼트와 제휴를 맺고 AI 작곡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지니뮤직은 AI 작곡 프로젝트 총괄 프로듀싱을 담당했고 CJ ENM 애니메이션 사업부는 캐릭터 선정 등 제작에 공동 참여했다. 업보트엔터인먼트의 인공지능사업부는 AI 작곡 시스템 '아이즘(Artificial Intelligence System of Music·AISM)'을 제공했다. 아이즘은 방대한 작곡 이론을 학습하고 스스로 멜로디를 만들 수 있다.

2021년 4월에는 앞선 파트너들과 함께 국내 최초로 AI 자장가 앨범 '아기동물 자장가 모음집'을 선보였다. 그해 6월에는 지니뮤직이 만든 AI 창작 음원을 스카이라이프TV가 제작한 TV 예능 프로그램 '강철부대' 배경음악(BGM)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2021년 10월에도 그룹 내 시너지를 키워 프로야구구단 kt wiz와 협업해 AI가 작곡한 응원가 앨범을 선보였다. 기존 응원가는 주로 유명 곡에 가사를 붙이는 식으로 만들어 저작권 문제로 자유롭게 쓰기 어려웠지만 언제 어디서든 사용할 수 있게 됐다. 다음 달에는 AI 오디오 플랫폼 지니 '스토리G'에 백색소음(ASMR) 등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사운드 채널을 오픈한다.


작년에는 아예 AI 창작 관련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 '주스'를 인수했다. 지난해 10월 밀리의서재와 공동 제작한 AI 오디오 드라마 '어서 오세요, 휴남동 서점입니다'에 쓰인 OST에도 최근 지니뮤직이 인수한 주스의 기술이 적용됐다.

주스는 2007년 가수 테이가 부른 '같은 베개'를 편곡했다. 주스 AI는 원곡 청음을 통해 악기별 악보를 추출하고 콘텐츠에 어울리는 새로운 악기와 분위기로 리메이크해준다.

추후에도 지니뮤직은 주스와 함께 AI 음악 창작 기술을 고도화하면서 원곡을 보유한 기획사들과 협업할 계획이다. 음악 경연 예능 프로그램 편곡, 메타버스 음원 창작 등 진출 영역도 확장하려 한다.

◇AI 저작권 법제화에 쏠린 눈

나아가 추후 AI 저작권이 인정되면 AI를 통해 만든 노래에 대한 음악 IP를 직접 소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저작권법 등 관련 법제를 손볼 필요가 있다.

저작권법 제2조 1항에 따르면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 정의한다. AI가 만든 창작물은 여기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AI가 만든 음원 창작물은 저작권은 아니지만 이에 준하는 저작인접권을 통해 일부 보호를 받고 있다. 실연자, 음반 제작자, 방송 제작자 등의 권리로 귀속된다. 가령 지니뮤직과 주스가 제작한 AI 크리스마스 캐럴에는 저작인접권 및 실연권이 적용된다.


전 세계적으로 AI 저작권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AI가 만든 그림, 음악, 소설 등 창작물이 나오면서 법제화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양상이다.

프랑스와 룩셈부르크 음악저작권협회는 스타트업 에이바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작곡 AI '에이바(AIVA)'를 저작권자로 인정한 사례가 있다. 미국 저작권청 역시 지난해 AI '미드저니'를 이용해 그린 만화의 저작권을 승인했다.

현재 국내에서는 학습용 데이터를 쓰려면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야 하지만 일본에서는 2018년부터 저작권법을 개정하면서 AI 알고리즘 학습에 쓰이는 데이터를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물론 아직 법제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AI 창작물에 대한 사람의 관여도에 따라 어떻게 저작자를 판단할지 등 논의가 필요하다는 게 중론이다.

ICT 업계 관계자는 "현재는 관련 법제가 없어 저작인접권으로만 AI 창작물을 보호하는 상황"이라며 "AI 저작권까지 인정받게 되면 이를 소급 적용할 텐데 그 전에 시장은 상당히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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