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07시49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5월 1분기 실적이 나오면서 갑자기 보험사 실적이 부풀려졌다는 보도가 쏟아졌다. 올해 보험회계 기준이 IFRS17로 바뀌면서 보험사 이익이 두 세배씩 늘어난 데 따른 얘기였다. 분식이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제도 초기 혼란은 예견됐으나 정도가 예상보다 컸다.보험사들 간 비방은 혼란을 키우는데에 일조했다. 이익 산출의 핵심이 되는 계리적 가정을 놓고 어떤 회사는 너무 자의적으로 잡아 예상이익을 높였다는 식의 뚜렷한 근거가 없는 얘기들이 돌며 업계가 어수선했다. 급기야 IFRS17 적용에 필요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며 비난의 눈초리가 당국을 향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비난의 방향이 어딘가 좀 이상했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몇몇 가정들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시를 준비 중이었는데 이는 기준이 '없어서'가 아니라 보험사들이 자의적으로 기준을 '해석'한 것이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가이드라인의 발단을 놓고 특정 회사가 제보를 한 것이라는 등 말들이 나돌자 금감원은 기자 대상 실적 관련 설명회를 열었다.
하지만 설명회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혼란의 이유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 언제쯤 이런 혼란이 잠잠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궁금증을 채워줄 수 없었다. 전문가들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든 어려운 용어들이 가득했고 현장 분위기는 잠잠했다. 어쨋든 IFRS17 가이드라인이 나오며 실적 관련 혼란이 수그러든듯 보이긴 하나 마무리된 느낌은 없다.
그럼 이걸로 끝일까. 가이드라인의 영향이 아직 뚜렷하지 않다. 결과는 2, 3분기 혹은 연말 실적 공시를 통해 영향을 알 수 있다. 다만 회계 전문가들은 큰 폭의 실적 변화가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몇몇 회사에만 일부 변화가 한정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이번 혼란은 반복될 여지가 있다. 문제는 가이드라인이 아니다. 가이드라인이 없기 때문도 아니다. 체력이 달라지지 않은 보험사들이 제도변경에 따라 갑자기 이익은 커졌고 대체로 자본은 커지고 부채는 줄었다. 이건 몇몇 회사가 뭔가를 부풀려서 될 수 있는 일이 아니란 의미다.
그럼 시간이 지나면 해소되는 일일까. 더 큰 문제는 현재의 이익 잔치가 언젠가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두려움에 있다. 최근 일련의 혼란은 그저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기였을 뿐이다. 진짜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고 시간만 흘러보내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보험 고객들의 수백조원 보험료를 기반으로 한 보험업권의 이번 혼란에 대해 구조적인 허점이 무엇인지 파악해야 하지 않을까. 보험부문을 총괄하는 금감원 부원장보가 최근 직을 걸고서라도 현재의 혼란을 수습하겠다고 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그 수습이 보험사들을 검사하고 감독하는 쪽만 향하기보다는 구조적 문제 파악에 초점을 둔 것이었으면 한다. 벌써부터 외부검증 등으로 보험사에 비용 부담만 키우고 있다는 푸념섞인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익있는 해결안을 강구하길 바라나 쉽진 않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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