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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김형우 트래블월렛 대표 "일부러 밸류 낮게 책정했다""기업가치 키워 상장 후 시장에서 평가받겠다"…'B2C 결제 →B2B 설루션' 변모 예고

김진현 기자공개 2023-05-12 09:36:08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0일 15: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밸류에이션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편입니다. 밸류가 중요하지 않다는게 아닙니다. 스타트업 특성상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기대감에 의해 밸류가 책정되기 때문에 현재보다는 훗날 사업이 잘 돼서 상장 이후 시장에서 받는 밸류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트래블월렛은 엔데믹 전환 이후 가장 '핫'한 스타트업 중 하나다. 해외 여행 수요가 급증하면서 환전 없이도 해외에서 결제가 가능한 트래블월렛 서비스를 찾는 이들이 많아졌다. 트래블월렛은 기대감 속에 지난 3월 197억원 규모로 시리즈C 라운드 투자를 받았다. SK증권, 골든오크인베스트먼트,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CJ인베스트먼트, BNK투자증권 등이 투자사로 참여했다.

트래블월렛을 이끄는 창업자 김형우 대표(사진)은 시리즈C 라운드 투자를 유치하면서 시장에서 책정된 밸류보다 낮은 수준에서 투자를 받았다는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직전 라운드보다는 밸류를 높이긴 했으나 의도적으로 시장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낮춰 투자 유치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6년차 트래블월렛, 시리즈C 누적투자액은 '500억'

김 대표는 스스로를 '보수적' 성향이라고 말한다. 그는 회사를 차릴 때도 원래 하던 일을 하며 2년 정도를 천천히 사업 모델을 고도화하는 데 집중했다. 소위 말하는 '일단 지르고 보는' 성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런던경영대학원 금융학을 전공한 그는 국제금융센터 외환·파생 애널리스트로 활동한 뒤 삼성자산운용 글로벌운용팀에서 근무했다. 사회 생화을 시작한 초기부터 금융 업종에서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외환, 결제 등 문제에서 사업 기회를 발견할 수 있었다.


트래블월렛 창업은 2017년이다. 2015년부터 사업 모델을 고도화하는 데 시간을 들였다. 퇴근 후 짬짬히 시간을 내 중장기적인 플랜을 구축했다. 자신감이 붙은 뒤에야 법인을 설립하고 회사를 퇴사했다.

올해 6년차인 트래블월렛은 업력에 비해서 외부 투자 유치금액이 많지 않다. 기본적으로 자생적으로 굴러가는 비즈니스 모델을 그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금까지 받은 투자금은 500억원이다. 벤처투자가 활발하던 시기 창업한 기업의 시리즈C 라운드 치곤 누적 투자액이 많지 않은 편이다.

트래블월렛은 의도적으로 외부 투자를 최소 한도로 받았다. 김 대표는 "스타트업 투자 단점이 구주거래가 잘 안된다는 것"이라며 "낮은 밸류로 수월하게 투자 유치를 하고 대신 투자사에겐 구주 거래를 통해 차익을 거둘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게 더 낫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기업가치가 상승하기 위해선 활발한 구주거래로 플레이어들이 보는 '시장가치'가 형성되는 게 중요하다고 봤다. 과거 국제금융센터에서 근무할 당시 기업들이 본래 가치보다 낮게 채권이나 주식을 발행해 중장기적으로 더 이익을 본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투자를 원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있다면 저희가 제한적 규모로 펀드레이징을 했을때 구주 거래가 활발해질 수 있다"며 "우리 기업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많다는 건 그만큼 비즈니스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존 투자사에겐 차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창업자 입장에선 지분 희석을 적게 가져가면서 기업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일석삼조'인 셈이다. 김 대표는 "훗날 공모(IPO)를 할 때도 의도적으로 기업가치를 낮춰서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 가치 '레벨업'은 B2B 사업으로 확장

트래블월렛은 현금 환전 없이 해외에서도 카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이 사업을 메인으로 키우려던 건 아니었다. 김 대표가 초기 생각한 사업 모델은 외환 결제, 승인과 관련된 B2B 영역에서 설루션을 제공하고 매출을 일으키는 구조였다.

김 대표는 본래 하려는 B2B 비즈니스를 완성하기 전까지 매출을 일으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B2C 사업을 전개했다. 그는 "적어도 서비스 개발에 7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했었다"며 "그 사이 돈을 벌기 위해선 다른 비즈니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시작한 게 현재 사업이었다"고 말했다.

트래블월렛이 현재 주력으로 영위하는 사업은 B2C 글로벌 페이먼트 사업이다. 그는 "트래블월렛의 B2C 사업은 해외 가맹점 수수료와 고객 환전 수수료 수취 모델이 기본이다"며 "이용자수가 늘면서 광고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되면서 생각지도 못한 수익 구조가 추가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트래블월렛은 2020년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큰 타격을 받은 것처럼 보였다. 김 대표 생각은 달랐다. 그는 "어떻게 보면 기회라고 생각했다"며 "온전히 B2B 비즈니스 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시기라 보고 빠르게 비즈니스를 고도화하는 데 힘을 쏟았다"고 말했다.

트래블월렛은 코로나19를 겪으며 과감히 B2C 서비스의 홍보 활동을 접었다. B2C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으로선 내리기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대신 창업때부터 공략하려던 B2B 영역에서의 사업 개발에 힘을 실었다. 약 2년간 집중 개발한 B2B 비즈니스는 조만간 윤곽을 드러낼 예정이다.

글로벌 외환 결제 시장은 기본적으로 아날로그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 대부분의 업무를 사람이 수기로 처리하기 때문에 숫자 단위 하나, 외환 지불 수단 표기 하나만 달라져도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김 대표는 이러한 부분을 디지털화 시켜 인공지능(AI) 설루션을 접목해 오류를 탐지해낼 수 있는 B2B 사업을 선보일 계획이다. 또 점진적으로 아날로그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외환 결제 프로세스를 디지털화시키는 것도 목표다.

그는 "하반기부터는 B2B 비즈니스가 회사의 메인 사업이 될 것이다"며 "전통적인 지불 결제 사업을 하는 플레이어들을 클라이언트로 생각하고 서비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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