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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경영 리뷰]HD현대오일뱅크, 전기차 충전 사업 '축소'...다음 스텝은충전소 설치 목표 200곳→40곳...바이오 디젤 등은 수익성 가시화

이호준 기자공개 2023-06-05 09:57:22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2일 08: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현대오일뱅크가 친환경 트렌드에 맞춰 대대적으로 계획했던 전기차 충전소 사업을 애초 구상보다 대폭 축소시켰다.

올해까지 구축하겠다고 한 전기차 충전소를 200곳에서 40곳으로 하향 조정하겠다는 건데 내부 판단 결과 수익성과 시장성이 미비하다는 평가가 내려졌기 때문이다. 바이오 디젤 및 태양광 패널 소재 등으로의 신사업 로드맵 전환이 불가피한 모습이다.

◇주유소 통한 충전 수요↓...담당 조직은 팀으로 재편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20년 전기차 충전소 사업 계획을 발표했다. 당시 전국 20곳에 운영 중이던 전기차 충전소를 올해까지 200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이었다. 거점주유소와의 시너지를 통해 대표적인 신사업으로 키워나갈 예정이었다.

그러나 사업은 3년 넘게 큰 진전을 보지 못했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당초 예상했던 수요보다 못 미친다고 판단해 충전소 설치 계획을 변경했다"라며 "다만 시장 상황을 계속 지켜보며 목표치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전기차 충전소 설치 계획은 올해까지 40곳에 설치하는 것으로 목표를 하향 조정했다. 실제 HD현대오일뱅크가 200곳까지 전기차 충전소를 늘리게 된다 해도 오늘날 대부분의 충전 수요는 공공시설과 상업시설, 거주지를 중심으로 발생하고 있어 창출해 낼 수 있는 수익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다.


HD현대오일뱅크가 직영주요소에 구비해 놓은 전기차 충전기도 완속 충전기가 대부분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유소에서만큼은 초급속 충전을 원하는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맞추기까지는 준비가 더 필요해 아예 공식적인 전기차 충전 사업 출범일을 올해 11월 이후로 결정하고 200kW급 초급속 충전기를 더 들여오기로 했다.

반면 전기차 충전 사업을 담당하던 팀은 정규 편성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는 태스크포스(TF)로 운영되었다면 올해부터는 EV사업팀으로 전환해 활동한다. 위상이 커졌다기보다 전기차 충전소 사업뿐 아니라 주유소를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으로 발전시키는 다른 일들까지 적극적으로 수행하게 하기 위한 작업으로 보인다.

◇바이오디젤·태양광 패널 소재 등에 건 기대

차세대 신사업으로 주목받았던 전기차 충전소 사업 계획이 축소되면서 신사업 진출 기반이 달라질 가능성이 커졌다. 현재 HD현대오일뱅크는 전기차 충전소뿐 아니라 △바이오 △자원 재활용 △친환경 수소 △윤활유 재활용 △친환경 화학·소재 등을 신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다.

다만 이중에서 아직까지 유의미한 수익을 내고 있는 사업은 아직 없다. 올해 1분기 기준 HD현대오일뱅크의 매출은 7조3986억원으로 나타났는데 휘발유와 경유 등 정유 사업의 매출 비중이 113%(연결 조정 전 기준)에 달하고 있다.

그나마 수익 창출이 가시화되고 있는 사업으로는 바이오 사업이 꼽힌다. 현재 대산공장 1만㎡ 부지에 연산 13만톤(t) 규모 차세대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 중이다. 바이오디젤은 신 돼지·소와 같은 동물성 기름이나 콩(대두유), 유채 등 식물성 기름을 원료로 한 재생에너지다. 공장 가동 시점으로 예상되는 올해 연말에 사업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HD현대케미칼 HPC공장.
자회사인 HD현대케미칼을 통해서는 태양광 패널 소재인 에틸렌초산비닐(EVA)을 생산하고 있다. EVA는 접착력과 빛 투과성이 우수하여 태양광 패널 보호를 위한 핵심 소재로 활용되고 있다. 올해부터 석유화학 설비인 HPC 공장이 상업 가동함에 따라 연간 최대 30만톤의 EVA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점쳐진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이밖에 차량용 고순도 수소를 파는 식의 신사업도 진행 중"이라며 "미래 사업의 대부분은 시장 상황을 살피며 진행할 것"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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