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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재편하는 컴투스, 높아진 '법무실' 위상 사내이사 '송재준 사장→김태일 상무' 교체…P2E 등 규제 만발, 법적대응 역량 중요

손현지 기자공개 2023-03-20 11:46:15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7일 08: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컴투스가 정기주주총회에서 송재준 대표 대신 김태일 상무를 새로운 사내이사로 교체한다. 김 상무는 컴투스의 법무실장으로서 법률 관련 전반을 총괄하는 인물이다. 법무실장이 이사회에 합류하는 건 처음이다.

최근 신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가는 과정에서 법무실의 위상이 높아진 점을 반영한 인사다.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관련 사업을 준비하면서 이전보다 법 규제 관련 대응 업무가 많아졌다. 자체 플랫폼과 C2X란 자체 코인을 발행하는 등 공을 들이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선 P2E게임(돈 버는 게임)이 불법이라 여러 규제에 부딪히고 있는 실정이다.

◇P2E·NFT 게임 등 패러다임 변화…법무이슈 만발

컴투스는 오는 30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김태일 상무의 사내이사 신규 선임 건과 정관 일부 변경건 등 총 5개의 안건을 의결한다고 밝혔다. 김 상무 사내이사 선임안이 통과될 경우 임기는 3년이다.

기존 사내이사였던 송재준 대표의 임기가 오는 31일 만료되는 것과 관련한 후속 인사다. 송 대표는 이사회에서는 빠지지만 향후 미등기임원으로서 글로벌투자최고책임자(GCIO)직을 수행할 전망이다. 이사회는 기존대로 사내이사 3인, 사외이사 2인 체제를 유지한다.
컴투스 이사회는 김 상무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이유에 대해 "게임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으며 법률적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회사성장에 큰 역할을 했다"며 "향후에도 회사 발전과 기업가치 제고 등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됐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1977년생으로 컴투스그룹으로 이적하기 전 법무법인 지평, 두산중공업, 르노삼성자동차 등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2018년부터 현재까지 4년 넘게 컴투스홀딩스(옛 게임빌)와 컴투스의 법무실장을 지내고 있다.

그룹의 준법감시인 역할도 겸하고 있다. 준법통제 기준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지식재산권(IP) 기반으로 한 신규 투자, M&A 관련 계약현황을 관리한다. 또 게임사업 관련 법적 리스크관리와 법률자문도 수행한다. 게임산업법, 공정거래법, 정통망법, 개인정보보호법 등 각종 컴플라이언스 업무도 총 망라한다.

이번 인사는 최근 달라진 법무실의 위상을 반영한다. 최근 게임산업의 패러다임이 블록체인 기반 P2E게임이나 메타버스 등으로 변화하면서 국내외 소송과 중재, 클레임 이슈도 잦아졌다. 이와 관련해 정부나 기관에 의해 영업 제재 등의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만큼 어느때보다 법적 대응역량이 중요해졌다.

컴투스는 블록체인과 메타버스 신사업에 선제적으로 뛰어들며 힘을 싣고 있다. 탈중앙화라는 세계적인 트렌드 속에서 게임이 웹3.0으로 변화한 것이 P2E게임과 NFT기반 블록체인 게임이다. 단순히 돈버는 게임으로 치부할 것이 아닌 게임 플레이로 획득한 재화나 아이템 보상의 소유권을 사용자에게 인정토록 한 패러다임 변화다.

◇"P2E허가 해달라" 목소리 중요…송재준 빈자리, 법무실이 채운다

국내 게임사 중에선 업계에선 가장 먼저 자체 메인넷 엑스플라(XPLA) 플랫폼을 구축했다. 엑스플라를 기반으로 한 블록체임 게임 서비스를 출시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청사진이다. 이미 주력IP이자 MMORPG게임인 '서머너즈워: 클로니클', 스포츠 게임인 '낚시의 신', '골프스타 챔피언', 캐주얼 장르의 '미니게임천국', 사신키우기, 크리처 등 총 6개 게임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시켜 업데이트했다.

그런데 국내와 중국에선 P2E게임 서비스가 가로막힌 상태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에 따르면 게임물관리위원회는 게임 등급 분류를 담당한다. 게임 재화를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환금성은 게임위 등급심사 내 핵심 사안이다. 게임위는 환금성과 사행성 등의 요소가 있다고 판단되면 게임에 등급 자체를 주고 있지 않다.

송재준 대표도 작년 초 국회의원들을 만나 "일반적인 게임의 아이템 거래도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고, P2E게임은 이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양성화하는 것일 뿐"이라며 "국내에선 ICO도 금지돼 있어 토큰 발행을 해외에서 해야 하는데 국부유출이나 다름없다"며 입법 요청한 바 있다.

송 대표는 향후 그룹의 GCIO로서 해외투자에 집중한다. 앞으론 그를 대신해 '법무실'이 중책을 떠안아야 하는 만큼 김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해 위상을 드높였다는 해석이다.
*컴투스 블록체인 기반 게임 로드맵
◇소송·중재 등 대응 역량 중요

컴투스는 최근들어 각종 이슈에 휘말리고 있다. 지난달에는 법원으로부터 확률형 유료게임과 관련해 민사소송에 걸려 손해배상을 해야하기도 했다. 컴투스의 프로야구 포 매니저 게임에서 이용자에게 확률형 아이템과 관련한 보상 확률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이 이유다.

올초 FTX사태로 진땀을 빼기도 했다. FTX사태 피해 지원자들이 컴투스의 블록체인 메인넷 XPLA팀을 상대로 시위를 시도했다. 당시 법무실의 역할이 컸다. 블록체인팀, IR실 등과 함께 피해자 구제책을 마련해 겨우 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었다.

컴투스가 향후 글로벌로 보폭을 넓히면 법 대응 규제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컴투스는 현재 매출의 80%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을 정도로 해외 의존도가 높다. 모바일 게임 개발 초기부터 해외 이동통신사를 통해 해외시장 활로를 뚫었던 터라 미국,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폴, 독일 등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구글, 애플 등 글로벌 오픈마켓을 통해 전세계 160여개국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향후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애니메이션이나 영화, 소설 등으로 사업을 확장할 경우 다양한 투자도 예상된다. 데이세븐 등 개발사를 인수했으며 글로벌 콘텐츠 개발사인 스카이 바운드 등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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