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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인 스토리]엔시스, 2차전지 후공정 '신 연합군' 리딩한다①코윈테크·갑진 등 설비 컨소시엄 구성, 파일럿 제품 8월 '모로우'에 출하

아산(충남)=조영갑 기자공개 2023-06-16 08:3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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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 답이 있다. 기업은 글자와 숫자로 모든 것을 설명하지 못한다. 다양한 사람의 땀과 노력이 한 데 어울려 만드는 이야기를 보고서를 통해 간접적으로 유추해 볼 뿐이다. 더벨은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보고서에 담지 못했던 기업의 목소리와 이야기를 담아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4일 08: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곳에서 코윈테크와 함께 화성공정(포메이션)을 제외한 비전검사, 물류 등의 2차전지 후공정 프로세스 설비를 조립해 포메이션을 담당하는 갑진의 생산라인으로 출고한다. 완성된 최종 설비는 하반기 신규 고객사에 출하될 예정이다."

13일 충남 아산 음봉면 스마트밸리산업단지에 위치한 엔시스 본사를 찾았을 때 1층 조립라인에서는 2차전지 후공정 신규 설비를 두고 엔지니어들이 분주하게 토론을 이어가고 있었다. 이곳은 2021년 4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엔시스가 약 170억원의 공모자금을 투입해 신설한 생산공장이다.

이날 엔시스 생산라인을 안내한 진승언 전무(최고운영책임자)는 "각 컨소시엄사들의 장비들을 도킹(조립)해 8월 말 고객사에 설비 완제품을 출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진 전무의 말대로 엔시스 생산공장에는 엔시스와 코윈테크 엔지니어들이 책임을 맡은 섹터의 설비를 점검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진 전무는 창업주 진기수 대표의 장남으로 진 대표를 도와 엔시스의 경영, 전략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2006년 설립된 엔시스는 2차전지 비전검사 장비 전문 제조사다. 양극과 음극을 만드는 전극공정에서부터 조립공정, 화성공정 등 배터리 제조 전과정에 특화된 검사장비를 제조, 공급한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와 오랫동안 협업하면서 비전검사 장비를 납품했다.

지난해 3월 엔시스는 2차전지 충방전기 전문 제조사 '갑진'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면서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당시 코윈테크와 함께 갑진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14.13%를 100억원에 인수, 갑진의 2대주주로 등극했다. 50억원을 투자한 코윈테크는 4대주주(7.10%)다. 갑진은 삼성SDI의 오랜 협력사로, 삼성SDI 2차전지 사업 초기부터 화성공정(포메이션) 분야를 도맡다시피 한 기업이다. 최근에는 SK온 등과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엔시스가 주축이 된 2차전지 후공정 컨소시엄은 공동 제작을 통해 올 하반기 파일럿 제품을 북유럽 고객사에 출하한다.

당시 엔시스와 코윈테크의 투자가 2차전지 섹터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유는 후공정 단에서 강력한 컨소시엄이 탄생했다는 기대감 때문이었다. 삼성SDI, SK온과 두터운 협력을 쌓아온 갑진과 함께 엔시스(비전검사), 코윈테크(물류), 탑머티리얼(시스템 엔지니어링) 등 2차전지 플레이어들이 연합, 국내 3사를 비롯한 글로벌 판로를 확장할 수 있는 '연합군'을 결성했다는 사실에 시장의 이목이 쏠렸다.

진 전무는 "가령 특정 배터리사가 탑머티리얼에 제반 설비를 위한 엔지니어링 컨설팅을 발주하면, 코윈테크는 물류, 갑진은 충방전기, 엔시스는 비전검사 및 공정설비 공사 등을 나눠 맡는 구조로 발주에 공동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탑머티리얼은 2차전지 시스템 엔지니어링, 전극소재 제조기업으로, 코윈테크의 자회사다.

실제 이날 엔시스가 공개한 현장은 컨소시엄이 2차전지 후공정 턴키설비의 합을 맞추는 최전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갑진의 충방전기는 도킹 전이었지만, 엔시스의 고속 비전검사 장비, 코윈테크의 물류장비 등이 올인원으로 설계되는 현장을 볼 수 있었다. 엔시스가 삼성SDI에 공급하는 각형외관 비전검사 기술이 해당 설비에도 적용된다. 전극공정과 조립공정을 마친 2차전지 반제품이 해당 설비라인에서 충방전, 검사를 거쳐 물류로 출하되는 프로세스다.

해당 설비는 완제품 조립 후 8월 중 노르웨이의 2차전지 메이커인 모로우(Morrow Batteries)로 출고된다. 파일럿(시험) 설비지만, 고객사 퀄(품질인증)을 거쳐 2025년께 양산공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크다. 양산 스테이지에 돌입하면 컨소시엄에 참여한 각 사에 '큰 장'이 서는 셈이다.
▲코윈테크가 제작하는 2차전지 물류 설비.

모로우는 노르웨이의 한전 격인 스태트크래프트(Statkraft) 자회사 아그델에너지벤처(Agdel Energy Venture), 덴마크 연기금 피케이에이(PKA) 등이 투자한 신생 배터리사다. 북유럽 2차전지 생산의 패권을 노리고 있다.

엔시스는 해당 설비의 구체적인 공급가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말 2차전지 화성공정 설비 제작 공급계약 규모(60억원)보다는 적은 수준으로 파악된다. 진 전무는 "고객사가 2025년 양산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 말 혹은 내후년 초에 정식 발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파일럿 설비 관련 매출액은 4분기에 산입될 전망이다.

엔시스는 회사의 주포인 비전검사 관련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화성 동탄 일대에 R&D연구소를 개소하고, 딥러닝 관련 컴퓨터 엔지니어를 대거 채용하고 있다. 기존 룰베이스 알고리즘 검사의 경우 '과검(양품을 불량으로 판별)'이 이슈로 대두되는데, 엔시스는 검사과정에서 취득한 대량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미검은 물론 과검을 걸러 정확도를 99% 수준으로 높였다. 광학과 검사 알고리즘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2차전지를 넘어 소재 영역까지 진출하겠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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