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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개발비 자산화]녹십자, '출시 지연' IgG 회계상 반전효익IVIG-SN 10% 북미허가 전이라 상각도 아직, 작년 총 95억 자산화

임정요 기자공개 2023-05-03 11:42:51

[편집자주]

2018년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지침에 따라 신약개발사들은 임상 3상 단계 이상의 파이프라인만 무형자산으로 인식할 수 있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임상 1상 개시 단계부터 자산화가 가능하다. 연구개발비의 무분별한 자산화를 지양하고자 상업화 가능성이 가시화 되는 시점을 감안하는 지침이 생겼다. 제약사들이 자산화한 개발비 현황은 상업화 단계에 가까워진 파이프라인을 파악하는 수단일 뿐 아니라 그간 들여온 파이프라인별 R&D 비용을 파악할 수 있는 도구다. 더벨은 주요 제약사의 자산화한 개발비를 살펴 실현가능한 미래수익성을 따져보았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1일 10: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녹십자는 혈액제제인 IVIG-SN 10%의 북미 허가가 지연되는 점이 아이러니하게 회계상 효익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각을 시작하지 않아 여기에 쏟는 비용을 모두 무형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IVIG-SN 10%의 작년 자산화한 개발비 누계액은 전년비 26%(95억원) 늘어난 456억원이었다. 미국 진출준비로 일부 비용이 증가했다.

녹십자는 4월내 IVIG-SN 생산설비의 공장 실사를 마치고 연내 생물학적제제허가(BLA) 재제출을 이뤄 미국 허가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혹여 허가를 받지 못할 시 2027년부터는 손상을 인식하게 되는 점은 주의가 필요하다.

◇IVIG-SN 10%, 5% 제제…공장 실사 후 탄력 받을까

녹십자는 주력 혈액제제 품목인 IVIG-SN 5%와 IVIG-SN 10%의 미국 출시 일정이 각각 8년, 1년째 지연되고 있다.

IVIG-SN 5%과 10%는 혈액에서 추출한 면역글로불린이다. 수술 전후 환자 또는 면역계질환 환자에게 면역증강제 역할을 한다. 동일제제지만 농도가 달라 개발과 품목허가를 따로 진행한다. 녹십자가 미국에 선보이는 최초 제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품목들이다.

애초 계획은 5% 제제를 2015년에 출시하고 10% 제제를 2022년 출시할 예정이었지만 둘 다 FDA의 보완요구서한(CRL)을 받았다.

IVIG-SN 5%의 경우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FDA의 CRL을 받으며 일정이 연기됐다. CMC(Chemistry Manufacturing and Controls/제조공정·품질관리) 데이터 보충자료가 요구됐다.

제품출시가 개발 계획보다 5년 이상 지연되자 임상 3상 이후 무형자산으로 인식했던 개발비를 회계상 손실로 전환했다. IVIG-SN 5%의 미국 개발비는 총 160억원이었다. 녹십자는 2019년 110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고 나머지 50억원까지 2020년 자산에서 비용으로 전환했다.

녹십자는 고농도 버전인 IVIG-SN 10% 허가를 먼저 받고 이후 5% 제제에 재도전하겠다고 방향을 틀었다. 다만 IVIG-SN 10%도 작년 3월 CRL을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FDA측이 녹십자 생산 시설에 대한 현장실사를 기간 내 마치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녹십자는 이달 중 FDA의 공장실사를 완료하고 실사 후 BLA를 재제출할 계획이다.

IVIG-SN 10%의 경우 작년 기준 미국 개발비 총액이 456억8700만원 가량이었다. 손상차손 인식이 시작되는 시점은 2027년부터다. 이에 대해 녹십자 관계자는 "실사 이후 조속히 BLA를 재제출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또 "IVIG-SN 5%과 관련해선 모든 비용을 털어낸 상태며 향후 허가 획득 시 손상분에 대해서 환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소한의 공시…파이프라인별 세부내역 미공개

녹십자는 연매출 1조원 이상 주요 제약사 가운데 '자산화한 개발비' 현황 공시가 눈에 띌만큼 최소한의 수준에서 이뤄지고 있다.

작년 별도기준으로 자산화한 개발비 누계액은 전년비 12%(92억원) 늘어난 848억원이었다. 어떤 파이프라인에서 얼마를 자산화하고 상각했는지 세부내용은 미포함했다. 2018년 금융감독원이 제시한 예시 양식을 지켜 공시하는 타 제약사와 비교됐다.


세부적으로 살피면 '개발중인 혈액제제 1건'으로 분류된 것이 바로 IVIG-SN 10%다.

IVIG-SN 10%는 2021년말 361억원의 미국 3상 개발비를 집계했다. 2022년말에는 456억원으로 26%(95억원) 불어났다. 이 외 헌터증후군, 항암보조치료제 개발과제에서 14억원을 자산화했다.

개발완료된 백신제제 4건 등에서는 16억원 가량의 상각이 이뤄져 최종적으로 지난 1년새 늘어난 녹십자 개발비 자산화 수치는 92억원이었다.

녹십자 R&D는 혈액제제와 백신으로 양분화해 있다. 아직 자산화 전단계인 파이프라인은 7종이며 이들이 임상 3상 단계에 돌입하면 무형자산화에 포함돼 회계적 효익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자산화되지 않고 있는 파이프라인은 A형&B형 혈우병 치료제(임상 1상), 만성B형간염치료제(임상 2상), 대장암치료제(임상 2a상), 헌터증후군(임상 1상), 탄저균 백신(임상 2상),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 백신(임상 2상), 대상포진 백신(임상 2상)이다.

한편, 녹십자는 3상을 허가받은 파이프라인의 시장규모, 경쟁력, 사업가치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무형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기초연구, 비임상, 1상~2상 단계에 발생한 지출은 당기 비용처리한다. 2018년 발표된 금융감독원 지침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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