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회사 스팩상장' 엑셈, 밸류보다 안전 택했다 50억 투자한 신시웨이, 11월 상장 목표…이익률 20% 불구 400억 밸류
조영갑 기자공개 2023-05-26 08:42:19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9일 15: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개인정보보호 솔루션 기업 '신시웨이'가 코스닥 상장을 위한 스팩합병에 나서면서 최대주주 엑셈이 주목 받고 있다. 2015년 스팩합병으로 코스닥 시장에 입성한 엑셈은 신시웨이 투자 8년 만에 3배 이상의 멀티플을 기록할 수 있는 기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다만, 합병과정에서 다소 낮은 밸류가 책정된 것과 관련 당장의 지분 가치보다 '안전'을 택했다는 분석이다.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시웨이는 11월 초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IBKS제17호스팩과 합병을 추진한다. 신시웨이가 IBKS제17호스팩을 흡수합병하는 형태다. 합병가액은 신시웨이 주당 8777원, IBKS제17호스팩 주당 2000원으로 합병비율은 1대 0.2278683 수준이다. 합병이 차질 없이 진행된다면 오는 10월 11일 합병등기를 완료하고, 11월 1일부터 코스닥 시장에 신주가 상장된다.
2005년 정재훈 대표가 설립한 신시웨이는 DB 접근제어 및 DB 암호화 솔루션 개발에 특화된 IT기업이다. DB를 암호화하고, 접근권한을 컨트롤해 불법적인 정보 유출과 변경을 차단하는 솔루션(Petra)으로 유명하다. 보안사고가 발생할 경우 DB의 유출 경로를 파악해 추적하는 트래킹 솔루션 역시 보안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DB 접근제어 분야에서 대법원, 국세청, 관세청, 코레일 등 다수의 공공기관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으며, DB권한결재 부문에서는 카카오, KB증권, 한국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의 금융기관들과 거래하고 있다. 2020년 매출액 73억원, 영업이익 8억원을 시작으로 2021년 매출액 79억원, 영업이익 11억원, 지난해 매출액 97억원, 영업이익 21억원 등을 기록하면서 실적 볼륨을 키우고 있다.
엑셈과 연을 맺은 것은 2015년이다. 조종암 대표는 당시 신시웨이의 접근제어 보안 기술을 높이 평가해 정 대표를 엑셈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인적 교류를 통해 양사 기술력을 제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신시웨이의 DB 암호화, 접근제어 기술을 결합하면 DB관리 시장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으리라는 판단에서다. 엑셈은 국내 데이터베이스 성능관리(DBPM) 시장의 1위 기업이다.
조 대표는 사외이사 선임에서 더 나아가 신시웨이 인수를 단행했다. 2015년 6월 교보위드스팩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엑셈은 확보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7월 신시웨이의 지분 50.2%를 인수했다. 정 대표 및 기존 주주의 보통주 2만241주를 30억원에 매입하고, 신주 1만3387주를 인수해 20억원을 납입했다. 포스트밸류 100억원을 준거로 총 50억원을 투입했다.
엑셈은 신시웨이 투자 8년 만에 차익을 실현할 수 있는 기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이번 스팩합병을 통해 산출된 신시웨이의 기업가치는 약 400억원 가량이다. 신시웨이의 자산가치와 수익가치를 종합해 주당 합병가액을 8777원 수준으로 산정했다. 신주 상장 후 스팩발기인의 기보유 전환사채 등을 모두 보통주 전환한다고 가정하면 엑셈의 최종 지분율은 39% 수준이다. 단순 산술하면 지분가치는 약 160억원이 된다. 3배 가량의 멀티플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신시웨이의 현금창출 능력을 감안하면 밸류가 다소 낮게 책정됐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해 신시웨이는 약 100억원의 매출액과 20억원 가까운 순이익을 냈다. 영업이익 및 순이익률이 20% 수준임에도 합병가액 과정에서 자산가치 대비 수익가치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된 것이 밸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매출처를 단번에 펼치기 어려운 IT 솔루션 업체의 수익구조도 고려됐다는 전언이다.
엑셈의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공모시장이 불황인데다 IT 업종의 PER 배수가 높지 않은 상황에서 직상장 보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스팩합병을 택하면서 저밸류를 감수한 것"이라면서 "일단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후 밸류를 키우자는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장기적으로 엑셈의 지분 매각 가능성이 점쳐지지만, 당장 보유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지난해 마곡 본사 이전으로 400억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투입하고도, 현금성 자산이 243억원에 이를 정도로 유동성 관리가 잘 되고 있는 까닭이다. 지난해 말 엑셈의 당좌비율은 230.62%, 부채비율은 17.34% 수준이다.
엑셈 관계자는 "신시웨이의 합병가액 책정은 지난해 실적을 기반으로 산출됐으며, 적정한 선으로 평가됐다"면서 "목표대로 11월 상장하더라도 지분을 당장 매각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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