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콜 Q&A 리뷰]쿠팡 자신감의 원천 3가지김범석 "배송·가격·선택권, 분명하고 단순한 진리"…조정 EBITDA 상향 조정
고진영 기자공개 2023-03-13 07:29:45
[편집자주]
컨퍼런스콜로 진행하는 기업설명회(IR)의 백미는 기업 관계자와 시장 관계자 사이에 오가는 질의응답(Q&A)이다. 투자자를 대변하는 시장의 관심이 무엇인지 드러나고 기업 입장에서 되도록 감추고 싶은 속살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자사 홈페이지에 IR 자료와 음성파일을 올릴 때 Q&A 부분만 제외하는 기업이 적지 않다. THE CFO가 IR의 백미 Q&A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7일 16시17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쿠팡이 지난해 2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한 것은 이익창출의 구조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있다. 2014년 로켓배송을 시작한 이후 계속됐던 투자자들의 의구심을 어느정도는 떨쳐낸 셈이다. 거라브 아난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번 컨퍼런스콜에서 조정 EBITDA(상각전영업이익)의 장기 가이던스를 높여 잡고 지속 성장을 장담하기도 했다.분기 흑자에 성공했지만 매출은 시장 기대에 못 미친 만큼 투자자 유인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목표 달성이 가능할까. 컨콜에 참석한 애널리스트들의 관심은 쿠팡을 목표 도달까지 이끌 수 있는 원동력이 무엇인지, 글로벌 경기침체 극복이 가능할지 여부에 집중됐다.
◇"마진 개선 확신 굳건"…동력은 기술·인프라 오랜 투자
쿠팡은 대부분의 미국 상장기업과 마찬가지로 최고경영자(CEO)와 CFO가 컨퍼런스콜을 진행하고 있다. 2022년 4분기 실적발표를 위해 최근 진행된 컨콜 역시 김범석 의장(CEO), 거라브 아난드 CFO, IR담당 임원인 마이클 파커 부사장이 참여했다. 파커 부사장이 소개와 함께 서두를 열었고 김 의장과 아난드 CFO가 메인 스피커로 나섰다.

이날 주목할 만한 부분은 아난드 CFO가 조정 EBITDA 가이던스를 상향하겠다고 발표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쿠팡의 조정 EBITDA는 2분기에 플러스(+)로 전환, 연간 3억8121만달러를 기록했다. 조정 EIBTDA 마진율의 경우 2022년 4분기만 보면 4.0%, 연간 누적으로는 1.9%였다. 2021년 각각 -5.6%, -4.1%였는데 크게 개선된 수치다.

아난드 CFO는 “2022년은 많은 마일스톤을 세운 해였고 올해도 이런 추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 확신한다”며 “과거에는 7~10% 또는 그 이상을 장기적인 조정 EBITDA 가이던스로 제시했지만 지난해 성과에 발맞춰 10% 이상으로 업데이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질의응답(Q&A) 시간을 연 것도 조정 EBITDA에 관한 질문이다. 첫 질문 기회를 얻은 골드막삭스의 에릭 차 애널리스트는 조정 EBITDA를 상향 조정한 핵심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했다. 그는 “매출총이익률이 주된 이유인가? 아니면 판매관리비 측면에서 더 많은 운영 레버리지가 생겼다고 보는가? 아니면 둘 다인가?”를 물었다.
답변은 김범석 의장이 했다. 김 의장은 기술과 인프라, 공급망 최적화, 또 새로운 서비스 등에 대해 수년에 걸쳐 계속해온 투자가 마진을 높일 수 있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자동화를 포함한 공정 개선 역시 미래 효율성 향상에 기여할 것으로 봤다.
그는 “수익률 개선, 그리고 개선 요인과 관련해 만들어낸 진전에 대해 고무적으로 느낀다”며 “장기적인 마진 개선에 대한 우리의 확신은 계속 굳건해지고 있으며 목표 실현을 위해 맞는 방향에 투자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배송·가격·선택권, 3요소가 투자 핵심
추후 성장 여력과 관련, 경기 침체 등 거시경제 영향에 대한 의문도 나왔다. 미즈호증권의 제임스 리 애널리스트는 “한국은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해 있는데 소비 감소나 미국과 비슷한 서비스들로의 믹스 전환이 일어나고 있는지” 질문했다.

김 의장은 전 세계적인 경제 불확실성에서 쿠팡이 예외는 아니라고 인정하면서도 이런 상황에 불구하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가장 오래된 고객 코호트(cohort, 고객군)를 포함해 모든 고객 코호트의 지출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그 원인으로 쿠팡이 여전히 고객확보 단계에 있다는 점을 꼽았다. 여기서 거시경제적 영향을 분리해서 파악하는 것은 어렵고, 카테고리별로 고객의 잠재적 지출이 얼마나 될지도 짐작하긴 힘들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다만 그는 “분명한 점은 고객이 저렴한 가격, 빠른 배송, 넓은 선택권을 원한다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 단순한 진실에서 아직 예외를 본적이 없으며 이는 우리가 계속해서 집중할 3가지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수익성 개선의 동력으로 제시한 기술과 인프라 투자와도 맞물리는 답변이다. 물류 자동화를 포함한 그간의 투자가 결국 배송과 가격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장에 따르면 쿠팡에서 가장 자동화된 풀필먼트센터는 나머지 주문처리 네트워크보다 2배 이상의 효율성을 나타냈다.
컨콜 내내 자신감을 보이긴 했으나 한 발 물러선 주의도 뒤따랐다. 거난드 CFO는 “올해도 장기적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으로 예상하지만 매분기 이익이 일관적이지는 못할 것”이라며 “초기단계의 장기적 기회에 대해 시의적절하고 신중한 투자를 계속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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