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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개드는 미분양 리스크]청약 미달 피한 래미안·SK뷰? '분양 자체가 없었다'사업지 선별 관리, 이종산업 집중 영향

신준혁 기자공개 2023-05-10 09:42:38

[편집자주]

수년째 완판을 기록했던 건설사들은 이제 청약 미달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초라한 청약 성적표를 받아 들고 영업전략을 새로 짜는데 급급한 모습이다. 미분양 물량이 장기간 쌓일 경우 건설사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킬 공산이 커 선제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미분양 실태를 점검하고 건설사들의 대처 방안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4일 15시4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SK에코플랜트는 주택 공급과잉으로 인한 미분양 리스크에 허덕이는 경쟁사와 달리 주택사업 부담이 적다. 선제적 대응책을 내놓고 사업지를 관리한 덕분에 대규모 미달 사태를 모면했다는 게 내부 평가다.

다만 업계에선 그 이유를 다른 쪽에서 찾고 있다. 일단 이들 건설사가 최우선 과제인 글로벌 친환경 사업과 기업공개(IPO)를 처리하느라 분양 자체를 줄일 수밖에 없었다는 평가다. 때마침 부동산 악재가 불어닥치자 결과론적으로는 '선방'한 전략이 된 셈이다.

◇'1위 브랜드' 래미안, 지난해 청약 '1건'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지난 1년간 민간 공동주택 분양을 '1건'도 실시하지 않았다. 그동안 주택과 개발사업에 소극적이었던 경영 기조를 이어간 셈이다.

마지막 분양 단지는 지난해 1월 분양한 부산 '래미안 포레스티지'다. 총 1104가구를 모집하는데 6만5110건의 청약 접수가 몰려 58.9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당시 부동산 열기를 감안하더라도 래미안 브랜드 파워가 작용해 높은 경쟁률을 달성했다는 평가다.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래미안 브랜드는 주택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지녔지만 그동안 분양 물량이 적었다. 외부에 알려진 대로 삼성물산은 도시정비사업 수주와 분양사업을 중단하다시피 했다. 2015년부터는 주택사업을 줄이고 해외 플랜트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래미안 분양 단지가 눈에 띄게 줄어든 이유다.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서는 2014년 12월 부산 온천4구역(래미안 포레스티지)을 마지막으로 모습을 감췄다. 경쟁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조원대 일감을 확보한 점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삼성물산이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에 복귀한 시점은 5년이 흐른 2020년 4월이다.

대신 해외 플랜트 전문가인 오세철 사장을 중심으로 해외 영역을 개척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2021년 취임한 오 사장은 삼성물산이 제일모직과 합병한 뒤 처음으로 선임된 기술직 출신 대표이사다. 플랜트사업부장 출신으로 삼성그룹의 탈탄소 기조에 맞춰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 고삐를 쥐는 중이다.

삼성물산은 올해 7개 단지를 분양할 예정이지만 지방 사업 없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돼 미분양 리스크가 낮다. 지방 단지가 없다는 점과 단순 시공사업만 추진한다는 점에서 우발 리스크가 발생할 가능성이 적다. 그동안 공급이 적었던 래미안 브랜드 파워는 분양 시장에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분양 예정지는 △동대문 이문(래미안 라그란데) △도곡삼호(레벤투스) △인천송도(센트리폴) △방배6(원페를라) △신반포15(원펜타스) △수원권선6 △잠실진주 등 7곳이다. 총 분양물량은 6171가구다.


◇IPO로 눈 돌린 SK에코, 분양 관리모드 'ON'

SK에코플랜트는 지난 1년간 분양한 사업지 다섯 곳에서 흥행을 기록했다.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하고 공동시공과 도시정비사업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해 미분양 리스크를 낮췄다.

부동산 하락 속에서도 서울 도심지 사업은 흥행을 완수했다. 서울 중랑구 '리버센SK뷰롯데캐슬'은 336가구 모집에 2793건의 청약을 접수하며 분양을 마쳤다. 대전 '중촌SK뷰'는 일반분양에서 22.1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하며 1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다.

HDC현대산업개발과 공동사업자로 참여한 서울 '마포클래시'와 GS건설과 함께 추진한 부산 '양정자이더샵SK뷰', 의왕 '인덕원자이SK뷰'에서도 청약 흥행을 이어갔다.

다만 지방 사업지인 '오산SK뷰1·2차'는 일부 타입에서 순위내 분양을 마치지 못해 미분양을 남겼다. '오산SK뷰1차'는 231가구 모집에 277건의 접수를 받았고 '오산SK뷰2차'는 315건 모집에 413건이 몰렸지만 비인기 타입은 2순위 기타지역에서도 마감을 지키지 못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부터 IPO를 추진하기 위해 친환경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건설 본업만으로는 제대로된 가치를 얻을 수 없다고 판단해 사업 전면에 친환경과 에너지 비즈니스를 내세워 친환경 기업을 인수합병했다. 사명은 '건설'을 뺀 SK에코플랜트로 변경됐다.

업계 관계자는 "웬만한 브랜드 파워를 지닌 대형 건설사들은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에서 완판을 기록한다"며 "미분양 리스크를 확인하려면 청약건수도 중요하지만 타입별 마감 여부를 유심히 봐야 한다. 비인기 타입은 악성 미분양으로 남을 가능성이 커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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